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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664 vote 0 2018.06.12 (1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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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운 문제는 어렵게 풀어야 한다. 브라가 불편하면 안 차면 그만이고, 시선이 불편하면 안 보면 그만이고, 말은 쉽지만 권력이 개입하면 복잡하다. 진실을 말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게 사실은 권력문제라는 점을 용감하게 지적해야 한다. 


 조선왕조 여성들은 가슴을 꽁꽁 싸매고 다녔다. 가슴을 내놓고 흔들어대는 여자는 아들을 낳은 여자다. 아들을 낳았다는 것은 대가족 친족집단 안에서 권력서열이 올라갔다는 의미가 된다. 가슴의 크기는 정확히 권력의 크기에 비례하는 것이다. 


 가슴 과시는 모계사회 권력질서에 대한 도전이다. 부계사회라도 모계사회 시절의 관습은 무의식에 남아있다. 호르몬으로 그 질서는 여전히 작동한다. 더운 여름날 삼베 적삼을 풀어헤쳐 놓고 할머니만이 자유로울 수 있었다. 할머니는 권력자니까.


 부족민 여성들은 대부분 얼굴에 문신을 하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젊은 여성이 미모를 과시하여 부족집단 내의 모계질서를 흔들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으며 여자들이 더 그런 관습적 질서에 민감하다. 남자는 회사핑계를 대면 된다.


 유니폼 입고 넥타이 매면 같아져 버린다. 서열이 없다. 그러므로 평판공격을 당할 일이 없다. 그러나 여자는 유니폼을 입지 않고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그러므로 화장을 진하게 했다거나 하이힐을 안 신었다거나 이런 걸로 트집을 잡히는 것이다.


 가슴을 가리는 이유는 미혼여성이 긴 생머리를 하는 이유와 같다. 결혼하면 머리를 올린다. 신분이 높아지면 박근혜처럼 머리에 탑을 쌓는다. 즉 가슴을 가려서 결혼시기가 아니다는 점을 드러낸다. 모계사회의 족장자리를 탐내지 않는다는 표시다.


 치렁치렁 늘어뜨린 긴 생머리 불편할 텐데 왜 하는가? 아줌마들은 또 왜 생머리를 안 하는가? 왜 보기 흉한 아줌마 파마를 고집하는가? 파마를 하는건 개인의 자유지만 아주 똑같이 하는건 이상하다. 심지어 키와 몸매와 얼굴표정도 같아져버린다.


 비밀코드가 있다. 최근의 흐름은 한국이 이제 봉건 신분제 사회에서 벗어나려고 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여유로 부당한 평판공격을 당할 일이 없어진 환경변화의 반영이다. 불편하니까 안 하는 게 아니라 이 질서에서 다른 질서로 갈아타는 것이다.


 드러나지 않았을 뿐 새로운 질서에는 새로운 불편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또다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은 영원히 반복된다. 또 반복되어야만 한다. 왜? 그것이 사회가 에너지를 통제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동적상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18.06.12 (13:13:21)

한강 작가왈 "나의 가슴은 누군가를 해치지 못한다"고 했던 대목이 기억나는군요.
하지만 '매력'공격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그래서 일종의 '강력한(?)권력'이 아닐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18.06.12 (21:32:01)

ㅎ 강력하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3]달타(ㅡ)

2018.06.14 (07:31:02)

저항하기 힘든 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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