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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46 vote 0 2024.03.25 (13:55:29)

    인간은 직관에 의지하는 동물이다. 문제는 자신의 직관을 믿지 않는 것이다. 사소한 일은 직관으로 잘 판단하면서 중요한 일은 불안해하며 직관을 무시한다. 도박꾼이 엉터리 논리를 만들어 직관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직관을 뒷받침하는 논리가 필요하다.


    직관력은 균형감각이다. 밸런스에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 안에서는 짝수로 나가고 바깥에는 홀수로 맞선다. 안이 하나면 힘을 쓰지 못하고 밖이 둘이면 흔들린다. 공격은 밖의 둘로 하고 방어는 안의 하나로 한다. 공격이냐 수비냐에 따라 달라지는게 있다.


    우리는 수평대칭을 알지만 수직대칭을 모른다. 수평이 기울면 역설이고 수직이 기울면 이중의 역설이다. 수직은 한 차원 위에서 개입한다. 수평이 움직이지 않으면 수직과 균형을 맞출 수 없다. 수직 1이 수평 2를 움직이는 것이 동력이고 권력이며 에너지다.


    권력은 위를 고정하고 아래를 움직인다. 그것이 동적 균형이다. 내가 수직을 차지하고 상대를 수평에 두면 이긴다. 이것이 세상의 비밀이다. 직관적으로 아는 것에 논리를 뒷받침하면 막강해진다. 감각적으로 판단해도 맞는다. 이론적 확신의 힘을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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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인만은 인류의 가장 중요한 지식이 원자론이라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틀렸다. 세상은 원자가 아니라 의사결정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파인만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다. 그것은 어느 면에서 원자와 유사하다. 그러나 본질에서는 완전히 상반된다.


    '친절한 자연 이론'을 생각할 수 있다. 원자는 자연수로 존재한다. 원자를 하나씩 분리하여 헤아릴 수 있다. 세상은 인간을 위하여 헤아리기 좋은 자연수로 되어 있을까? 세상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면 자연은 인간에게 친절하다. 그럴 리가 없잖아.


    원자론은 천동설과 같은 인간 중심적 사고의 오류를 저지른다. 세상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존재하기 좋은 자연 이론'을 생각할 수 있다. 자연이 존재하는 것은 존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연은 존재하기 좋은 방식으로 존재한다.


    하늘이 도는 것이 아니고 땅이 도는 것도 아니다. 돈다는 발상 자체가 틀렸다. 지구는 태양 주변의 타원궤도에 붙잡혀 있다. 천동설이든 지동설이든 수동설이다. 능동설이 정답이다. 도는 것은 결과 측의 모습이고 돌리는 것이 원인 측의 진실이다.


    자연은 인간이 아니라 자연 자신에게 친절하다. 자연은 의사결정하기 좋은 형태로 존재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존재하기에 실패한다. 존재하기 좋은 형태는 밸런스다. 밸런스는 붙잡기도 좋고 붙잡히기도 좋다. 능동과 수동을 둘 다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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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동은 짝수다. 짝수는 붙잡는다. 수동은 홀수다. 홀수는 붙잡힌다. 짝수는 나눗셈이 잘 되므로 능동적인 의사결정에 성공한다. 홀수는 나눗셈이 안 되므로 독립적인 의사결정에 실패한다. 짝수와 홀수, 능동과 수동을 겸하는 것은 밸런스다. 세상은 밸런스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은 변화가 반복되면 의사결정에 실패한 홀수만 남는 법칙이다. 홀아비와 과부만 남는다. 질량보존의 법칙은 짝수의 법칙이다. 짝수는 붙잡혀 있으므로 서로 자리를 바꿀 수 있을 뿐 없는 것이 생겨나지 않고 있는 것이 사라지지 않는다.


    원자론은 존재가 외부와 홀수로 연결하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존재 내부는 짝수다. 의사결정은 짝수를 홀수로 바꾼다. 안으로는 짝수인데 밖으로는 홀수가 밸런스다. 밸런스가 존재의 기본단위다. 밸런스는 원자와 상반되지만 존재의 단위가 되는 점은 같다.


    밸런스의 성질은 몰아주기다. 저울의 축이 움직여서 51 대 49를 100 대 0으로 만든다. 애매한 것을 지워버리고 세상을 단순화 시킨다. 밸런스는 한 번 의사결정할 때 두 번 방향을 바꾼다. 양팔저울의 팔도 움직이고 축도 움직이는게 모든 헷갈림의 원인이다.


    밸런스는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유권자가 전문지식이 없이 균형감각만으로 판단하면 오히려 높은 성공률을 보이는 것과 같다. 두 사람 중에 누가 범인인지 모를 때는 거짓말 하는 사람이 범인이다. 거짓말이 균형을 깨기 때문이다. 균형만 잘 지켜도 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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