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517 vote 0 2019.07.22 (11:17:43)

    사건이 일어나는 이유


    우리는 가만히 정지해 있던 것이 어떤 이유로 변화가 일어나서 운동하게 된다고 믿는다. 사실은 그 반대다. 변화하는 것이 어떤 이유로 정지하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정지한 것처럼 보인다. 우주의 근본은 변화다. 원래 우주는 운동으로 가득 차 있고 지금도 운동하고 있다. 


    정지한 것은 없다. 그렇게 보일 뿐이다. 초끈이론은 그것을 초끈의 진동으로 표현한다. 우주는 원래 동動이다. 두 개의 운동이 충돌하여 교착되면 멈춘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멈춘 것은 아니다. 거리를 잃고 대신 속도를 얻었을 뿐이다. 멈춘 게 아니라 제자리걸음이다.


    두 별이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공전하면 거리에 따라 하나의 별로 보일 수 있다. 상대적인 정지로 보일 뿐 가만히 멈추어 선 것은 우주 안에 없다. 구조론으로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있다. 사실은 모두 운동이다. 감추어진 운동과 드러난 운동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질과 입자와 힘은 운동이 꼬여서 감추어진 것이며 량은 외부의 대상에 침투한 것이다. 우주에는 드러난 운동과 감추어진 운동뿐이다. 운동한다는 것은 어떤 하나가 두 자리의 공간을 차지한다는 말이다. 두 칸을 오가며 점유하고 있다. 방이 둘인데 이 방과 저 방을 오간다.


    이 방을 비우고 저 방으로 옮겨갔을 때 남는 방을 빌려줄 수 없을까? 대개 불가능하지만 사이클이 맞으면 가능할 수도 있다. 동가식 서가숙하는 사람이 동가식 할 동안 서가숙을 게스트하우스로 내놓는다. 더 적은 공간을 차지하므로 더 효율적으로 되어 주변부를 이긴다.


    주변에 대해 상대적인 에너지의 우위를 이르므로 충돌하면 자신을 보존하고 상대를 파괴한다. 우주는 그렇게 이긴 것만 남았다. 엮여서 공간을 공유하는 쪽이 승리하므로 외견상 우주는 멈춘 것처럼 보인다. 충돌하여 상대를 흡수한 것만 남은 것이 우주를 채우는 별이다.


    생물이 몸집을 키우는 이유도 같다. 진화는 일단 몸집을 키운다. 몸집이 클수록 주변과 충돌확률이 높아 불리하다. 집중공격인 타겟이 된다. 보다 효율적인 배치를 통해 몸집을 키우면서도 외력의 작용을 이겨내고 살아남는 것이 진화다. 국가와 조직의 발달도 이와 같다.


    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수록 리스크가 증대하므로 재벌은 몰락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일부 살아남은 기업은 강력해진다. 물질은 뭉칠수록 불리해지며 그 약점을 극복하면 강력해진다.  


     우주는 원래 동이다. 이 그림을 머리에 그려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7.23 (03:51:28)

"보다 효율적인 배치를 통해 몸집을 키우면서도 외력의 작용을 이겨내고 살아남는 것이 진화다."

http://gujoron.com/xe/1108072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586 이것과 저것 1 김동렬 2024-01-26 1713
6585 딜레마 1 김동렬 2023-01-20 1714
6584 과학의 시련 김동렬 2023-01-29 1718
6583 차별과 증오의 야만인 정치 김동렬 2023-07-23 1719
6582 나폴레옹은 누구인가? 김동렬 2023-12-17 1719
6581 자발적 변화 김동렬 2023-01-25 1723
6580 힘과 짐 김동렬 2023-08-16 1724
6579 진리의 기쁨 김동렬 2022-05-02 1731
6578 국힘의 참패 이유 3 김동렬 2024-04-08 1733
6577 질서 김동렬 2023-03-01 1734
6576 생각을 하자 image 1 김동렬 2022-11-26 1738
6575 구조론의 균형감각 김동렬 2022-05-25 1740
6574 진리 김동렬 2022-07-02 1743
6573 진리의 문 김동렬 2023-03-04 1743
6572 앎과 믿음 김동렬 2023-10-28 1744
6571 진리충격 김동렬 2023-01-18 1745
6570 기본단위 김동렬 2023-08-29 1746
6569 국힘의 컨닝실패 2 김동렬 2023-11-05 1746
6568 전두환 11월에 죽다 1 김동렬 2023-11-23 1746
6567 엔트로피 2 김동렬 2023-02-20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