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이와 인촌이 그리고 덕화" '얘네들은 그만 도로 20세기로 갖다줘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48525
링크한 오마이뉴스 김흥국 인터뷰 보신 분 많을 거다. 인물 김흥국을 논하려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 별의 별 인간이 다 있는데 김흥국 같은 부류 하나쯤 있대서 그게 주의를 끌 일은 아니고. 필자가 이야기 하려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눈높이 이런 거다.
김성근 이야기 또 하게 되는데, 필자가 SK 김성근 감독에게 유감이 있는 것은 아니고, 다만 나의 세상을 바라보는 지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비교대상으로 그 양반을 끌어댄다는 것이며, 말을 하다보니 그런 이야기도 하게 되는 것일 뿐, 하여간 필자가 바라보는 지점과 김성근 감독이 바라보는 지점은 정확히 반대되는 위치에 있다. 로이스터와 김성근의 야구 스타일이 상반되듯이.
좀 아닌 애도 김성근이 가르치면 쓸만하게 된다. 맞다. 퇴물선수 재활용도 좋은 방법이다. 노장 최동수 데려오는거 나쁘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그걸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그런 사고방식은 제발 20세기에 두고 오라. 우리의 21세기는 좀 멋있게 가자는 거다. 스타일을 바꾸자는 거다.
꼴등하는 노력파를 가르쳐서 2등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김성근 방식이고, 타고난 천재를 발굴하자는 것은 나의 입장이다. 김성근은 김성근대로 일리가 있지만, 나는 1등 하는 류현진, 1등 하는 이대호에게만 관심이 있다.
하여간 MBC 7층 복도를 직장으로 삼고 매일 방송국에 출근하며 남의 구두나 닦아서 출세의 기회를 잡던 그런 시대가 있었던 것이며, 그때 그시절 김흥국이 그렇게 컸던 것이며, 그게 자랑은 아닌 거다. 그거 구질구질한 거다. 난 유쾌 상쾌 통쾌한 분위기를 추구한다. 눈물없이는 들을 수 없는 구구절절 사연 따위는 정말이지 듣고 싶지 않다. 라디오에 그런거 나오면 채널 돌린다.
하여간 저런 인간은 본인이 고생하며 컸기 때문에 남도 고생시키는 경향이 있다. 자기도 온갖 수모 겪으면서 컸는데 니들은 왜 나처럼 밑바닥을 박박 기지 못하냐 그런거 있다. 자기도 PD 구두 닦아서 컸는데 니들도 위에 상납 좀 하고, 비위 좀 맞춰주고 그러면 어떠냐는 식으로 가는 그런거 있다.
인물 김흥국이 그렇다는게 아니고, 보통사람이 마이너근성 못버리면 그렇게 된다는 거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쓰는게 정석이지만, 보통 그렇다. 개처럼 바닥을 박박 기어서 성공한 자는 성공하고 나서도 꼭 개짓을 하더라. 하여간 나는 구두 닦으란다고 닦는 인간과는 대화 안 한다. 인간은 곧 죽어도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품격이 있어야 한다.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당신들의 20세기는 그렇게 했더라도 우리들의 21세기는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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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예전부터 한 이야기에 이런 것이 있다. 한국영화가 성공하려면 조연이 아니라 주인공이 떠야 한다고. 장동건, 원빈, 주진모, 소지섭, 강동원 같은 젊은 미남배우들이 성공해야 한다. 최민식, 송강호, 조재현, 정진영 등 연기력있는 조연들이 주인공을 맡으면 영화시장 전체가 슬슬 망한다. 차승원, 박중훈, 차태현 등 코믹한 배우가 뜨는 것도 그다지 좋지는 않다.
근데 사실 이건 배우의 연기력 문제도 있기 때문에, 필자가 미남배우가 떠야한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만만히 떠주는 것도 아니고, 필자가 주장하는 것은 시대분위기와 관련이 있다는 거다. 70년대 어둠의 자식들, 영자의 전성시대, 고래사냥 뭐 이런 시대의 정서는 암울한 독재와 관련이 있다. 비감어린 정서가 흘렀다.
