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안녕하세요. 오늘 가입했습니다. 동렬님 글은 잘 읽어보고 있습니다. 저는 20대 청년입니다.
며칠전에 깨달음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세계가 완성되어있음을 느껴라는 말이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저는 그때 헤르만헤세의 싯다르타를 읽고 있었습니다.
자칫 그저 한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싯다르타의 인생 이야기를 하나의 짜임새를 갖춘 구조로 볼 수 있었습니다.

오감의 세계에 웃고 울며 그 안에서 만족하려 노력하는 어린아이같은 민중
그리고 그 오감의 세계에서 벗어나려고 발버퉁 치며 초월된 이성-아트만(이데아)가 있을것이라고 기대하는 브라만과 사문들
덧붙여 이야기 하면 브라만은 초월된 이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만족하고 그것을 토대로 만들어진 사회 계급 구조에 만족하는 또하나의 어린아이들이고
사문들은 그 계급 구조에서 열외되어 스스로 그 초월적 이성을 느끼려 몇몇이 무리지어 깨달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동렬님이 말씀하신 도시민, 부족민으로 설명하자면 브라만은 도시민이고 사문은 부족민이라고 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혹은 브라만은 주류고 사문은 재야인것이겠죠.

헤세의 그 소설에서 싯다르타는 브라만으로 태어나 사문이 되었다가 민중과 함께 하다가 다시 홀로 걸어나와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스스로 느끼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것을 다 읽은 다음날 저는 깨달음에 대해서 짧게 글을 써보았습니다.


  깨달음.
나는 깨달음의 시작은 편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여러가지 상황에서 감정을 느낄 때 나는 감정들이 서로 모순되어 혼란스러울 때가 있는데 그 혼란에서 자유로워 지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깨달음이 주는 편안함이 현실의 상황과 자신의 기분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깨달음에 이르는 길은 복잡한 상황과 기분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안에 감정의 혼란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느낀다. 그리고 또한 자신안에 정돈된 마음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두가지 이상의 충돌하는 모순을 인정하고 내 안에 존재하는 가능성들을 동시에 느낄 때 나는 한두가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평온함을 가진다.
이것이 깨달음이 주는 감정의 동시성질이다.
그리고 나는 이 무한한 감정들, 가능성들을 느끼며 편안한 마음으로 지금 현재 나에게 가장 필요한 행위를 한다. 깨달음은 비로소 완성된다.




김동렬

2006.12.11 (09:03:33)

좋네요. 깨달음은 당신에게 있지 않고 당신과 나의 사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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