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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몇 번에 걸친 진화를 통해 현재의 모습이 되어 전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소. 아마존 원주민 역시 이미 진화가 완료된 상태에서 알래스카와 북아메리카를 거쳐 남미에 까지 정착한 것이 최근 유전자 지도를 통해 확인되고 있소. 인류가 최종적인 진화를 끝낸 것은 수백만년전이고 지구로 퍼저나간 것은 수만년내지 수십만년 전이오.
머리털이나 겨더랑이털, 체모, 수염, 다리털, 가슴털 등은 인간도 원래 온몸이 털로 뒤덮여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소. 호르몬 분비가 왕성하거나 수분이 많거나, 열이 많은 신체부위에 털이 집중되고 있소. 이 부분이 특히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모든 부분털이 의사전달기능만 담당하는것은 아니오.
가령 남자들의 콧수염과 여성들의 긴 머리는 중요한 사회적 신호(성의 차이와 성숙함)를 함의하고 있고, 체모와 다리털, 가슴털 역시 성적으로 성숙하다는 신호전달이 중요하오. 머리털의 경우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인 두뇌의 보호, 수분유지, 열의 흡수와 배출 등 인체조절작용도 무시할 수 없소.
그러나 역시 머리털, 눈썹, 수염과 구렛나루는 실체적인 용도보다는 미학적 식별표시기능이 더 크다고 보오. 개체수가 10마리에서 20마리 정도로 작은 무리를 이루는 유인원들이라면 특별한 식별표시가 필요없소. 사회적 서열구조와 행동신호도 단순하기 때문이오. 머리털이 계속 난다는 말은 그 용도가 단순히 인체조절기능을 넘어서 수시로 변화하는 사회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려는 의도로 해석되오.
원주민들이 장식과 문신 등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것은 옷으로 의사표현하는것과 본질에서 같소. 옷이냐 장신구냐 문신이냐의 차이일 뿐. 복식의 수준은 그 종이 속한 사회의 규모, 복잡성 등과 직접 관계가 있소. 물론 이런 인류학적 해석도 의미는 있지만, 유전자의 발현-억제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오. 구조론적으로 역해석이 가능하오. 인류가 오래전에 털을 벗었다는 뜻은, 인류의 원시 문명이 고고학적 발굴로 밝혀진 것 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존재했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소.
옷보다 모자가 훨씬 늦게 출연했기 때문이오?
아니면 몸의 털보다는 옷이 커뮤니케이션에 유용한 것처럼,
반대로 머리털의 커뮤니케이션(스타일)을 능가할만한 것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게요?
인간이 침팬지나 고릴라에서 진화되었다고 가정하면, 그들처럼 온몸에 헐이 복실복실 나있는 상태에서 지금의 벌거숭이가 되었다는 것인데, 원숭이의 털의 길이는 몸 전체가 비슷비슷 하오. 어느정도 자라지만 또한 그 이상 자라지 않소. 인간의 머리털이 지금처럼 길게길게 자라서 갖가지 스타일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은, 인간의 몸에 털이 사라지는 현상과 인간의 머리털이 길어지는 현상이 동시에 일어났을거라고 보오.
르페님 말대로 옷이 커뮤니테이션에 유용하기 때문에 털이 사라졌다면, 머리털이 길어지는 것이 커뮤니테이션에 유용하기 때문에 인간의 머리털이 길어졌다는 말도 참이 되오. 하지만 MBC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았을 때, 그네들은 다양한 옷을 입지 않고, 몸 자체에 치장을 하는 것으로 소통하는 것을 보면, 그네들은 옷보다는 몸에 치장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유용하다고 판단한 것인가? 그네들만 다시 털복숭이로 돌아가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