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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18]챠우
read 7476 vote 0 2015.03.15 (21:37:14)



movie_imagev.jpg 


아수라 (2012) アシュラ Asura (하드고어 액션 애니메이션)

일본 성인만화가 원작을 애니화 한 것.


한마디로 말하면, 인간이 겪는 성장통의 과정을 다룬 애니다내용 자체가 워낙에 짧고 뻔하다보니 조금만 써도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설명은 자제.

 

감독은 극한 상황에 인간을 몰아넣고 관객에게 묻는다. 짐승인가, 인간인가?”

 

단순한 구성에 뻔한 스토리, 진부한 내용인 듯하지만, 어딘가 김기덕 냄새가 난다. 실사로 만들어 보려고 했으나 하드고어물이라 애니로 만들었다는 후문. 그래도 김기덕보다는 가벼운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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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고기 아니다, 말이다.

 

CG나 이팩트, 음향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궁지에 몰린 인간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감독이 적정선을 찾기 위해(돈을 맞추기 위해..) 고민 많이 한 게 느껴진다. 실사로 만들었다면 이런 감각은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을 것. BGM이 촌빨 날릴 때도 있고, 그림도 정교하다기 보다는 애프터 이팩트를 잘 살렸다. 대충 했다기 보다는 장르가 독특한 만큼 저예산 제작일 것으로 예상. 덧붙이면 하루키처럼 사건 전개 변속을 잘하는것도 특징이다.

 

참고로 아수라(阿修羅)‘라는 말은 애니를 보고 나서 찾아보시면 제목이 이해가 되실 듯. 여기서 뜻을 적으면 스포일러가 된다.(너무 단순해.. 아수라장 할 때 그 아수라?) 그리고 일본 애니답지 않게 결판을 낸다.(김기덕 영화를봤나?

 

하드고어물인데다가 철학적 내용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보이는 일반 관객의 반응도 꽤(?) 좋은 편인 게 신기할 따름.

 

포맷변환_스크린샷(12).jpg

어린아이(노틀담의 꼽추 아니다!)가 이빨 빠진도끼를 들고 있다. 실사화 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한시간이 조금 넘는 이 애니의 내용을 적는건 별 의미가 없고, 보시면 다 이해되실듯. 



[레벨:5]vandil

2015.03.16 (12:35:45)

인간인가 짐승인가에 대한 선택을 강요하는 내용입니다.


감독은 결말로 우리가 모두 좋아할 수 있는 결론을 내었지만


과연 그렇게 쉽게 결론지을 수 있을지는 좀더 고민해야 겠습니다.

(감독에게 낚였다는 생각이 들지만...)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5.03.16 (14:01:58)

이 영화를 보기 직전에 '구조론게시판'의 김동렬님 최근 글 중 '피해자가 없을까'를 읽었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여자 아이의 극단적인 선택이 인류가 합의하는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단이 최대한 합의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공유할 수 있는 방향이 필요하고, 그것을 여자 아이가 선택한 걸로 본거죠.


사람으로 시작했지만 먼 미래에는 개를 출발해 여러 동물에게도 적용될 수 있겠죠. 동물마저 집단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날이 올테니깐요.


인류는 생산력을 발달 시킴으로써 공존할 수 있는 개체수를 비약적으로 늘리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묘사되는 1400년 경만 해도 홍수 한방에 사람들이 서로를 잡아먹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치와 기술은 함께 뒤뚱거리며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물론 가치가 먼저이지만. 가을을 생각하고 봄에 씨를 뿌리듯이.


여자아이가 목숨걸고 지키고자 했던 인류의 방향은 주인공에게로 이어지고 그렇게 인간은 이어지며 존재합니다. 과거에 목숨걸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수많은 분들이 그러했듯이. 그렇게 그 분들은 여전히 살아있는거죠.


배고프면 서로 먹는 짐승이 될텐가, 미래를 보는 인간이 될텐가? 꼴리면 강간할텐가, 그래도 참을텐가? 무인도에서 상대방을 잡아먹을텐가, 끝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텐가? 이런식.


참고로 작가는 '마음'이라는 말로 표현을 했는데 언어가 없어서 그런거 같고, 다만 마지막에 '이런게 아름다운 것이다.'라고 한 부분은 적절하다고 보이네요.



[레벨:5]vandil

2015.03.16 (14:55:57)

방향성을 보라는 말씀~
동의 합니다. 

우선 그 꼬마와 관계를 맺은 사람은 해치지 않습니다. 
여자아이를 많이 따랐고 그 여자아이 남자친구를 해치는 것도 주저함이 보였으니까요.

그러나 영주를 죽이는건 주저하지 않습니다. 

즉, 그 아이의 세상에는 영주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세상과 자기와의 관계설정에 관한 질문이 아닐까요? 

스스로에게 너는 세상에서 어떤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느냐?
관계의 밀도를 높이고 있는가?

이러한걸 묻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5.03.16 (15:29:36)

그러므로 이 애니메이션은 성장통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니깐요.

[레벨:5]vandil

2015.03.16 (15:49:11)

성장통과는 다르지 않을까요?


아이, 어른을 나누기 이전

관계에 관한 질문이니까...


즉,  세상과의 관계를 설정하는것이

성장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5.03.16 (16:49:09)

엄마 품에 있던 아이는 엄마가 세상의 전부입니다. 

그러다 중딩이 되면 엄마를 벗어나 새로운 세상의 폭력에 맡서야 하죠. 

엄마는 자식이라 봐주지만, 세상은 그런거 없잖아요.


애니에서 주인공은 어릴 적에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다가, 엄마를 다시 만났다가(여자아이), 자기의 방식이 상대에게 상처를 줌에 좌절하고, 헛된 것임을 깨닫고 땡중이 되어 어른이 됩니다.


