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read 3580 vote 0 2002.09.10 (12:15:58)

1. 취미는?
여행, 등산, 산책을 즐겨한다. 실은 지향없이 방황하기다. 실로 그것은 내가 발 디디고 사는 구역을 샅샅이 조사함이다. 개가 오줌으로 표식을 삼듯 내 맞서는 세상의 범위를 헤아려둔다.

2. 특기는?
잘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 뿐.

3. 좌우명은?
모든 존재하는 것은 또한 필요에 의해 존재한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존재하는 것은 필요하다. 17세때 이 규칙을 정했다.

4. 인생관은?
삶은 허무하다. 신통한 일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나는 춤출 수 있다.

5. 결혼은?
결혼하지 않아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것은 새로운 하나의 삶의 방식의 실험이다.

6. 이상적인 배우자는?
예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표정에 콤플렉스가 나타나지 않으므로서 미에 이른다.

7. 당신은 어떤 사람?
새로운 삶의 형태를 창조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8. 계획하는 일은?
세상 뒤집기, 세상을 뒤집어서 보기, 세상을 뒤집어 선 자세로 보기

9. 기억에 남는 책은?
백범일지, 전태일평전, 이상의 날개, 생떽쥐뻬리의 어린 왕자,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스탕달의 적과 흑, 톨스토이우화집. 화랑세기 등.

10. 존경하는 사람은?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적절하게 자신을 변화시켜 가면서도 애초의 굳은 심지에는 변화가 없었던 사람이어야 존경할 수 있다. 아웃사이더이어야 한다. 정보 선택의 폭이 넓은 사람이어야 한다. 자신을 변화시켜 내는데 성공한 사람이어야 한다. 하늘과 맞장을 뜨는 사람이어야 한다. 백범, 생각하면 눈물나는 전태일, 김대중, 김어준, 강준만, 김정란, 노혜경, 진중권, 유시민, 김기덕 등 다수.

11. 멋진 남성 & 여성은?
타인이 선의로 개입할 수 있는 여유공간을 준비하는 사람에게서 인간적 매력을 느낀다.

12. 기억에 남는 영화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마지막 한 장의 카드는 끝내 숨겨두라. 기다리던 그날은 기어이 올테니까.

13. 좋아하는 색깔은?
5월의 아침에 만나는 숲의 생명감, 약간 눈이 부시고 싱그러운 느낌이 드는 그린, 바람결에 떨리는 초록 잎새들.

14. 좋아하는 계절은?
'인디언 썸머'로 불리는 한가위 직전의 초가을, 겨울은 쓸쓸해서 좋으나 2월의 늦추위는 사람을 우울하게 한다. 싱그러운 5월도 좋으나 나는 때때로 봄이 서럽다. 무성한 여름도 좋으나 유년의 추억 속에서일 뿐이다.

15.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오래도록 걷는다. 언제나 오늘은 오늘의 지구가 멸망하고 내일은 내일의 지구가 탄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는 아는가?

16. 좋아하는 이성상은?
대화가 통해야 한다. 착해야 한다. 믿음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순수해야 한다. 꿈을 공유하기 위하여. 삶을 공유하기 위하여. 겹치는 부분을 발견하기 위하여, 체험을 공유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17. 행복했던 때는?
행복은 늘 추억속에만 있는 것인줄로만 아는가? 지금 이 순간 그대 신과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행복을 발견해 봐.

18. 슬펐을 때는?
상실했을 때.

19. 힘들었던 때는?
팔씨름을 할 때. 매번 졌다.

20.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것?
컴퓨터를 켠다. 911테러와 같은 사건이 있는지 뉴스를 확인한다. 911은 충격이었다. 아침에 컴퓨터를 켜고 내가 정착한 별이 과연 지구가 맞는지 확인했다.

21. 바람기가 있는가?
없지만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타고난 바람기가 있다. 그것을 투자하느냐, 소비하느냐, 응용하느냐, 곧바로 배설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22. 충동적인 사랑은?
유희적 운명, 그리고 약간의 권태, 또는 환멸에 대한 하나의 포즈이다.

23. 잊지 못할 여행지는?
완주 모악산 정상 못미쳐 중턱에 코딱지 만한 암자가 있다. 임자없는 암자. 지금도 있을까?

24. 가보고 싶은 나라?
중국, 일직선으로 끝없이 걸을 수 있다. 눈물이 나도록 오래 걸을수 있다면 또한 축복이 아니겠는가?

25. 가장 곤혹스러웠던 순간은?
가까운 친구이름을 문득 잊어버렸을 때. 누군가 나를 보고 아는 체를 하는데 상대가 누구인지 생각나지 않아 얼버무려야 할 때도.

26. 꼴불견인 여성, 남성은?
인생은 허무한 것. 사람은 누구나 제잘난 맛에 사는 것, 그러므로 꼴불견은 없다. 그것은 하나의 포즈일 뿐이다. 꼴불견 운운하며 타인의 삶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충고하는 짓 만큼 보기싫은 꼴불견은 없다.

