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22076 vote 0 2008.01.20 (17:29:35)

유시민의 존재이유
끝없는 대결만이 유시민의 존재이유다

이승만 이후 지난 40년은 김대중과 박정희 두 인물간의 대결의 역사다. 그 두 사람의 부단한 대결 때문에, 유권자 개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경상도는 상대적으로 보수화 되었고 호남은 상대적인 진보가 되었다.

이는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므로 복원력을 가진다. 김대중 박정희가 퇴장했으니 본래대로 돌아가야 한다. 경상도에서도 일정부분 진보가 나와야 하고 호남에서도 액면 정도의 보수가 나와야 한다. 그렇게 정상화 되기를 기대한다.

진보가 아니면서 누구 때문에 진보인척 하고, 보수가 아니면서 누구 때문에 보수인척 해서 안 된다. 그것은 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상을 왜곡시키고 허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바로잡아야 한다. 진실이 생명이다.

제대로 된 승부는 4년 후다. 이번 총선은 이쪽저쪽의 잠재한 힘을 테스트 하는 용도일 뿐이다. 4년 후의 큰 승부를 대비하여 노무현은 부산에서 언론운동을 해야하고 유시민은 대구바닥을 흔들어놓아야 한다. 안 되면 될때까지.

총선에 지면 보선에 또 나오고 될 때까지 해야한다. 경상도를 둘로 쪼개는 것, 그 외에는 길이 없기 때문이다. 4년후 경상도 중심으로 최소 30석을 얻어서 캐스팅 보터가 되어야 합종연횡이든 제휴든 연합이든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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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를 인용하자. 냉정하게 평가하면 유비그룹은 떠돌이에 불과했다. 조조가 유비를 영웅이라 치켜세웠으나 단지 조조가 홀로 그렇게 말했을 뿐이다. 세력도 없고 밑천도 없는 난세의 떠돌이.

오늘은 여포밑에 붙어 서주를 먹고, 내일은 조조밑에 붙어 어줍잖은 벼슬을 하고, 그 다음은 원소 밑에 붙어 첩자질 하고.. 끝없는 배신의 정치. 그게 유비였다. 그런데 왜 아무도 유비를 배신자라고 말하지 않는 것일까?

손권은 안전한 변방에 붙어서 제 집만 지키면 되었다. 유비 역시 안전한 변방으로 물러나 지역의 토호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유비는 끝까지 중앙을 고집했다. 조조의 뒷통수를 노리고 힘도 없으면서 끝없이 대결한 것이다.

조조와의 끝없는 대결을 통해 유비가 진정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무수한 배신에도 불구하고 ‘배신의 대가 유비’를 배신자라 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결해야 한다. 적의 심장부를 노려야 한다. 곧 죽어도 중앙을 노려야 한다.

지금 적의 심장이 어디인가? 적의 약점이 어디에 있는가? 조조가 원소의 보급로인 오소를 불태워서 관도에서 이겼다면 지금 이명박의 보급로가 어디인가? 한나라당의 오소가 어디인가? 바로 그곳을 찌르고 들어가야 한다.

만약 유시민이 ‘아름다운 진보정당’ 건설하여 광내기에 치중한다면 대결을 회피하는 것이다. 꼬리 감추고 도망가는 것이다. 비전없는 민노당 짓이다. 아름다운 진보정당은 민노당이다. 잔말 말고 그냥 민노당 입당하면 된다.

대결해야 한다. 안전한 급진주의 구석에 숨지말고 중원으로 나와야 한다. 가장 많은 유권자층이 밀집하여 몰려있는 중원은 어디인가? 바로 거기서 승부를 내야 한다. 그곳이 바로 유시민이 말하는 ‘유연한 진보’다.

지금 유시민 신세는 원술 해치우고, 여포 속이고, 조조에 빌붙다가 도망쳐서 다시 원소에 붙었다가 원소가 망해서 거덜난 유비신세다. 정치낭인에 떠돌이다. 갈곳없는 상갓집 개다.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절절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더 나아가 즐기지 않으면 안 된다. 까놓고 이야기하자. 지금 상황 오히려 멋진 반전의 기회가 아닌가. 즐길만한 상황이 아닌가? 오히려 잘된거 아닌가?

김대중 박정희의 보이지 않는 대결에 치여 이리저리 떠밀리다가 비로소 자유롭게 된 것 아닌가. 이제는 정말 누구 눈치보지 않고 자기 하고싶은 말 다해도 되는 좋은 시절이 온 것 아닌가?

김대중과 박정희의 40년 대결이 끝났다면 경상도가 변해야 한다. 아직 대결이 끝나지 않았다면 끝날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서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 두드려봐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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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좋은정당 건설도 취미생활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좋은 정당이 없어서 정치가 잘 안된 것은 아니다. 좋은 정당이 선거마다 져서 망해버렸기 때문에 정치가 이모양 이꼴이 된 것이다.

유비는 끊임없이 대결했다. 여포에 붙었다가 조조에 붙었다가 원소에 붙은 것이 명분있는 짓 아니다. 중요한 것은 부단한 대결을 통하여 진정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진정성은 김대중 박정희의 40년 대결이 끝나야 인정된다.

유권자의 마음 속에 여전히 김대중과 박정희의 대결의식이 남아있다면 유시민이나 노무현이나 중간에서 양다리 걸치고 왔다갔다한 박쥐신세일 뿐이다. 양다리 걸쳐볼라고 영삼시계 자랑하다가 거덜난 노무현 신세다. 아름답지 않다.

그러나 세월은 흐른다. 세상은 변한다. 밑바닥에서 지형이 변한다. 유비가 마침내 기회를 잡은 것은 역설적으로 조조가 천하의 영웅들을 모조리 소탕해 버렸기 때문이다. 조조 덕분에 유비는 천하의 1/3만큼 정치지분을 먹은 것이다.

결국 유시민 외에 다 없어진다. 유시민은 부단한 대결을 통해 자신의 존재의미를 살려나갈 것이지만, 안전한 통합당 간판 뒤에 숨은 통합당 중진들은 대결을 회피했기 때문에 전부 저격된다. 다 죽고 다 없어지고 황폐해진다.

4년후에 보라. 정면으로 싸우지 않은 비겁자들 중에 누가 남아있겠는가?

유비 외에 조조와 대결할 사람이 다 죽어서 없어졌기 때문에, 손학새 손권이 방어에 치중하고 대결을 회피했기 때문에 제갈량 등이 유비를 따른 것이다. 적의 심장부로 곧장 쳐들어가야 대표성을 획득한다. 그렇게 존재이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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