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리, 7번방의 선물, 광해, 변호사, 괴물 등 천만관객 영화의 공통점은
영화상영 내내 지루함이 없다는 점이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회상장면이나
주인공의 고뇌를 설명하기 위해 대사가 없는 긴장면을 가져가거나,
어려운 상황을 등장인물이 어떻게 느끼는지 설명하기 위해
일일이 등장인물을 화면에 잡는 장면을 가져가지 않는 것이다.
그러한 장면들은 지루할 뿐이다.
관객에게 일일 설명하기 위해 너무 친절하게 카메라로 상황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독립영화가 아닌 메이저극장에 걸 상업영화라면 흥행의 공식에 맞춰주어야
영화도 순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고, 관객도 시간 아깝지 않게 영화를 볼 수 있다.
이천년대 초반에 알렉산더라는 영화가 미국에서 박스오피스 몇 주간 1위를 했으나
한국에서 흥행에 실패한 적 있었다.
그 당시 섹시아이콘 안젤리나 졸리가 알렉산더의 어머니로 나왔지만
영화에서는 제3의 화자가 영화의 배경을 설명하여 이야기의 전개가 지루했고,
간혹 터지는 전투장면도 흥미를 끌지 못했다.
그 때 나는 관객은 200만 정도 볼거라고 예상했는데,
한국에서는 흥행에 실패했고 정확한 관객수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때 내가 나름대로 분석한 것은
한국에서는 기승전결이 없는 서사적인 지루한 이야기 전개는 통하지 않는다.
그럼 주인공의 비주얼로 얼마나 관객을 동원할 수 있나?
많아야 200만이고 생각했다.
대본이 그저그래도 공유, 강동원, 원빈이 주인공을 하면 관객수가 올라갈까?
한계가 있다고 본다.
공유의 용의자, 현빈의 역린, 강동원의 군도(난 손익분기점을 못 넘는다고 본다.) 흥행에 실패했다.
대본이 탄탄하고 2류주인공이더라도 연기력이 받쳐주면 입소문으로 관객수가 올라간다.
역린
군도: 민란의 시대
명랑
김문수
공통점은 시인이 되지 못한 이무기가 이 시나리오 작가와 김문수에게 빙의된 것이다.
요새는 시 한수라도 읊어주어야 대접받는 세상인지
영화속에서도 대사가 죄다 ‘시어’로 변하고 있다.
특히 올 여름에 두드러지는 현상인데,
시나리오작가들이 조만간 신춘문예로 등단하는 일이 발생할 것 같다.
(처음 구조론에서 시를 쓰고 싶다는 말을 했던 적이 있는데 이제는 그 말을 취소하고 싶은 심정이다.)
특히 군도의 작가는 그냥 시인으로 데뷔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덩치는 산만한 배우들을 데려다 놓고 대사는 다 시구를 주었다.
세상에 참여하지 않고 관찰하는 듯한 대사들을 민란을 일으키는 반란군의 대사로 어울리는가?
명량이라고 다를 바 아니다.
명량의 작가도 은근슬쩍 관객을 계몽의 대상으로 본다.
성웅이라고 하지만 상업영화를 표방했을 때에는 그에 걸맞는 작품을 내놔야 하지 않을까?
영화제용 영화가 아니라면 말이다.
우리 영화나 TV드라마의 공식 중 하나가 주인공의 인간적인 고뇌를 설명하기 위해
주인공을 홀로 두고 카메라 길게 주인공을 잡는 것이다.
또 주인공의 캐릭터를 약하게 잡는 것이다.
캐릭터가 약해지는 것이 인간직인 고뇌인가?
이 두가지는 극 전개를 지루하게 하고, 재미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작가들은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지" 다시 정의를 내려야 한다.
처음에는 명량, 군도의 감독들이 2년차 징크스인가 했는데, 2년차들도 아니다.
이 감독들이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 몇편만 보면,
아니 본인들의 전작작품만 봐도 흥행의 조건을 알 수 있을텐데……
내가 예측한 관객수
용의자: 500만
주인공의 과거 발언이 문제(????)
역린: 400만
기승전결 없는 평면적인 이야기, 흔한 정조의 이야기,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이 아닌 선한 얼굴의 악역은 어울리지 않음.
평면적인 이야기, 평면적인 비주얼
군도: 400만
강동원 때문에 관객이 400만이 넘었나?
B급 표방, 형식은 장고, 배경은 반지의 제왕을 떠올리나,
대사가 시적으로 늘어지는 이야기 전개,
관객수준을 처음 글 배우는 초등학교 수준에 맞춰놓고 이야기 전개,
제3화자의 존재,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명량: 600만 (애국마케팅 포함),
역시나 시적인 대화, 기승전결이 없음.
왜 고뇌를 표현할 때는 주인공을 롱샷으로 가져가야 하지???
다른 방법 없을까? 이야기 전개를 지루하게 만듦.
그런데 인간적인 것은 무엇일까?
감독들과 배우들의 인터뷰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대답은 그 주인공을 "인간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이다.
그럼 인간적이 것이, 깨지고, 울고, 술에 쩔은 모습 보여주는 것이 인간적인 것 일까?
감독들과 시나나리오 작가들의 대답은 "yes"인 것 같은데 말이다.
도대체 인간적인 것은 뭘까?
차라리 훈민정음의 세종, 하얀거탑의 장준혁처럼 전문성을 인간적이라고 하면 안되나?
영화가 초딩수준인건 문제가 안 됩니다.
어차피 관객은 초딩수준이니까. 어설프게 중딩흉내내는게 문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