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read 19887 vote 0 2008.01.10 (21:51:53)

당선자와 당선인

인수위가 대통령 당선자를 당선인으로 불러달라고 언론사에 요청했다던데 얼마전부터 언론들이 당선인으로 표기하고 있더라. 최근 헌재가 당선자가 맞다고 확인을 해주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당선자를 당선인으로 부르는 것은 국어교육이 잘못되어 나타난 현상으로 무지의 소치라는 것이 나의 견해다. 당선자는 ‘당선된 그 사람’을 일컫는 당선자 개인에 대한 호칭이다.

당선인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간 것으로 기능적 의미를 가진다. 이명박 개인을 일컫는 호칭으로 쓸 때는 당선자가 맞다. 기타 법률에서는 당선인으로 하는 것이 맞고 언론에서는 당선자라고 하는 것이 맞다.

예컨대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하면 노무현은 개인에 대한 호칭이고 대통령은 헌법기관을 의미한다. 김대중 선생님이라 하면 김대중을 일컫는 거다. 선생님은 국어 선생님도 있고 미술 선생님도 있다. 다른 많은 선생님과 혼동된다.

김대중이 자연인을 가리키는 일반적 호칭이고 선생님은 그 사람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 부를 수 있는 표현이다. 이는 아들이 자기 아버지를 부를 때 아버지를 이름을 거명하지 않는 것과 같다.

홍길동 아들 홍달호가 아버지 홍길동을 부르되 ‘홍길동 아버지’라고는 않는다. 법률에서 당선인이라 표현함은 아들이 아버지를 부르되 이름을 생략함과 같아서 그 법률의 적용범위 안에서나 해당되는 말이다.

헌법기관으로서의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을 포함하여 더 폭넓은 의미를 가진다.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은 자연인 노무현 개인이 책임지라는 말이 아니라 더 폭넓은 의미로 권력을 가진 헌법기관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당선인이라 하면 이명박 개인을 지칭하는 의미가 아닐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당선인은 ‘당선자의 신분(역할)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신분을 나타내는 것이며 곧 특정 역할을 의미하는 것이다.

법률이 당선자의 역할을 특정하기 때문에 당선인이라 하는 것이다. 이명박 운전수를 이명박이라 부르지 않고 그냥 운전수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반면 당선자는 이명박 개인을 특정하여 지목하는 말이다.

● 당선자 - 당선된 그 사람 이명박
● 당선인 - 당선자의 신분에 있는 사람이 해야할 역할을 설명할 때

국어사전에 ‘당선자=당선인’으로 해놓았으므로 당선인으로 표기한다는 주장은 선생님은 교사이므로 학생들이 담임선생님을 담임교사님이라고 부르겠다고 우기는 것과 같다.

선생님은 호칭이고 교사는 신분과 역할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언론에서 당선자의 의미로 당선인을 쓰는 것은 우리말 관습에 맞지 않는 어색한 표현으로 무지의 소치에다 권력자에 대한 아부다.

‘앞서가는 자’, ‘뒤진 자’ 이런 말은 있어도 ‘앞서가는 인’, ‘뒤진 인’은 없다. 시인도 아니고 손석춘도 아니라면 우리말의 관습에 따르는 것이 맞다. 그것이 자연스럽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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