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954 vote 0 2010.07.12 (00:06:45)

za.JPG

zb.JPG

 zc.JPG


  수학은 관계다. 관계는 만남이다. 어떻게 만나는가이다. 대수는 자연과 인간의 1 대 1 만남이다. 기하는 1 대 모듈화된 다(多)의 만남이고, 구조는 여기에 시간개념을 더하여 사건이 진행되는 전체과정과의 만남이다.

 

  대수의 1 대 1 만남은 혹은 2 대 2의 만남이 될 수도 있고, 3 대 3의 만남이 될 수도 있다. 각각 자연수 1, 2, 3이 된다. 1이든 2든 3이든 그것은 비례이며, 비례의 기본은 1 대 1이다. 반면 기하는 1 대 다(多)의 만남이다. 다(多)는 그냥 여럿이 아니라 모듈화 된 여럿이라는 점이 각별하다.

 

  큰 산 앞에는 항상 큰 강이 있다. 인간은 산과 강을 동시에 만나야 한다. 산만 별도로 만나거나 혹은 강만 따로 만날 수 없다. 산이 있는 곳에는 항상 강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 중에서 아침만 만나거나 혹은 저녁만 만날 수 없다. 하루 안에 둘 다 동시에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앞과 뒤가 그러하고, 시작과 끝이 그러하다. 앞을 만나면 결국 뒤도 만나게 되고, 시작을 만나면 동시에 끝을 만나야 한다. 빛과 그림자처럼 뗄레야 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기하다.

 

  대수에서도 1이 2를 만날 수 있지만 모듈화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만나 삼각관계를 이루는 것이 대수라면, 한 여자가 두 남자를 만나되 각각 부부지간이 되고 모자지간이 되는 가족관계가 기하다. 대수에서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만난다 해도 아침과 저녁에 별도로 만나 각각 따로 데이트를 해야 하지만, 기하에서 한 여자가 두 남자를 만난다면 남편과 아들 포함 셋이 같은 식탁에서 같은 시간대를 동시에 공유하는 것이다.

 

  구조는 시간적인 만남이다. 대수의 1 대 1 만남과 다르고, 기하의 1 대 다 만남과도 다른 또다른 차원의 만남이다. 농부가 씨앗을 만난다면 그 씨앗이 자라서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 1 사이클 전체과정을 만나는 것이다. 농부는 그 씨앗의 삶 전체와 만난다.


zd.JPG   

  대수는 흩어져 있는 각각을 다른 시간대에 별도로 만나고, 기하는 공간적으로 모듈화 된 전체를 동시에 만나며, 구조는 거기에 시간개념을 더하여 일의 전체과정을 모두 만난다. 구조가 가장 모듈화 된 정도가 높다. 가장 높은 레벨에서의 근원적인 만남이 구조의 세계다.

 

 

 

http://gujoron.com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627 그림설명 image 김동렬 2011-07-13 18287
6626 바퀴벌레의 아이큐 1 김동렬 2011-06-21 18284
6625 이회창진영이 구사하는 최악의 전술 김동렬 2002-12-05 18256
6624 18 금 유감 2005-08-04 18229
6623 사랑수님의 시 김동렬 2004-11-24 18229
6622 홍규옹은 하늘로 YS는 창에게로 image 김동렬 2002-11-21 18223
6621 반갑습니다. 손님이 많아졌네요-.-;;(ㅁㅜ) 김동렬 2002-09-16 18220
6620 양들의 모래시계 image 2 김동렬 2010-10-03 18209
6619 신경계정치와 호르몬정치 김동렬 2003-07-07 18198
6618 곤충채집 겨울방학 숙제 유비송신 2002-12-04 18174
6617 김민새의 공작이라는 증거 김동렬 2002-12-19 18172
6616 추가할 내용 image 김동렬 2010-07-18 18165
6615 완전성의 과학 구조론 김동렬 2008-12-31 18156
6614 슬픈 진중권들과 카우치들 김동렬 2005-10-24 18127
6613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사람들 김동렬 2002-09-10 18126
6612 누가 그이들을 울게 하는가? image 김동렬 2003-08-28 18124
6611 편집용 image 김동렬 2011-01-23 18116
6610 누가 김운용에게 짱돌을 던지랴! image 김동렬 2003-07-08 18111
6609 군포 개혁당에 부쳐 image 김동렬 2003-04-29 18101
6608 노무현은 무서운 사람이다 image 김동렬 2004-02-18 18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