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노무현이 국민 100프로의 지지를 받는다면 이는 국민 100프로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다양한 이익집단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리고 있는 상황에서, 100프로의 국민의 욕망을 충족시킨다는 것이 가능한가?

일본이 돌연 한국을 침략하여 노무현이 일본의 침략을 물리친다면 몰라도, 2003년 대한민국에서 그런 일은 가능하지 않다.

노무현이 50프로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그 50프로의 지점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음을 의미한다. 전장은 어디인가?

전선은 두곳이다. 하나는 권위주의이고 하나는 지역주의이다. 노무현이 예의 둘 중 하나의 전선만을 선택한다면 잘해서 70퍼센트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두 전선에서 동시에 전투가 벌어진다면 노무현은 잘해도 50퍼센트 대를 넘지 못할 것이다.

[부시의 미국 말아먹기]
부시는 개인의 지지율을 올리는 대신 잠재적인 공화당의 지지율을 까먹고 있다. 전쟁이야말로 최고의 인기정책이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힘을 이용한 것이지 공화당의 가치를 이용한 것이 아니다.

전체 미국의 자산을 공화당이 사용한 것이다. 미국인은 어떤 형태로든 공화당의 이러한 권한남용에 대해 보복할 것이다.

반미주의는 노무현 개인의 자산이 아니라 한국의 자산이다. 한국은 반미주의라는 자산을 이용해서 부시로부터 약간의 반대급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경제적인 가치일 수도 있고 정치적인 가치일 수도 있다.

만약 노무현이 미국을 방문한 현장에서 반미를 외쳐서 일부 한국인들에게 약간의 자부심을 주어 정치적 인기를 얻되 부시로부터 상당한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이는 한국의 자산을 갑싸게 팔아먹은 셈이 된다.

우리는 반미한다. 그것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 미국으로부터 상당한 반대급부를 얻어낼 수 있는 정치적 무기가 될 수 있다.

예컨대 만약 EU가 미국과 대립하여 새로운 전선이 만들어진다면 반미의 자산가치는 두배로 커질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반미는 정당하다.

문제는 지는 게임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노무현은 무리하게 레이스를 해서 지는 게임을 하느니 차라리 카드를 던져버린 것이다. 대신 경제적 측면에서 약간의 개평을 뜯었다.

노무현은 한국의 대표선수로 승부에 나서서 카드를 던져버리고 사실상 게임을 포기했다. 당연히 욕먹을 일이다. 그러나 무리한 배팅을 해서 국익을 훼손시키는 최악의 결정보다는 그래도 낫다.

노무현이 부시와의 정면승부를 포기했다 해서 우리가 반미를 멈출 이유는 없다. 한국의 국익이 거기에 있고 게임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에 공화당정권이 들어서는한, 또 한국의 경제가 미국에 의존하는 한, 또 한반도가 통일되지 않는한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이기는 게임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당장 이기는 게임이 어렵다 해서 반미를 포기할 이유가 없음은 물론이다. 우리는 또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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