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현강
read 1974 vote 0 2020.07.26 (21:06:12)

라인은 관계이다. 그런데 과연 한 번 개설된 라인이 영원불멸할까? 그렇지 않다. 일단 이미 라인이 있어야 외력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때 라인이 보다 긴밀할수록 외력에 대하여 반응성 혹은 효율성을 발휘할 확률이 달라진다.

예컨대 남녀 관계에서 평등한 커플은 불평등한 커플에 비하여 라인이 긴밀하다. 긴밀할수록 하나의 외력에 남녀 둘이 연동되는 확률이 보다 높으니 확률적으로 보면 보다 더 효율적이다. 긴밀함은 곧 질의 결합 확률과 닿는다.

불평등한 관계에선 커플에 외부환경이 가해질 때 이를 발견한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소식을 알리지 않을 수 있다. 이번 경우엔 1에 대한 2의 라인이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계속 이런 식이다 보면 불평등한 커플은 뭐든지 합을 맞출 수 없다.

결국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미 있는 라인을 끊는 즉 결별이라는 의사결정 밖에는 없다. 반대로 평등하므로 긴밀한 커플은 외력에 반응할 때 마다 효율을 얻는다. 그리고 그것을 새로운 라인의 재료로서 사용한다.

외부환경을 잘 극복할 때 마다 얻어진 신뢰라는 잉여분은 썸에서 연인으로, 연인에서 부부로의 라인으로 신규개설된다. 외부환경은 심지어 불평등한 커플과 평등한 커플 서로 간의 2대2 팀 싸움일 수도 있다.

똑같이 팀 먹고 같이 싸웠더라도 평등했기에 보다 멋진 팀플레이를 일으켰던 평등한 커플 사이엔 이후 신뢰가 추가되지만 불평등한 커플 사이엔 불신이 기존의 라인을 갉아먹는다. 이렇듯 우주는 수많은 라인끼리의 경쟁이다.

무수한 비대칭적 관계는 흩어지다보니 서로 겹치기도 한다. 이때 보다 대칭에 가까운 관계일수록 다른 관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효율이 좋다. 전자가 후자와 충돌할 때마다 후자가 손실 본 구조값의 일부를 먹어치워 덩치를 보존하거나 키워나간다.


외부환경이 가해지지 않는면 라인은 점차 흐릿해지며 존재는 소멸한다. 따라서 둘은 핑퐁을 하며 지속적으로 외력을 조달해 라인을 유지해나간다. 조달되어 소모되는 외부환경 역시 라인이며 두 라인 즉, 두 공간의 겹침을 표현하는 말이 시간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116986
2066 4월 2일 태양광 특강 image 수원나그네 2018-03-30 1904
2065 사회주택과 중간권력의 창출[제민] 2 ahmoo 2019-06-10 1905
2064 하나를 바꾸려면 전부 다 바꿔야 한다. 현강 2020-01-09 1905
2063 9월 20일에 뜻있는 행사가~ image 수원나그네 2019-07-29 1906
2062 생명로드 38 - The Second Schedule (2019 July~ 2020 Aug) image 수원나그네 2019-04-12 1908
2061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정책토론회 image 3 수원나그네 2018-11-21 1909
2060 땅값 집값 문제 15 - 특권 없는 세상 image 수원나그네 2018-01-26 1909
2059 완전성은 무엇인가. 2 systema 2017-11-04 1911
2058 밖이 답이지만 그 밖은 우리가 찾아나서야 한다. 현강 2020-08-14 1911
2057 축구하다 다투는 아이들 - 심은 축구하고 싶은 마음 이상우 2018-11-06 1912
2056 6월 21일(목) 오후2시 정동에서 실크로드 이야기가~ image 수원나그네 2018-06-18 1914
2055 생명로드57- 원전위험공익제보센터 고문변호사 초빙 타겟기부 image 4 수원나그네 2020-04-28 1914
2054 주의 시작! 신이 나네! 모두 안전하고 안녕한 주~* 냉무! 강원닮아 2024-07-01 1916
2053 생명탈핵실크로드 14 - 출발전 인터뷰 영상 (11분) 5 수원나그네 2017-12-14 1917
2052 AI 에 정통하거나 관심이 깊은 구조론 동지님께 수원나그네 2018-12-25 1917
2051 공적 절차를 악용한 부모들의 사적 복수 남발과 교육 실종 이상우 2024-07-01 1922
2050 생명탈핵실크로드 17 - 중앙아시아 대안 검토중 image 수원나그네 2018-01-10 1923
2049 땅값 집값 문제 19 - '젊은' 해결사들 수원나그네 2018-01-31 1923
2048 제국주의 -> 1-2차 세계대전 -> 냉전 -> 신자유주의 눈마 2018-04-18 1924
2047 생명탈핵실크로드 19 - 지구촌을 걷는다 (6분 동영상) 수원나그네 2018-02-18 1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