어쨌건, 엄마 품에서 벗어난 아이가 세상의 어떤 지점에 대응하느냐에 따라 이후 인생이 정해집니다. 그래서 사춘기 혹은 중2병에 걸린 애들이 속된 말로 지랄발광을 하죠. 자기 맘대로 안되니깐요. 


엄마에게 키워지던 새끼 사자가 성장하여 독립하고, 정글에 나가면 믿을 건 자기 이빨과 발톱 뿐입니다. 그냥 뛰어들면 먹히죠. 가끔 애교로 승부보려다가 망하는 인간들 많죠. 아무튼 무기가 필요합니다.


인간의 경우 사춘기에 세상에 어떤 무기로 맞설 건가를 테스트 하려고 별 지랄을 다하죠.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기 무기로 자기 세상을 만드는 겁니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몸부림 치는 걸 성장통이라고 (쓰고 지랄발광이라 읽는다) 합니다. 이런 거 몇 번씩 겪어봤잖아요. 


그래서 어른이 돼서도 남에게 빌붙어 사는 사람들을 보고 머리통은 애라고 하는 겁니다. 결혼을 해야 어른으로 인정해준다고 하는데, 이 경우도 스스로 가족을 책임지는 존재로 탈바꿈 하기 때문에 그런거고요. (주위에 보면 여친한테 엄마 코스프레를 바라는 남자들도 있던데..)


아이가 어른이 되는 것 = 세상의 어떤 지점에 대응하느냐 = 세상과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 = 어떤 무기를 드느냐 입니다.


여기서 '어른'이라는 말이 저만의 용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레벨:5]vandil

2015.03.16 (17:34:26)

제가 차우님의 글에 댓글을 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구조론 사이트 니까 구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차우님과의 관계의 밀도를 
높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계의 밀도를 높이는 이유는 팀플레이를 하기 위해서고요.

팀플레이라는 점에서 차우님을 보면,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서 무기를 들었을
때 비로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즉, 세상을 상대할 자신만의 무기가 있을때 세상과의 관계가 설정된다고 믿는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관계는 세상과 같은 방향을 보는게 아닌 마주보는 관점인데...

영화를 다른식으로 해석하면, 주인공 아이가 관계의 밀도를 높이다가 세상을
마주보는 관점이 아닌 같은방향을 보는 관점으로 바꼈고, 그것이 팀플레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저의 의견은 팀플레이는 성장여부와 관계 없다고 봅니다.

즉.구조론에서 이야기 하는 세력전략, 팀플레이는 소실점(약한고리)를 보호하는 것인데 약한고리는 
보호하고 보존할 대상이지 성장의 대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5.03.16 (17:50:51)

회사를 만들 때 사람을 모으는데, 기술이 없으면 혹은 아부하는 기술이라도 없다면 낄 수가 없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누가 날 팀플레이에 끼워주나요? 전 초딩하고는 벤처를 만들 생각이 없습니다만.

연애를 하더라도 백치미를 가진 미인하고 할 수 있는 건 응응밖에 없죠. 그런데 예술가라면? 


맞선다는 표현이 거북하신거 같은데, 세상을 상대한다는게 세상을 적대한다는 말이 아니죠. 

작가의 무기는 펜인데, 펜으로 사람 찌르는거 아니잖아요. 물론 일베충들은 찌르기도 합니다만.


전에 주체적 관점이라는 개념을 좀 토론 했었는데, 그 때 얘기 하던게, 사건을 일으킨다는 개념입니다. 

내가 가진 펜으로 소설을 써야죠. 그게 제가 사건을 일으키고 세상을 상대하는 방법입니다.(비유 입니다.)

[레벨:5]vandil

2015.03.16 (19:13:32)

제 말이어려웠나봅니다.

단지 구조론 사이트니까 구조론적으로 접근하고싶었을 뿐인데..

아직 구조론에 대해서 온전한 이해는 못했지만 제가 이해하는 선에서 얘기를 해보면

구조론적으로 접근했으니까 논의를 확장 하지말고
이 영화가 성장에관한 것인지 아님제의견 처럼 관계에 관한 영화인지가 핵심인거 같습니다.

전 성장없이도 관계의 밀도를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차우님은 성장한 후에 밀도를 높일수 있다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5.03.16 (19:28:43)

1. 어린이와 어린이의 경우

2. 어린이와 어른의 경우

3. 어른과 어른의 경우


1 : 어린이끼리의 나름 의미 있는 밀도를 가지지만 어린이에 국한된다. 어른에는 미치지 못한다. 풋사랑.

2 : 어른의 내리 사랑, 즉 어린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수동적. 엄마 사랑.

3 : 관계의 밀도가 높다고 할 수 있는데 깊이가 있다. 충돌할 세계관 혹은 건더기가 있다. 맹물끼리 만나봐야 맹물인데 건더기와 건더기가 만나면 요리가 된다. 흔히 말하는 성숙한 사랑.


어떤 사람은 성장드라마로, 어떤 사람은 인류드라마로 볼 수도 있겠죠. 근데 두가지는 같은 사건에 대한 개인의 관점 또는 전체의 관점에 따른 차이입니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성장드라마, 전체에서 보면 관계 드라마죠. 


돋보기를 어디에 들이대냐 차이입니다. 

[레벨:5]vandil

2015.03.16 (19:45:59)

동렬님이 얘기했듯 영화를 보면서 감동을 요구하는 영화는 영화가 아니라는겁니다.

근데 일반적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영화(록키라든지)는 억지감동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영화도 그런 범주에들어갈까봐 그런영화는 아니다 라는 의도를 가지고 관계의 밀도의 관점으로 해석을 한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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