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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052 vote 0 2017.03.21 (19:18:20)

     

    질의 방법으로 가자.


    이 판국에 박근혜에게 가장 끔찍한 것은 누드 정도령이나 삿갓도사들의 삼성동 골목 출현이다. 서석구, 김평우의 헌재 뻘짓도 악몽이다. 돕는 척하는 김진태, 홍준표의 행패도 짜증난다. 박근혜가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본인이 나서서 이런 양아치들의 행패를 막아야 한다.


    그러나 검찰에 출두하는 날에도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짓는 박근혜 정신상태로는 기대할 것이 없다. 되레 지금 상황을 즐기는 듯하다. 유승민의 지지율이 갈수록 바닥을 기는 이유가 있다. 박근혜가 정상이면 과거 유승민의 조언을 듣지 않은 사실을 공개반성해야 한다.


    문제는 박근혜가 그렇게 할 리가 없다는 거. 그러나 혹시 모르니 그런 멋진 그림(?)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다. 박근혜가 유승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유승민도 같이 얼싸안고 통곡하는 그런 웃긴 그림 말이다. 박빠들이 유승민의 존재를 지워버리고 싶은게 그 때문이다.


    당연히 박근혜는 그렇게 해야 하는데 박근혜가 그렇게 하지 않으니 더 어색한 것이다. 유승민의 존재가 자꾸 그런 멋진 그림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래서 더 화가 나는 것이다. 유승민이 없어져버려야 그런 기대조차 하지 않게 될 것이 아닌가? 그래서 유승민은 망가지는 거.


    구조론도 마찬가지다. 이상한 아저씨의 방문은 사절이다. 구조론은 곧 죽어도 지극한 정상의 경지를 추구한다. 되는대로 적당히 어울려 놀자는 식은 곤란하다. 이곳은 놀이터가 아니다. 긴장 타야 한다. 원래 구조론은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니다. 정치적으로 중립이다.


    그런데 놔두니까 보수화되더라. 질도 중요하고 입자도 중요하다. 가만 놔두면 질을 거부하고 입자로 달려간다. 세력전략도 필요하고 생존전략도 필요하다. 오자병법도 필요하고 손자병법도 필요하다. 주코프도 필요하고 로멜도 필요하다. 소련군과 독일군의 장단점 있다.


    그런데 둘 다 강조하면 독자들은 생존전략, 손자병법, 로멜빠, 독일빠가 된다. 왜 그럴까? 그것은 이곳을 방문하는 독자들이 엘리트의 자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을 리더로 생각하고 있지 않더라. 호연지기가 없더라. 프로의 자부심이라고는 없더라는 말이다.


    나는 70억 인류의 방향을 제시할 지도자를 양성하겠다는건데, 자기 개인의 심리문제, 고민상담 이런걸 들고나와서 자기소개 계속 하면 피곤하다. 수준 좀 높이자는 말이다. 뭐 하여간 혜민이나 법정 부류의 찌질한 이야기가 잘 팔린다. 독자들은 고작 그 정도를 원하는 거다.


    영화든 만화든 주인공의 포지션은 질이 아닌 입자다. 7인의 사무라이에서 배워야 한다. 입자가 아닌 질을 앞세워 영화를 히트시킨 예가 거의 없다. 주인공 혼자 활약해야 먹힌다. 7인의 사무라이는 리더와 장교단과 민중이 함께 전쟁한다. 보통 이렇게 하면 흥행이 망한다.


    리오 브라보와 하이눈을 비교할 수 있다. 하이눈의 게리 쿠퍼는 마을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배신당한다. 리오 브라보의 존 웨인은 마을사람을 믿지 않는다. 혼자 뚝딱 해결한다. 어느 쪽이 진실인가? 관객들은 리오 브라보를 원한다. 하이눈 도덕교과서 짜증이 난다.


