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read 2909 vote 0 2016.08.29 (10:25:19)

http://www.usjournal.kr/News/86094


시인의 외침 - ‘위기의 시대’에 생명의 감수성을 찾아 가자






프로필 이미지 [레벨:3]세네갈

2016.08.29 (13:43:02)

어쩌다 한밤중 산길에서
올려다본 밤하늘
만져질 듯한 별들이 패닉처럼
하얗게 쏟아지는 우주

그 풍경이 내게 스며들자
나는 드러난다
내가 폐허라는 사실이

죽음이 갯벌처럼 어둡게 스며들고
사랑이 불같이 스며들고
모든 질서를 뒤엎고 재앙의 붉은 피가 스며들 때
나는 패닉에 열광한다

내게 고귀함이나 아름다움이나
사랑이 충만해서가 아니다
내 안에 그런 따위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그런 따위로 길이 든 적도 없다

다만 가쁜 숨을 쉬기 위해서
갈라터진 목을 축이기 위해서
존재의 소멸이 두려워 손톱에 피가 나도록
매달린 적은 있다
고귀함이나 사랑 따위를 발명한 적은 있다

패닉만이 닿을 수 없는 낙원을 보여준다
나는 그 폐허를 원형대로 건져내야만 한다
                                  

                                   - 「패닉」 전문


       백무산 시집 '폐허를 인양하다(2015)'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5686
755 사이비의 돈벌이 구조 dksnow 2022-10-27 2907
754 NFT는 무엇인가 1 chowchow 2022-01-14 2907
753 생각의 정석 29회 오세 2014-03-13 2907
752 천재 착취 담 |/_ 2014-04-08 2906
751 마음의 하루. 1 아제 2012-11-03 2906
750 구조론의 이해 4 김동렬 2014-03-31 2905
749 구조론의 내부개념 SimplyRed 2023-06-28 2902
748 소집의 종소리. -아제 관리자* 2012-10-21 2902
747 관점의 이동 훈련하기. 4 systema 2018-08-24 2901
746 아인슈타인도 이해 못 한 상대성이론 1 chow 2022-09-17 2899
745 [제민포럼] 부족민에서 시민으로 1 ahmoo 2015-08-27 2895
744 진짜 전쟁 담 |/_ 2014-03-25 2895
743 김황식은 양승태 못지 않은 악질 image 2 수원나그네 2018-07-04 2893
742 능동적으로 가자. 아제 2015-06-30 2893
741 memo 눈내리는 마을 2015-01-15 2891
740 대칭 긴장 영감 눈내리는 마을 2014-06-27 2890
739 장안생활 격주 목요 모임 image 오리 2022-10-06 2889
738 록히드 마틴 사의 할아버지쯤 되네요 눈마 2016-10-01 2886
737 참새도 오리만큼 커질까? 김동렬 2017-09-21 2885
736 둘 과 셋 -지여 관리자* 2012-10-21 28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