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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66 vote 0 2021.09.13 (12:09:19)

    과학자와 종교인은 대화하지 않는다. 서식지가 다르다. 아무리 진실을 말해줘도 '그건 내가 원하는 답이 아니야' 하고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과 대화할 이유는 없다.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받아들이는 훈련부터 해야 한다. 동물의 무의식과 본능을 무기로 꺼내 들면 안 된다.


    '죽음의 공포가 사라지도록 나를 납득시켜봐라.' 이런 말은 성욕을 없애달라는 말과 같다. '큰스님의 법문을 들었더니 저는 일체의 성욕이 사라졌습니다.' 누가 이런 말을 한다면 그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말을 들어도 성욕은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진리를 깨달아도 죽음의 공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깨달아서 부처가 되어도 동물적 본능은 그대로 남아있다. 죽음 공포가 사라지는게 아니고 삶의 기쁨으로 주의를 돌리는 것이며, 성욕이 사라지는게 아니고 진리의 기쁨으로 잠시 성욕을 덮어놓는 것에 불과하다. 


    성철스님도 몰카로 염탐하면 밤에 딸치다가 걸리고 마는 것이며, 석가모니가 성욕을 넘었다면 게이였다는 사실이 커밍아웃 되는 것이며, 과학의 기쁨과 진리의 즐거움에 중독되지 않으면 절대 해결되지 않는다. 당신은 이미 중독되었는가? 아직 중독되지 못하였는가? 


    진리의 기쁨에 중독되지 않은 사람은 세상을 사건으로 바라보는 눈이 없기 때문에 동물적 본능을 덮을 수 없다. 우주가 하나의 커다란 사건이며 역동적인 사건 속을 내가 항해하고 있다는 진리를 알면 인간이 느끼는 동물적 본능은 창밖을 스쳐 가는 풍경에 불과하다. 


    죽음도 섹스도 사랑도 행복도 성공도 그 무엇도 그냥 풍경에 불과하다. 유일한 진짜는 오직 하나 의미뿐이며 의미는 사건의 연결이다. 사건은 이미 일어났고 그 사건은 급행열차이며 내가 얼떨결에 핸들을 잡아버렸다면 한눈팔고 섹스니 성공이니 사랑이니 개소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동물의 본능에 휘둘리는 사람은 핸들을 놓친 사람이다. 핸들을 잡지 않고 허공에 붕 떠 있는 사람이다. 뭐해? 핸들을 잡지 않고. 부단한 상호작용의 핸들을 잡고 랠리를 계속 이어가는 사람의 입에서는 나올 수 없는 단어들이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은 일방작용이 아닌 것이며 죽음, 사랑, 섹스 따위 동물의 언어를 내뱉는 등신들은 일방작용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증거다. 허공에 붕 떠 있다. 발이 땅에 닿았다는 느낌, 똥꼬에서부터 올라오는 뻑적지근한 충일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핸들을 잡았는가다. 핸들을 잡으면 신호가 오고 신호가 오면 반응을 한다. 인생의 의미는 의미 바로 그곳에 있다. 의미에서 의미를 찾지 않고 사랑이니, 행복이니, 성공이니, 죽음이니 남과 비교하여 열등감을 보상받으려는 어린이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의미는 환경과의 상호작용 핸들을 잡는 것이다. 핸들을 잡으면 반응이 오고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해진다. 랠리를 이어가는 수밖에. 내가 존재하여 있고 그다음에 어떻게 하는게 아니라 부단한 상호작용의 랠리에 성공한 그것이 바로 나라는 존재임을 깨달을 일이다.


    상호작용은 톱니가 맞물려 돌아가므로 해야 할 다음 단계는 스스로 분명하다. 허다한 개소리들은 전부 일방작용이며 그들은 진리 근처에 가 보지도 못한 것이다. 일방작용은 언제나 구조모순에 치이게 되며 상호작용은 모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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