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read 6296 vote 0 2006.02.27 (20:31:05)

안녕하십니까,

두세번 동렬님이 쓰신 전체글을 정독한적이 있습니다.
정독하다보니 일관되게 주장하시는것들이 있더군요.

대략 '앞으로는 많은 수의 (인터넷으로 연결된) 대중이 참여하는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이 옳은것이고
그방향으로 점차 이동할것이다.' 하셨는데, 저는 이부분에 몇가지 궁금한것들이 있습니다.

먼저 대중에 대한 신뢰문제인데요.

사실 "문명"이 인간을 교육시켜왔다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인류문명이 근대에 들어와 간접민주주의를 채택하고서 "개인" 의 의미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한 개인, 개인의 선택이 이제는 전체 인류의 운명까지도 좌우할수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몇몇 학자들은 "무지함은 죄이다." 라며 개인의 각성과 능력에
대해 강조했는데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가진 교육시스템은 지적으로 육체적으로 온전한 '개인'들을 만들어내는
현 문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요. 사실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고대에서 부터 목적으로 하던, 엘리트
교육 (지적, 도덕적 그리고 육체적으로 완전함을 추구하려는 노력이자, 그 바탕에서 안정된 사회
혹은 국가를 이끄려는 어떤 수단) 의 보편화된, 혹은 확장된 것이기도 합니다.

사실 비약적인 문명의 발달로 교육시스템 또한 진화, 발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볼때
현문명에서 그런 '온전한' 인간들만을 길러내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문제는 인간이 가진 불완전성들, 특히 육체적,정신적으로 나약한 본성의 한계와, 그
비도덕적(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큰) 인 성품이 높은 수준의 지적훈련으로 보완되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우리가 현재 일컫는 "대중"은 그 단점이 보완되어있지 않는 그런 존재라고 봅니다.

제가 이야기하는것은 대중에 대한 폄하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본래의 한계를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특히 요즈음 뉴라이트나 서프라이즈의 등장은 이러한 것들을 잘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서프가 노무현대통령 당선에 큰 역할을 했으며, 그것이 역사적으로 거대한 이정표를 세운것은
아무도 부정할수 없는것입니다만, 그 커다란 길잡이를 소수의 지적으로 훈련된 몇몇사람들의 "힘"
(논리)에 따라 바탕이 되었으며, 단지 대중의 역할은 그 논리를 통해 설득당하고 후에 "펌"하는
단순한 '노동자'의 위치에 있었다는것이라고 보고있습니다. (저 또한 동렬님을 통해 매우 많이 깨닫고
배워나간 인간중 하나입니다만)  

노대통령의 당선은,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선점하고 이용한 진보진영의 정치적 승리일뿐 현재에서 보면 뉴라이트, 박사모의 인터넷으로의 진출과 성장이 결국 온,오프에 상관없이 (그저 도구만 바뀌었을뿐) 보수와 진보의 치열한 대립과 반목을 그대로 이어갈것입니다.

또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단순히 어떤 사실이나 사건을 보고 옳고 그름을, 어떤 의미인지를 정확히
판단하지 못합니다. 예를들면, 한국에서 미국에서 대중은 언제나 "매스미디어"의 영향에 자유롭지
못합니다. 조선일보,FOX TV 혹은 한겨레, NYT.의 영향은 소수의 지적으로 훈련된 이들을 제외하고 대중을
언제나 "뇌세척" 해왔으며 또 할것입니다.

그런 뇌세척을 통해 대중은 한 사건을 바라보는 입장을 매우 불분명한 감정이나 이성에서 표현해왔으며
(우리가 말하는 여론) 그것은 언제나 변덕스러우며 때로는 굉장히 야만적입니다.

사실 대중의 한계는 앞서 언급한 지적결핍에서만 나오는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인간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 존재입니다. 어떤 사람이 대한민국 경상도, 혹은 어디 미국 남부에서 태어났다고 한다면
그는 매우 보수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성인은 오랫동안 형성해온 가치관을 쉽게 버리지 않습니다. 인간은 대부분 인생에서 스스로 보고싶은것만 보고 듣고싶은것만 듣습니다. 인간이 자신의 가치관이 틀렸다는것을 인정하기보다 아마 어떠한 논리를 차용해서라도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더 공고하게 만드려 할것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한계는 비록 인터넷의 등장으로 대중이 아무리 다양한 논리를 쉽고 빠르게 생산하고 받아드릴수있다고 해도, 그것이 동렬님 말대로 어떤 올바른 결과만을 이끈다고 하기엔 인간의 본래의 한계가 그것의 가능성을 매우 낮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제가 동렬님께 궁금한것은 과연 이러한 인간이 가진 한계속에서 어떻게 대중에 의한 새로운 문명패러다임을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안녕히.

김동렬

2006.02.27 (21:34:33)

관점의 차이가 있는데 왜 그 문제를 대중의 문제로 보시는지, 당연히 지식의 문제지요. 인문학이란 것은 예전에 종교가 했던 일을 대신하는 건데 '종교는 아편이다'하고 탓할 일이 아니라 그때 그시절에는 종교가 대중을 장악할 수 있었는데, 오늘날 종교를 대체하겠다는 인문학이 그때의 종교가 해냈던 일을 못한다는 것은 명백히 지식의 문제이지 대중의 문제가 아닙니다. 답은 지식에서 찾는 것이 맞지 대중을 가지고 탓을 한다는 그 자체로 자세가 틀려먹은 거에요.

왜 지식은 대중에게 과거의 종교만큼도 역할하지 못하는가? 왜 대중에게 동기를 제공하지 못하는가? 왜 대중들을 향해 호소력을 가지지 못하는가? 이건 분명 지식의 문제입니다. 제가 답을 찾으려는 것도 물론 지식에서입니다. 인문학을 업그레이드 하는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제 기준으로 볼때 지금 인문학은 조선시대 유교주의가 했던 만큼도 대중에 대한 통제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인문학의 실패이지 대중의 잘못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조선시대의 지식인 집단이라 할 선비들은 일정부분 성공했거든요. 300년 전에 성공했던 것을 지금 못한다는 건 말이 안되지요.

김동렬

2006.02.27 (21:41:32)

산업경쟁력과 지식경쟁력의 대결구도에서 산업경쟁력이 앞서던 시대에는 인문정신이 죽었고 지식경쟁력이 앞서던 시대에는 인문정신이 살아있었죠. 그런 때 지식이 대중을 통제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는 바뀌어 지금은 다시 산업경쟁력이 지식경쟁력을 앞서가는 시대가 된 것이죠. 그 때마다 전쟁이 일어나곤 했습니다.

그러나 조만간 다시 지식경쟁력이 산업경쟁력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고 그때 가서 지식과 대중이 유리된 지금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지식경쟁력의 업그레이드에 의해서만 가능할 것입니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이 혁명이 일어난 나라들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지식경쟁력이 산업경쟁력을 앞선 덕분에 대중이 지식의 통제를 수용한 거죠.

그러나 산업화라는 문명의 본질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중국이든 러시아든 개화기의 일본이든 결국 산업이 지식을 추월하게 되며 그 결과는 구소련의 몰락, 중국의 민주화, 구 독일과 구 일본의 전쟁도발로 나타나는 거죠. 지식경쟁력의 일시적 우위는 주로 문자의 보급, 교육의 보급에 의존한 결과입니다.

새로운 지식경쟁력의 우위를 위해서는 인문학의 일대 진전이 있어야 합니다. 모든 문제는 지식의 문제에 불과합니다. 대중이 문제있다는 발상은 아주 비뚤어진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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