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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인이 소실점을 발견한 이유

원문기사 URL : https://namu.wiki/w/%EC%9B%90%EA%B7%BC%EB%B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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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w  2025.01.14

인간이 소실점을 발견하는데 애를 먹은 가장 큰 이유는 

입체를 평면에 표현하는 걸 생각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의 그림들을 보면 원근은 있는데 입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평면을 여러 장 배치하는 방법으로 원근을 표현한 풍경화를 그린 것.

이집트의 조각을 보면 그림과 조각이 크게 차이납니다.

조각은 현대의 방법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그림은 이상하게 그린 것.


조각은 입체를 입체로 투영하는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

그림은 입체를 평면으로 투영하는 거라 한번더 생각해야 합니다.

초딩한테 그림을 그리라고 해보면 입체를 그리기를 주저합니다.

웬지 모를 심리적 저항선이 있는데, 

생각을 입체적으로 한번도 안 해봤기 때문. "이래도 되나?"

그래서 대개 이집트 벽화처럼 그립니다.


근데 르네상스시대에 투시원근법(소실점)이 급속도로 발전한 이유는 뭘까?

결론적으로 인간의 두뇌에 여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탈리아에서 고품질의 종이(파브리아노)가 생산되었는데(워터마크의 기원),

여기에 세필이 가능한 은펜(Silverpoint, 잉크 아님, 금속이 갈리면서 칠하는 방법)까지 더해지면 

인간이 생각을 쉽게 확장하여 입체적 생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컴퓨터가 생각의 과정을 보여줘서 성공했듯이

인간이 그림을 좀더 쉽게 그릴 수 있었기 때문에 소실점을 발견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나오게 된 것.


건축가가 그림을 그려야 소실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도구의 발전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도구가 좋으면 설계도 하고 시공도 하고 딴짓도 할 수 있으니

더 높은 수준의 사고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여러 대상을 한번에 조망할 수 있을 때, 인간은 자연스럽게 통합적 사고를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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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포 브루넬레스키의 최초 투시원근법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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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의 세필화

가장 중요한 건 기하학의 발견입니다.

수학과 예술이 기하학으로 통합된 겁니다.

그게 르네상스의 핵심인 거.

(잊혀졌던) 그리스와 아랍의 수학이 중세유럽의 이탈리아에 전파되자 폭발적 발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