한국영화에서 미남배우가 뜨지 못하는 이유는 낙관주의 분위기가 없기 때문이다. 최민식, 송강호, 조재현, 정진영들은 정말이지 불굴의 의지를 생각하게 한다. IMF 이후 한국사회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이 난관을 힘을 모아 돌파해보자 해서 돌파력 있는 최민식, 정면돌파의 송강호, 악으로 깡으로 조재현, 죽을때까지 해보자 정진영 등이 그 시대의 분위기와 맞아져서 성공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차승원, 차태현, 박중훈 등 코믹한 배우들이 뜬 이유도 그렇게 악으로 깡으로 덤비다가 겨우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어, IMF 극복하고 좀 웃으며 쉬어가자 하는 시대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90년대 정서, 2천년대 정서는 IMF의 난관을 극복하면서 진보정권 10년간 ‘우리 한번 해보자’ 하는 시대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며, 거기에 걸맞는 영화들이 쏟아져 나온 것이고,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지금 다시 암흑시대로 돌아가서, 대한민국에 낙관주의가 멸종하고 요즘은 잔혹극만 줄줄이 나오게 되었으니 필자도 극장에 발길을 끊게 된 것이다. 낙관주의가 살아나야 한다는 거다.
정치가 개판인데 없는 낙관주의를 만들어 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연이은 죽음으로 전 국민이 우울증에 걸린 판인데 충무로만 헤헤거린다고 되겠나 말이다. 어쨌든 정치가 먼저 길을 열고, 시대분위기가 긍정적인 흐름으로 바뀌고 그 영향으로 우리 영화가 낙관주의로 가야, 한국의 문화 르네상스가 살아나고 한류도 다시 한번 기지개를 켜게 되는 것이다. 요즘 소녀시대가 뜬다는데 이런건 돈벌이는 될지 모르나 이걸로 아시아의 정서, 아시아의 낙관주의를 우리가 주도하지는 못한다. 아시아의 희망이 되지는 못한다.
한류라고 하지만 아시아가 한국에서 배우는 것은 낙관주의다. 아시아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은 이만하면 성공한 것이다. 좋은 성공모델이다. 우리도 한국처럼 될 수 있다는 정서가 동남아에 퍼져 있다. 낙관주의로 가야 한다. 그냥 얼굴이 미남이라든가, 춤을 잘 춘다든가, 노래를 잘 부른다든가 이런건 먹히지 않는다. 가수 비가 아시아에서 좀 팔렸다고 해도 그게 단지 섹스어필 했다든가 그런게 아니다. 그런것도 있지만 본질은 낙관주의다.
남자가 잘 다듬은 복근을 들이민다는 것은 억눌린 아시아 여성들 입장에서 보면 해방인 거다. 아시아는 여전히 여성을 억압하는 봉건정서, 마초사상이 짓누르고 있다. 비의 섹스어필로 해서 작은 해방감을 맛보는 거다. 그 낙관주의 상품을 정지훈의 복근과 편안한 눈빛, 배용준의 넉넉한 미소에 담아서 수출하는 것이다. 그렇다. 배우의 복근이나 미소는 겉보기 포장이고 상품의 본질은 낙관주의다. 배용준은 주식회사 일본의 경제동물 분위기에 억눌린 일본 아줌마들의 작은 해방구였던 것이다.
무엇인가? 청바지와 통기타, 비틀즈의 등장, 68 학생혁명 이후 서구를 휩쓸었던 히피붐, 뉴에이지 붐, 케네디의 등장 등은 굉장한 낙관주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2차대전이 끝나기 무섭게 한국동란으로 3차대전 예고편을 띄웠던 그 질식할 것만 같았던 50년대를 단칼에 끊어낸 것이다. 당시 전 세계를 억압하던 노인 4인방이 있었다. 스탈린 영감, 아이젠하워 노인, 드골 할배, 처칠옹들이 가고 젊은이가 주도하는 새시대가 열렸다는 기분, 굉장한 낙관주의 열풍이 있었던 거다. 체 게바라의 얼굴에 띤 미소가 상징하는 것은 혁명보다 낙관주의다. 혁명의 아이콘이라기 보다 낙관주의 아이콘이다. 기성세대의 억압에 대해 개김성 좋은 장발 젊은이의 상징. 그들은 통기타와 청바지로 무장하고 세상을 바꾸었다.
시간 안 지키는 소방차 잘랐다고 자랑하는 이덕화도 그렇다. 하늘같은 선배님 잘 모시라고? 그게 꼴값 떠는 거다. 이천년대 정서를 끊어내야 한다. 여기서 스톱. 당신네의 역할은 거기까지. 할배들은 그만 빠이빠이. 당신들은 계속 거기서 그러고 살어라. 우리는 다른 길로 간다. 낙관주의로 간다. 미래로 간다. 스티브 잡스 찜쪄먹고 간다. 신대륙으로 간다. 우리가 세상을 주도한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줄빳다 없는 세상, PD 구두 안 닦아도 되는 세상, 선배 눈치 안보고 막 나가는 세상, 유쾌 상쾌 통쾌한 세상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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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련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