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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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2672 vote 0 2010.05.06 (14:41:57)

유시민의 의미

 

(게시판 리플을 고쳐 써서 어수선 합니다.)

 

어느 택시기사가 하는 말이.. 이명박 문제있는 인물인건 알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 자리에 앉으면 책임감이라는 것이 생길 것인데, 아무리 과거에 노가다판에서 삽질이나 하던 사람이라 해도, 이제 어엿한 대통령이 되었으니 정치를 잘 하고 싶지 않겠느냐고, 이명박도 국가를 위하여 많은 업적을 남긴 대통령이 되고 싶을테니, 비록 과거는 그랬어도 이제부터는 잘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더군요.

 

잘하고 싶다≫잘 한다≫잘 된다.. 너무 쉽죠?

 

그런데 왜 잘 못하지요? 세상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세상 일이 그렇게 쉽다면 우리나라 벌써 국민소득 백만불입니다. 구조적으로 꼬여 있어서, 꼬인 것을 먼저 풀지 않으면 진도가 안 나가도록 세팅되어 있어요.

 

나쁜 짓 하고 싶어서 나쁜 짓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일에는 정한 법칙이 있고, 일을 풀어가는 순서가 있는 법이며, 이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의도가 좋아도 중간에 꼬여서 결과가 나빠져 버립니다.

 

이완용도 제 딴에는 그게 애국인줄 알았답니다. ‘속을 알 수 없는 음흉한 러시아넘, 굼뜨고 미련한 중국넘보다야 약삭빠른 왜넘이 낫지 않겠어?’ 이런 생각하고 나라 팔아먹은 겁니다. 핑계없는 무덤 없다니까요.

 

긴 호흡으로 역사의 본질을 꿰뚫어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완용이 그 후에 일어날 3.1만세,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한국동란을 다 예견할 수야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역사의 큰 흐름은 짚어낼 수 있어야 지도자 자격이 있습니다.

 

김구선생은 그 흐름을 정확히 짚어냈습니다. 평범한 사람의 안목과 비범한 사람의 시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며, 그것이 매국노 이완용과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의 차이인 것이며, 이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이완용은 단지 평범한 사람이었을 뿐입니다. ‘음흉한 러시아넘, 미련한 중국넘보다야 약빠른 왜넘이 낫지.’ 이런 얼빠진 생각 했던 조선사람 이완용 말고도 그 시절에 수 백만명 있었습니다.

 

심지어 지금도 주변에 버글버글 합니다. 조중동이라고 들어보셨겠지만.

 

이완용 한 사람만 탓하고 앉아있을 것이 아니라 그 얼빠진 조선사람 수 백만명이 깨우쳐야 했습니다. 정치가는 평범해서 안 됩니다. 비범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하늘의 뜻을 읽어내는 능력을 타고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유시민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뭐 김진표가 되든 누가 되든 한나라당만 아니면 다 좋은거 아니겠습니까? 개나 소나 닭이나 후보가 되고, 유시민은 전국유세로 두루 지원하고, 잘 하고 잘 되고 얼마나 좋습니까? 정치가 그렇게 초딩스럽게 잘 된다면 벌써 한국이 세계정복 했습니다.

 

어려운 문제는 어렵게 풀어야 합니다. 구조의 문제이며 구조가 원래 어려운 겁니다. 유시민 개인이 문제가 아니라 자유주의 세력의 전면등장을 대한민국의 역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고도의 밸런스 문제입니다.

 

회사를 법인이라고 하는데 법적 인격체입니다. 삼성이나 현대가 하나의 인격체라 말입니다. 세금은 사람이 내는 건데 삼성이나 현대를 사람이라 치고, 삼성에게, 현대에게 세금 받는 것입니다.

 

유시민이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을 보지 말고 세력을 보세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세요. 자유주의세력이 하나의 인격체입니다. 그 애매모호한 추상적 인격체의 인격을 대한민국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이건 기존의 판 구도인 민주세력 대 반민주세력 구도, 통일세력 대 매국세력 구도, 통합세력 대 지역세력 구도에 또 하나의 ‘밸런스의 축’을 추가하는, 고도의 난해한 방정식 문제입니다.

 

자유주의 세력 대 권위주의 세력의 단판구도로 가는 것입니다. 새로운 판짜기입니다. 51에 도달하면 바로 백으로 인정받고, 49로 주저앉으면 0으로 평가되는 그런 세계입니다. 극에서 극으로 갈립니다. 대충 물타기 안 됩니다.

 

과거에는 농민세력도 힘이 있었습니다. 농기계 반값, 농가부채 탕감 이런게 이슈였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전혀 아니지요. 농민 인구가 아주 없어질 판이니. 60세 이상 노령층 빼고 농민이 몇 퍼센트 됩니까?

 

구도는 계속 변하는 것이며, 그 구도의 불씨를 살려가느냐가 본질이지, 인물에 매몰되어 ‘아무나 친노면 된다’는 식이면 그건 아닌 거죠. 친노 할아버지라도 김진표나 안희정은 아닙니다.

 

세력의 구심점이 아니면 안 됩니다. 태풍의 눈을 만들지 못하면 전멸입니다. 노무현이나 유시민 인물이 본질은 아닙니다.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 곁에서 좀 했다 이런거 안 쳐줍니다.

