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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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수원나그네
read 3074 vote 0 2016.08.29 (10: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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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외침 - ‘위기의 시대’에 생명의 감수성을 찾아 가자






프로필 이미지 [레벨:3]세네갈

2016.08.29 (13:43:02)

어쩌다 한밤중 산길에서
올려다본 밤하늘
만져질 듯한 별들이 패닉처럼
하얗게 쏟아지는 우주

그 풍경이 내게 스며들자
나는 드러난다
내가 폐허라는 사실이

죽음이 갯벌처럼 어둡게 스며들고
사랑이 불같이 스며들고
모든 질서를 뒤엎고 재앙의 붉은 피가 스며들 때
나는 패닉에 열광한다

내게 고귀함이나 아름다움이나
사랑이 충만해서가 아니다
내 안에 그런 따위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그런 따위로 길이 든 적도 없다

다만 가쁜 숨을 쉬기 위해서
갈라터진 목을 축이기 위해서
존재의 소멸이 두려워 손톱에 피가 나도록
매달린 적은 있다
고귀함이나 사랑 따위를 발명한 적은 있다

패닉만이 닿을 수 없는 낙원을 보여준다
나는 그 폐허를 원형대로 건져내야만 한다
                                  

                                   - 「패닉」 전문


       백무산 시집 '폐허를 인양하다(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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