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냥모
read 4801 vote 0 2013.03.11 (02:51:16)

성룡.JPG


영화 <차이니즈 조디악>과 함께 성룡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했다. 여기에서 인상깊은 얘기가 있다. 이소룡이 죽자, 이소룡을 따라하는 배우와 영화가 양산되었지만, 그 중에서 성공한 영화는 단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성룡은 이소룡과 뭐든 반대로 연기했단다. 이소룡이 파워가 넘치는 실전무술이었다면, 성룡을 주변의 사물을 활용하는 코믹액션의 스타일로 성공했던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생각하기엔 말하기는 쉽지만, 이게 어려운 거다. 어째서 배우들은 이소룡은 따라하다가 실패를 했던 것일까? 그편이 투자를 얻기가 쉬웠기 때문이다. 그편이 제작자를 설득하기가 쉬웠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정말 성공하는 사업을 하려면 뭔가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는 쪽이 성공하는데, 벤처업체가 투자를 받으려면 이미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를 언급해야만 한다. "성공사례가 있는데, 우리는 여기에 뭘 더 첨가했고, 뭘 더 잘 할 수 있으니 성공할 것이다." 이런식이다. 물론 이런식으로 성공 할 수도 있지만, 품이 많이 들고 비용도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세 > 법 > 술 이 있다. 술은 기술이나 실용을 뜻하고, 법은 시스템이나 인프라를 뜻하고, 세는 에너지나 스타일을 뜻한다. 스타일에서 세력이 모인다. 세가 상위 포지션이고, 그 다음이 법이고, 그 다음이 술이다. 

"우리는 자체 기술 특허가 있으니까, 성공할 수 있을 거야" 라고 생각하는 순간, 돈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에 모조리 빼앗겨 버린다. 거대한 돈 앞에 당해낼 장사가 없다. 우리는 가난하고, 저쪽은 부자고, 우리는 인력이 없고, 저쪽은 인력이 많고...

그래서 결국 살아남으려면, 그들의 하청이 되거나, 그들에게 회사를 팔아버리거나 둘 중에 하나가 된다. 어떻게 하면 방어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 우리 회사가 이렇게 하면 저쪽을 저렇게 나올 거야... 등...

이게 좀 웃긴거다. 확실히 돈이 많은 쪽이 성공할 확률이 높긴 하지만, 확률이 높다는 것과 성공은 다른것이다.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는 단계라면 이미 하수다. 그런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스타일이 있는가? "있다/없다" 에서 이미 게임은 끝난 것이다. 스타일이 없다면 더이상 볼 것도 없다. 그러나 스타일이 있다면 성공한다. 세력이 모인다. 강남스타일 M/V가 아이돌 가수들의 그것보다 비용을 많이 들였나? 싸이가 아이돌보다 멋지고 잘생겼나? 노래를 영어로 불렀나? 결국 스타일이 승리한 것이다. 

'스타일이 스펙을 이긴다.' 

이기고 싶다면 스타일을 고민해야 한다.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스타일이 있다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된다. 그 다음엔 시간이 지나고, 성공했을 적에 그럴듯한 이유를 갖다 붙여 신화를 만드는 것 뿐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계돌이

2013.03.11 (08:36:34)

온라인쇼핑몰 운영중인데....잘 나가는 곳 따라하기에 급급하고 있는지라...

'스타일'이란 단어가 좀 '애린' 느낌으로 읽히네요...

투박해도 나만의 '스타일'을 늘 고민해야겠네요...어쨌든 방향은 그쪽이니까....

ㅎㅎ..굿데이...


[레벨:6]빛의아들

2013.03.11 (15:29:05)

스타일이 스펙을 이긴다는 말은  결론적으로  스펙은 과거의 것이요.  스타일은 미래를 담보하기 때문이지요.

스펙은 쌓아놓은것이니 드러난것이고 스타일은 이제 드러날것이니 미래가 있다는 것이겠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3.03.11 (15:49:06)

요즘 기업들이 청년들에게 염장.
스펙 열나 키웠더니 스타일로 뽑는데 글쎄.
그런데 글쎄 정말 기업이 스타일로 인재를 등용할까? 기업 홍보차 얼굴마담만 스타일로... 그래도 이런 스타일이 먹고사니즘에도 중요해진다는 그것이 중요한 것이겠지...
스펙열풍으로 상향 평준화...이제 뭐 재고 자시고 할 필요가 없어짐. 여기서 대두되는 문제가 스타일...
그런데 이 스타일 열풍이 불어도 스타일이 거저 나온다는 것도 아니고...
스타일 리스트 손을 거쳐도 뇌 스타일이 바뀌지 않으면 효과 없음.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3.03.11 (16:39:54)

스펙은 쌓기라고 말하고

스타일은? 훔치는거? 줍는거??^^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 |/_담 |/_

2013.03.11 (17:34:22)

"타기"가 가깝지 싶네요^^

 

쌓다가 털리는 것이 스펙.

 

타다가 터뜨리는 것이 스타일~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96138
1622 2021-12-30 목요일 구조론 송년 온라인 모임 2 오리 2021-12-29 2435
1621 한국이 브라질을 작살내는 법 chow 2022-12-04 2442
1620 신과 함께 갈 길이 멀다. 1 김동렬 2017-12-29 2444
1619 조선일보 고발 + '가짜뉴스'상금 60만원 image 수원나그네 2021-03-08 2445
1618 이 분 구조론과 상당히 유사한 주장을 하는 것 같네요 1 다음 2020-11-23 2447
1617 땅값집값 27 - 청와대 김수현 수석의 트라우마 image 수원나그네 2018-10-31 2460
1616 주최자의 관점 image SimplyRed 2023-02-10 2468
1615 강원도 도보여행중 한계령에서~ image 7 수원나그네 2018-07-26 2475
1614 빅쇼트 눈마 2017-03-26 2485
1613 서울에서 로마까지, 흥미진진한 순례일지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2 수원나그네 2017-06-09 2496
1612 말 안 듣는 시바견 길들이기 이금재. 2020-10-14 2496
1611 변이의 그나마 적절한 설명 1 chow 2023-02-01 2497
1610 드론 연구 image ahmoo 2017-10-15 2500
1609 목요모임 image 1 김동렬 2021-11-10 2501
1608 테슬라의 실패 이금재. 2021-11-02 2511
1607 몬티홀 딜레마와 계 그리고 베이즈추론 11 챠우 2019-08-14 2513
1606 구조론 동인 불금 번개 모임 image 4 이상우 2023-02-09 2513
1605 아인슈타인의 시계 이금재. 2021-09-24 2514
1604 전체와 부분. 1 systema 2017-08-04 2515
1603 아우라지 연구 1 김동렬 2018-11-18 2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