 

빌어쳐먹을 김문수나 이재오도 과거에 좀 했습니다. 심지어 이완용도 한 때는 독도지킴이 했습니다. 독립문 현판 글자도 썼다는 말 있습니다. 본질을 보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21세기가 과연 자유주의 세력의 전면부상을 용인하느냐가 문제이며, 2002년에는 인터넷의 부상으로 그렇게 보였고, 이후 인터넷거품 붕괴로 자유주의 세력이 퇴조한 것이 이 사태의 본질입니다.

 

민주 대 독재≫통일 대 매국≫통합 대 지역으로 나누어진 복잡한 판구도를 일거에 교통정리할 새로운 힘의 구심점으로 자유주의 대 권위주의 구도가 인정되느냐에서, 2002년에는 51로 인정받아 백퍼센트 장악했고, 2007년에는 49로 인정받아 0퍼센트 지분을 얻었지만 실제로 그 차이는 2프로입니다.

 

간발의 차이로 한때 전부를 대표했던 우리 세력이 간발의 차이로 전무의 대접을 받고 있지만 본질은 여전히 살아있는 것입니다. 이길 때 2프로 이겼고 져도 2프로 졌지만 대접은 하늘과 땅입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부각 이후 자유주의 세력이 다시 결집하느냐가 본질입니다. 인터넷이 없었으면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도 없었을 것이며,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유시민의 희망이 되는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삼성이 수십조를 벌어들이고 있고, 몽구가 차를 잘 팔고 있는 현실이 우리에게 치명타가 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건희폰과 몽구차에 있느냐 아니면 인터넷과 함께 떠오르는 신세대의 활약에 있느냐?

 

지금 대한민국은 이것을 판단하는 것이며,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나 유시민 인물 가지고 논할 일이 아닙니다. 차원이 달라요.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도 아마 몽구차와 건희폰만이 한국의 미래라고 믿는 사람 많을 것이며 그분들은 본질에서 한나라당 성향입니다.

 

외부로 눈을 돌려도 미국의 위축과 중국의 부상이 본질입니다. 단순히 중국이냐 미국이냐가 아니고 서구유럽문명이냐 동아시아문명이냐입니다. 문명 대 문명의 바톤터치입니다. 이건 몇 백년에 한번 일어나는 일대사건입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는 북한과 군사적으로 맞서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중국과 맞서 있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원자재가격 폭등에 따라 중국이 북한을 날로 먹으려고 기를 쓰는 상황입니다.

 

무산철광산은 세계 3대 철광산 중의 하나라 하고, 세계 우라늄의 1/3을 북한이 가지고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문제로 앞으로는 핵발전이 에너지 자원의 대세가 되고 있는 판에 말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접수하면 신의주에 미군기지가 들어서서 북경을 바로 때립니다. 김정일은 이거 가지고 중국과 빅딜하려 합니다. 이것이 당면한 사태의 본질이며 노무현, 유시민 개인적인 연고 가지고 친노 반노 하는건 초딩수준입니다.


 


상고심 소식..
'전여옥측의 상고이유서 받고 답변서 준비중'

 

전여옥이 또 던을 달라네요.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재순님과 연락이 쉽지 않아 변호사님이 답변서를 제출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모양입니다. 무려 7년 세월, 이래저래 재판이 길어져서 저강도 고문이 되네요.

 

가라앉았던 식도역류가 재발할 판. 가관인 전여옥의 상고이유서는 다들 읽어보셔야 하는데. 황당하게도 명문입니다. 작가의 자존심을 걸고 한 단어 한 단어를 신중하게 선택하여 얼빠진 문장을 썼네요.

 

이런 천하의 명문은 유재순 정도의 필력으로는 결코 쓸수 없고 오직 전여옥만이 쓸 수 있다고 과시하려는 의도가 빤히 드러나 보이네요. 아주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를 찜쪄먹을 요량으로. ㅎㅎ .. 나중 공개할 기회가 있을 터.

 

전여옥은 표절이라는 표현을 물고 늘어지는데, 실상 법에는 도용도 표절도 없다고 합니다.(도용은 항소심 재판부가 확정한 사실. 도용은 몰라도 표절은 아닌데 표절이라고 썼으니 명예훼손이라는 뉘앙스.)

 

법은 배포, 이용, 복제, 전시 따위의 구체적 저작권 침해 사실을 규정할 뿐 도용이다 표절이다 하는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규정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지요.

 

● 전여옥 입장 : 표절이냐 아니냐가 관건이다.≫표절은 아니다.(항소심 재판부도 도용이라 했을 뿐.)≫그러므로 전여옥은 깨끗하다.

 

이런 논리지요. 초딩생각.

 

어쨌든 남의 것을 해먹은 것이며, 저작권 침해가 분명히 있었으며, 그 부분은 확정된 사실이며, 그것을 두고 도용이라 하든 표절이라 하든 말하는 사람 맘이지요. 실제로 일어난 사실이 중요하지 말로 하는 추상적 표현이 중요한건 아닙니다.

 

본질은 명확히 드러났고, 동경에 머무르는 유재순님과 연락이 불편한 문제로 늦어질 뿐 대법원 판결은 쉽게 날듯. 하여간 전여옥 소식도 전할겸 오랫만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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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유시민과 전여옥.. 하늘과 땅.. 이렇게 딱 비교해서 보여줘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으니 하느님도 답답하겠소.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0.05.06 (20:01:01)

유권자의 선택이 '노무현> 껌(자칭컴퓨타)삽쥐> 유시민'이라면, 한결같은 동력은 속도,
동귀어진의 형국일지라도 속도를 늦추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유권자들,
정동영과 돌아가거나, 김진표와 쉬면서 가는 것이 차마 안 되는 유권자들이 지금 여기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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