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콩쿨대회의 예선 심사장이라면 어떨까?

악기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쟁이 치열한 경우

대략 2~3분 안에 운명이 결정된다.

500명이나 몰린다는 유명대학 인기학과의 수시모집이라면 더할 것이다.

그 주어지는 2~3분도 학부모들의 항의를 잠재우기 위한 면피용이고,

실제로는 5초만에 결정이 나버린다.

시험관은 95프로의 응시생들에서 대략 5초를 듣고 점수를 준다.

그 이후의 2분 55초는 그래도 좀 한다는 5프로를 위한 시간이다.

(결선에서는 10분 가량 준다고 하나.)

화장실에는 연주에 실패하고 우는 아이들의 통곡소리가 넘쳐난다.

왜 그들은 통곡하는 것일까?

“나는 원래 재능이 없는 것일까?

내가 연습을 덜한 걸까?

돈 있는 집 아이들이 빽을 썼기 때문에

원래 안 되는 게임에 도전한 걸까?

내게도 재도전의 기회는 주어질 것인가?”

답이 어느 쪽이든

부분적인 오류시정으로는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그들은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에 부닥쳐 있는 것이다.

연주자는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지극히 짧은 순간에 결집해 보여야 한다.

어쩌면 일생을 걸어야 하는 그들의 운명이

불과 10여초 사이에 결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긴장해야 하지 않을까?

완전의 의미가 그래서 중요하다.

완전의 컨셉은 그러한 결집을 위한 이미지 트레이닝일 수 있다.

그 이미지를 잡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간극은 클 수 밖에 없다.

이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인생은 늘 그 10초 안에 결정되곤 했다는 사실을 여즉 모르는가?

부분이 전체와 통하는 지점이 있다.

당신이 운명의 그를 만났을 때

그 순간 당신의 운명이 결정되었던 것이다.

늘 그런 식이다.

눈 뜨고 똑바로 바라볼 용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지금 이 순간도 역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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