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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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036 vote 0 2018.05.22 (10:54:14)

 

    답은 있는가?


    답은 인생의 답이고 철학의 답이다. 사실은 답을 모르는게 아니라 질문을 모르는 것이다. 인생의 질문을 모르고 철학의 질문을 모른다. 점쟁이의 수법이 먹히는 이유는 답을 찾아주기 때문이 아니라 질문을 찾아주기 때문이다. 그들은 고객을 여럿 상대해봐서 고객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알고 있다.


    욕망의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는 찌꺼기를 그들은 알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이 어디에 반응하는지를 알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 호르몬이 나오는지를 알고 있다. 그러므로 점쟁이가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주는 것은 아니다. 반응하게 할 뿐이다. 고장난 TV를 한 대 쳐주는 효과와 같다.


    조금 반응하지만 일회용이고 도로 원위치 된다. 그래도 돈 갖다 바친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고민하지만 그것은 어차피 가짜다. A의 존재가 문제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B의 부재가 문제이다. B는 에너지다. 에너지가 없어 반응하지 않는게 진짜 문제다. 날씨가 좋아졌는데도 시큰둥한게 문제다.


    점쟁이를 만나는 순간 에너지가 업된 느낌을 받는다. 반응할 것만 같다. 스님을 만나든 목사를 만나든 애인을 만나든 남문앞 석장승을 만나든 제주도 돌하루방을 만나든 도깨비를 만나든 에너지가 업되는 것은 같다. 그러나 일회용이다. 타인으로부터 모자라는 에너지를 수혈받는 것은 가짜다. 


    자기 에너지를 타인에게 나눠줘야 진짜다. 역사적인 에너지의 원천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이 먼저 그대에게 낯선 질문을 던졌고 그대가 그 질문에 반응했는지가 중요하다. 가슴이 뜨거워졌는지다. 하나의 반응이 또 다른 작은 반응들을 무수히 복제하며 그것이 삶의 질문이고 답이다. 


    철학하자. 질문을 제대로 하면 그게 답이다. 무엇이 인생의 질문인가? 아빠를 찾는 것이다. 엄마를 찾는 것이다. 생물학적 아빠는 놀이터에 흔하다. 이곳저곳에서 아빠 하고 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건의 아빠를 찾고 미션의 아빠를 찾아야 한다. 내 얼굴에 맞는 캐릭터를 찾아내야 한다.


    역할을 찾고 스타일을 찾고 기어이 미학을 완성해야 한다. 아빠가 되어봐야 아빠의 의미를 안다. 생물학적 아빠가 아니라 미션의 아빠가 되어봐야 안다. 원시인들은 편했다. 그저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되면 밥값을 한 거다. 현대인은 다르다. 세상은 그만치 커졌고 욕망의 단위도 그만큼 높아졌다.


    남들은 벤틀리를 타고 에르메스를 든다는데. 그것은 자신에게 에너지를 주려는 기동이다. 자동차의 문제나 핸드백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의 문제다. 아빠를 찾기 전에 족보를 찾아야 한다. 에너지의 원천을 찾아야 한다. 당장 마실 물을 찾지 말고 마을사람이 함께하는 커다란 샘을 파야 한다. 


     만날 사람을 만나 팀을 이루어야 한다. 이후 팀이 굴러가는 것은 자연에 맡기면 된다. 결혼이 목적이지 결혼 후의 행복은 목적이 아니다. 그것은 그것대로 별개의 사건을 이룬다. 둘의 만남으로 사건은 완결된다. 결혼 후 행복했는지는 2라운드의 다른 사건이다. 또 다른 만남으로 행복은 가능하다.


    생물학적 결혼이 아니라 미션의 결혼이어야 한다. 유비 관우 장비의 도원결의와 같은 만남이어야 한다. 만나서 잘 되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만날 사람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계산적인 만남이 아니라 운명적인 만남이어야 한다. 천시와 지리와 인화가 맞아떨어질 때 운명적 만남은 가능하다.


    제대로 만나서 팀을 이루고 미션을 수행하고 에너지를 얻는다. 그것이 찾아야 할 문제의 형식이다. 그것은 확률적인 것이며 우리는 단지 바른 방향을 판단하고 전진하며 신에게 기회를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렇게 신을 부려먹을 때 내 안의 어떤 것이 반응하고 천하의 어떤 것이 뜨겁게 반응한다. 


    그렇게 신을 만나고 기적을 목격하고 기도가 받아들여지는 체험을 하고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이 전부다. 반응하는 것이 전부다. 호르몬을 끌어내는 것이 전부다. 천하의 에너지의 흐름에 휩쓸려 간다. 그렇게 꾸려진 팀의 우승은 만남이다. 천하와의 만남이다. 월드컵 우승하면 뭐하냐? 


    돈 나오냐? 돈 벌면 뭐하냐? 어차피 인생은 허무한데. 어차피 인간은 죽는데. 죽는건 어떤 사람이고 천하는 죽지 않는다. 미션은 죽지 않는다. 사건은 죽지 않는다. 팀 안에서 우리의 만남이 의미있고 완성이 의미있고 미학이 있미있다. 미학을 완성하면 그만이다. 호르몬이 나와주면 그만이다. 


    완전성에 도달하여 사건을 완결시키면 그때부터는 저절로 굴러간다. 결혼이 목적이고 그다음은 상관없다. 이혼해도 괜찮다. 결혼에 에너지가 있고 완전성이 있고 그다음은 저절로 굴러가는 것이며 설사 잘못 굴러간다 해도 사족일 뿐 그게 내 책임은 아니다. 미학에 도달하는 것이 최종적이다. 


    각자 맞는 캐릭터를 일으키고 스타일을 완성하기다. 그다음은 천하에 맡겨야 한다. 천하와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다 용해된다. 자투리들은 떨어져 나간다. 사건은 그렇게 복제된다. 나는 하나의 연결단위다. 우연인 듯 필연이며 불확정적인 듯 확정적이며 버려진 듯 연결되며 깨진 듯 회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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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김미욱

2018.05.22 (14:37:19)

소크라테스가 두려워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빌린 닭을 갚지 못하는 것이었고 붇다는 자신의 할 일인 법을 완성했기에 나를 따르지 말고 진리를 따르라고 한 것.

인간은 환경 속에서 진화하기에 처음부터 넓은 곳으로 가야 운명적인 만남을 가질 확률이 높아지며
매일 마음을 움직여 밖에서 에너지를 얻는절차를 밟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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