    주인공은 입자인 경우가 많다. 왜? 관객인 자신을 투사한 것이다. 자신이 민중을 믿지 않으니까. 일베충이 일베충을 믿겠냐고. 절대 안 믿는다. 민중은 민중을 경멸한다. 지식인은 민중을 찬양하지만 하이눈의 게리 쿠퍼처럼 외면당한다. 노무현이 혼자 해결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진실을 말하자. 노무현 혼자 원맨쇼 하기를 바라면 안 된다. 문재인 혼자 활약하기를 바라면 안 된다. 그렇다고 민중을 무시하고 엘리트주의를 앞세우는 리오 브라보도 곤란하다. 영화로는 재미가 있는데 현실에서 그렇게 하다가는 악당들에게 100대 빵으로 털린다.


    우리는 삼국지의 도원결의를 배워야 한다. 독고다이 박찬종 좋아하지 마라. 패권세력이 정답이다. 질이 정답이다. 시스템이 정답이다. 도원결의 하듯이 질의 결합을 이루어야 한다. 주코프의 방법이 정답이다. 소련은 민중의 힘을 사용했고 독일은 엘리트의 힘을 사용했다. 


    처음에는 독일이 이기지만 끝까지 가면? 민중의 힘을 사용하는 쪽이 이기게 되어 있다. 하이눈에서 민중은 게리 쿠퍼를 외면했지만 같은 일이 두 번 반복되면 민중도 태도를 바꾼다. 노무현이 혼자 죽어가도록 방치한 민중이 또다시 문재인을 방치하지는 않는다. 


    리더와 민중 사이에 신뢰를 쌓는 절차가 그러한 것이다. 이 사이트의 방문자들은 리더의 포지션에 서야 한다. 노무현의 원맨쇼를 팔짱끼고 구경하겠다는 관객포지션이라면 곤란하다. 여러분은 만화책 독자가 아니다. 리오 브라보에서 민중에 대한 경멸심을 발견해야 한다. 


    영화는 재미있지만 전쟁은 그렇게 하는게 아니다. 다수의 적을 소수 특공대가 이긴다는건 소수파 정의당의 망상이다. 다수로 이겨야 진짜 이기는 것이다. 노무현 원맨쇼로 이기지 말고 패권세력 팀플레이로 이겨야 진짜 이기는 것이다. 쫄지마라. 이번에는 우리가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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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으로는 민중을 찬양하지만 실제로는 민중과 손발을 하나도 못 맞추는게 지식인의 고질병이죠. 영화 하이눈의 설정이 그러하듯이. 보수꼴통들은 현명하게도 리오 브라보의 방법을 씁니다. 그들은 민중이 형편없다는 사실을 아는 거지요. 일베충이 더 일베충을 미워하고, 민중이 더 민중을 불신한다는 사실을 아는 거지요. 민중과 함께 하면 자기편끼리 내분이 일어나 반드시 패배한다는 사실을. 김한길 새정연처럼 의사결정 못해서 자멸하고 만다는 사실을. 결국 민중은 1회용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러나 그게 얼핏 맞는듯 하지만 잠시 이기고 길게 지는 길입니다. 그 민중도 뛰어난 지도자를 만나면 바뀝니다. 민중의 저급한 속성을 탓하지 말고 민중의 마음을 바꿔가야 합니다. 


    민중은 위대하다고 찬양하며 민중의 태도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는 정의당은 망합니다. 진보가 민중에게 아부하면 망합니다. 민중을 계몽하며 인위적으로 끌고가려고 해도 안 됩니다. 민중을 바꾸는 데는 고급기술이 사용되어야 합니다. 외부에서 배후지를 개척하고 에너지를 끌어올 때 민중은 순식간에 태도를 바꿉니다. 그게 지도자의 방향제시라는 거죠. 답은 언제라도 외부에 있습니다. 민중 내부로 들어가는 계몽주의 방법으로는 민중을 바꿀 수 없습니다. 농활 백날하고 위장취업 백날해도 민중은 전혀 바뀌지 않습니다. 모세가 민중을 가나안으로 이끌듯 밖으로 나아가야 민중은 바뀝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이 인터넷이라는 신천지로 이끌었듯이 SNS라는 신대륙으로 이끌어 민중 내부에 민중이 스스로 신질서를 만들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지식인이 민중 속으로 침투하려고 하면 당연히 반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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