27. 이성의 어느 부분이 멋있어야 하는가?
목소리와 표정의 연출에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마음은 곧 표정과 목소리로 그리고 손짓발짓의 제스츄어로 나타난다.

28. 다음 세상에서는?
반역이다. 삶에 대하여, 존재에 대하여, 그 모든 것에 대하여 반역한다.

29. 사랑이란?
네가 내고 내가 네라는 것을 인간에게 이해시키기 위하여 신은 얼마나 고심했던가?

30. 결혼이란?
첫 번째 나는 환경과 가족과 유년의 경험이 만들어낸다. 실패한다. 두 번째 나는 사랑과 결혼에 의해 재창조된다. 높은 확률로 실패한다. 세 번째 나는 성공과 사회의 이목에 의해 재창조된다. 거듭 실패한 자가 그러한 패자부활전에 나선다.

그것은 타자와 협력하여 자신을 재창조하기. 나 안에서 또 하나의 나를 발견해내기. 나 바깥에 나의 분점을 하나 더 내는 것.

31. 돈이란?
수치화 된 신용, 혹은 사회적 모순의 배설방식이다

32. 인생이란?
신과의 대화가 있는 짧은 여행이다.

33. 가족이란?
잘 조정된 콤플렉스다. 가족에게서 자신의 또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그걸 숨기려하는 데서.

34. 믿는 것은?
근원의 신이다. 그것은 삶의 본질적 허무에 대한 절절한 인식과 그 대응에서이다.

35. 존경하는 예술가는?
모험적인 창조자여야 한다. 이중섭, 자코메티, 고흐, 앤디워홀, 백남준, 김기덕들이 그들이다. 예술은 삶의 태도에 대한 반역의 형식이다.

36. 좋아하는 것은?
싱그러운 햇살, 비릿한 갯내음, 구수한 황토흙, 무섭게 자라는 죽순, 한없이 펼쳐진 낙동강 모래벌.. 그런 정경에서 나는 자살하고 싶어진다.

37. 황당했던 기억은?
길을 묻는 사람에게 실수로 엉뚱한 길을 가르켜 주었음을 깨달았을 때.

38.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으면 하는 것은?
무지, 비겁, 거짓말

39. 지금 필요한 돈의 액수는?
3천만원. 내 인생의 빚은 대략 이 정도가 아닐까..?

40. 자살충동을 자제하는 방법은?
자살하기 좋은 날씨인지 확인하기 위해 햇살을 본다. 오래 여행했을 때를 떠올린다. 모든 계획을 지워버린다. 하루씩 하루씩만 살기로 결의한다.

41. 좋아하는 격언이나 명구는?
스피노자의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그렇다. 언제나 오늘이 지구최후의 날이라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
이상의 날개에서 "그대는 이따금 그대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貪食)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소." 어떤 것을 거부하려드는 그러한 자기 자신을 먼저 거부하라.

42.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모험, 도전, 창조와 열정, 그 안에서 자기일관성과 자기완성을 추구하는 삶이어야 한다

43. '꿈'의 변천사는?
과학자>자유인>혁명가>철학가>책 한권은 남기는 사람>지성인>삶을 사랑하는 사람>지금 이 순간 행복한 사람>내 인생의 빚은 일단 청산해놓고 다음 대책을 강구하기..>

44. 길을 걷다가 1억을 줍는다면?
자신의 욕망에게도 한 번은 기회를 준다. 곧 챙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그것이 피곤한 일임을 깨닫고 다시 주인에게 돌려준다. 전쟁이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단 도망간다. 그러나 곧 더 도망갈 곳이 없음을 깨닫고 자원입대한다. 인간은 생각보다 선한 존재이다.

45. 최후의 만찬이 주어진다면?
포도주 한잔 쯤이 좋지 않을까?

46. 좋아하는 단어는?
청초한. 상큼한, 풋풋한, 싱그러운, 귀여운, 보듬어, 애틋한, 순수, 믿음, 진리, 열정, 혁명, 반역. 골이에요(신문선)

47. 사랑과 우정을 택하라면?
자살한다.

48. 묘비명에 적고 싶은 말은?
묘비명은 없다. 완성을 추구한다면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겠는가?

49. 인간을 평가하는 2가지 기준은?
먼저 그 사람의 언어 사용범위을 본다. 그리고 얼굴표정과 손짓발짓의 연출 방법을 본다.

50. 언제 어른이 되는가?
타인을 배려하려고 노력할 때이면 어른이 된 것이 아닐까?

51. 가장 비참했을 때는?
내 별 수 없는 인간임을 깨우쳤을 때.

52. 죽고 싶을 때는?
햇살이 눈부실 때

53. 살고 싶을 때는?
댓바람 불어올 때

54. 그리고 생각나는 것은?
누구도 시간을 정지시킬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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