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9062 vote 0 2007.10.31 (19:33:50)

문국현은 왜 나왔나?


단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정치 초짜 주제에 지갑 주워 대통령 해먹으려고? 이건 아니다. 정치는 세와 명분을 가지고 하는 것이다. 그 세가 무엇이고 명분이 무엇인지가 문제다. 뭔가 납득할만한 이유를 만들어와야 한다.


이명박을 저지하기 위해? 왜? 이명박이 대통령 되면 안 되나? 이명박이 수구꼴통이기 때문에? 이 또한 아니다. 만약 이명박이 수구꼴통이라서 문제라면 시민단체 쪽에서 개혁이나 진보 간판으로 나와야 한다. 그것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필 문국현이 나와야 할 이유는 안 된다.


이명박이 경제를 말아먹을 인간이기 때문에? 이건 어느 정도 말이 된다. 문국현 포지셔닝으로는 여기에다 촛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신자유주의 운운하며 고상하게 철학적으로 나가는건 시민단체 사람이나 쓰는 언술이다.


문국현은 별 수 없는 재벌기업 출신이다. 그는 곧 죽어도 기업인이다. 기업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나와야지 그걸 버리고 마치 민주투사나 되는 양 포장하려고 하면 얼빠진 포지셔닝이 된다. 그러면 안 된다.


신자유주의니 비정규직이니 이런 말 하려면 권영길을 밀어줘야지 무슨 문국현이란 말인가? 오마이뉴스가 이걸로 띄워주니까 이 길로 쭉 가보고 싶은 모양인데 그래봤자 권영길 표나 잠식할 뿐이다. 그 이념과 노선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이 대략 8프로다. 그 정도는 이미 나왔다. 다 반영된 거다. 


문국현 왜 나왔나? 대통령 되려고? 이번에 못 되어도 5년 후를 바라보고 본격적으로 정치에 데뷔하려고? 만약 전자라면 얌체다. 만약 후자라면 진지해져야 한다. 길게 보고 포석을 깔아야 한다.


단지 대통령 될 욕심으로 나왔다면 기껏해야 5년 전의 정몽준이다. 그렇다면 더 볼 것이 없고. 계속 정치를 하겠다면 이번에 못되어도 좋다는 각오로 살신성인 해야 5년 후에라도 뭔가 기대할 수 있다. 기여한 것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자세로 가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당장 눈앞의 과실만 따려고 하면 유권자들이 그 눈빛을 읽어버린다. 진정성이 없는 거다.


노무현의 부산출마처럼 나중을 위에 지금 뭔가 업적을 세워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번에 크게 공을 세워놓고 5년 후에 그 과실을 수확하여야 한다. 그렇게 가면 오히려 이번에 기회가 올 수도 있다. 투자하자마자 당장 이익을 회수하는 그런 장사는 로또복권 외에 없다. 


그렇다면? 문국현의 정석은 외길이다. 첫째도 이명박을 치는 것이고 둘째도 이명박을 치는 것이다. 권영길 표 뺏을 생각 버리고, 정동영이 흘린 표 줏어먹을 생각은 버려야 한다. 오직 이명박 표를 뺏어야 한다.


이이제이라 했다. 재벌로 재벌을 친다. 기업인으로 기업인을 친다. 기업인 문국현으로 기업인 출신 이명박을 친다. 문국현은 오직 이명박을 칠 때에 한해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있다. 김경준이 2주 후에 귀국하여 폭탄을 던지면? ① 이명박 아웃된다. ② 그래도 이명박 건재하다. 만약 ②번으로 결론이 난다면 어쩔 수 없다. ①번의 경우라면 경우의 수가 다양한데 첫째 박근혜가 승계한다. 둘째 이회창이 승계한다. 셋째 일단 이회창 나오고 이명박이 대거 망가진 채로 끝까지 버텨서 결국 4파전으로 간다.


여기서 박근혜 혹은 이회창이 승계하거나 또는 이회창, 이명박, 정동영, 문국현으로 4파전이 되어야 문국현에게도 찬스가 온다. 문은 오직 이 경우를 보고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을 확률이 더 많지만 그래도 그렇게 될 경우를 상정하고 한사코 그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했는데 2주 후에 뚜껑을 열어보니 김경준이 맹탕이라서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그건 할 수 없고. 그렇다면?


문국현에게 답은 하나다. 김경준이 자객 노릇을 하기 전에 이명박을 왕창 부숴놓는 거다. 당선되면 이명박을 철저하게 조사해서 구속사안으로 결론이 나면 구속시키겠다는 정도의 강력한 공약을 내걸어야 한다. 유권자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당선되면 부패 척결하고 기득권 박살내며 큰 일이라도 벌일 사람처럼 이미지 연출해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것 처럼 보여야 한다. 그 경우 김경준이 이명박을 해치워도 그 공이 선점효과에 의해 문국현으로 넘어가고 이명박을 벤 공을 인정받아 카리스마를 얻고 이명박으로 가 있는 중도표가 문국현에게로 몰려서 숨통을 틀 수 있다. 이 방법 외에 문국현의 길은 없다.


① 진보이념표 - 권영길

② 정통개혁표 - 정동영

③ 무개념중도표 - 이명박

④ 수구꼴통표 - 이회창


4파전으로 가면 문국현은 ③번 표를 뺏어서 거기서 어느 정도 파괴력을 보여주어야 ② 번 표가 거기에 묻어서 따라오지 반대로 ①번표나 ②번표를 얻어봤자 ③번표는 따라오지 않는다. 이것이 상생상극의 법칙이다. 일단 정통성은 경선을 거친 정동영에게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단일화는 무조건 호남표를 잡고 있는 정동영에게 유리하다.


지금 문국현이 정동영이 흘린 표, 혹은 권영길에게 뺏은 표로 어찌 해보려고 난해한 철학적 수사를 웅얼거리고 있는 것은 네티즌의 지지나 얻을 뿐 세력을 얻는데 도움이 안 된다.


이명박을 단칼에 베는 정도의 포스를 보여줘야 정치할 자격이 있다. 잠재적인 문국현의 표는 지금 정동영이나 권영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의 수중에 전부 숨어있다. 문국현은 정신챙기고 자기가 앞으로 얻을 표가 어디에 숨어있는지부터 파악하시라.


문국현은 곧죽어도 자신을 이명박을 상대할 적수로 포지셔닝하고 오직 이명박과 대가리 터지게 싸워야 약간의 비전이 있다. 엉뚱한 데 가서 골치아픈 철학설교 따위 해봤자 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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