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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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120 vote 0 2008.12.30 (10:27:44)

구조론의 핵심원리

 

근대과학의 기반

구조론은 과학의 이론을 조직하기 위한 통제원리다. 근대과학의 기반이 실험과 재현을 통한 검증에 있다면 이에 대한 논리적 근거는 인과율이다.

인과율에 따라 동일한 조건의 실험에서는 동일한 결과가 유도되어야 한다. 구조론은 실험의 조건을 조직하고 결과를 유도하는데 따른 통제원리를 제공한다.

인과율은 논리학의 영역이다. 방법론이 다른 논리학과 수학 그리고 자연과학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될 것이냐의 문제가 제기된다.

● 논리의 패턴.. 자연을 관찰하여 패턴을 찾는다.
● 수학의 추상.. 패턴에서 공통된 속성을 뽑아 표준화 한다.
● 과학의 연역.. 이를 구체적인 사물에 대입하여 풀어낸다.

논리는 A=B다. 패턴을 적용하여 두 대상이 닮았다는 사실을 찾아낸다. 수학이 표준을 세워 자(尺)를 만들고 자연과학은 그 대상을 자로 잰다.

이는 하나의 일을 진행하는데 따른 연속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전개과정을 하나의 기준에 맞추어 일관되게 통제하는 원리가 구조론이다.

논리와 수학 그리고 자연과학

논리는 서로 다른 A와 B의 공통점을 찾아내는 절차다. 수학은 공통된 속성을 별도로 뽑아내는 절차다. 과학은 공통성을 대상에 적용하는 절차다.

호랑이와 고양이는 같다. 무엇이 같은가? 고양이과가 같다. 호랑이와 곰은 같다. 무엇이 같은가? 포유류가 같다. 호랑이와 지우개는 같다. 물질적 존재가 같다.

이렇듯 모든 존재는 같다. 호랑이와 고양이는 가까운 지점에서 같고 호랑이와 지우개는 먼 지점에서 같다. 촌수만 다를 뿐 같다는 점은 확실하다.

우주 안의 모든 존재는 같다. 단지 촌수가 멀고 가까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공통점이 전혀 없는 것은 없다. 무엇이 같은지를 찾아내는 것이 논리다.

수학은 자(尺)와 같다. 하나의 자로 연필의 길이도 재고 볼펜의 길이도 잰다. 여기서 연필과 볼펜은 다르지만 자가 뽑아낸 속성인 길이는 같다.

수학은 이렇듯 추상하여 뽑아내는 것이다. 이때 볼펜이나 연필은 길이를 잴 수 있지만 실험실의 화학물질은 그러한 계측이 불가능하다.

수량은 셈으로 재고, 길이는 자로 재고, 너비는 각도로 재고, 부피는 됫박으로 재고, 무게는 저울로 잰다. 그런데 잴 수 없는 것이 있다.

사람의 몸 속에서 뛰고있는 심장은 몸 속에서 꺼낼 수 없기 때문에 잴 수 없다. 재려고 해도 물리적으로 이격(離隔)되어 있어 자의 접근이 불가능하다.

과학은 이렇듯 접촉할 수 없는 것을 계측하는 기술이다. 그것을 접촉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정보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과학이다.

● 논리의 컨셉 - 공통점을 찾는다.
● 수학의 표준 - 공통점을 따로 뽑아낸다.  
● 과학의 검증 - 공통점을 계측하여 구체적인 데이터를 산출한다.

이러한 절차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구조론이다. 논리학과 수학과 자연과학이 구조론에 의해 하나의 연속적인 과정으로 통일된다.

일의적 동시확정 원리

‘값’이라는 말의 어원은 ‘같이 선다’는 말이다. 가격(cost)은 본래 물물교환에서 나온 말로 함께com-+선다stand는 뜻이다.

셈을 못하는 에스키모인과 백인이 모피를 거래할 때의 일이다. 물물교환 하듯이 모피 한 장에 지폐 1장 꼴로 바닥에 깔았다.

에스키모인이 모피를 한 장 바닥에 쌓으면 백인도 지폐 한 장을 쌓는다. 이때 모피와 지폐는 같은 비례로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양쪽이 같이 선다.

천칭저울의 한쪽이 증가하면 맞은 편도 증가해야 한다. 그것이 같이 서는 것이다. 거기서 값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것이 동시확정의 원리다.

논리는 자연의 패턴을 관찰하여 컨셉을 잡고 수학은 이를 간추려서 표준을 세우고 과학은 이를 구체적인 현상에 적용하여 다양하게 풀어낸다.

● 논리 - 지폐의 증감에 따라 배추도 증가/감소한다.
● 수학 - 배추 한 포기 당 지폐 1천원 꼴로 비례가 성립한다.
● 과학 - 가격 10만원에 해당하는 배추 100포기를 고객에게 양도한다.

논리는 언어영역이고 수학은 기호영역이고 과학은 실험영역이다. 논리는 말로 설명하고 수학은 기호로 표준화하고 과학은 손으로 만진다.

언어는 불완전하므로 의미가 잘못 전달될 수 있다. 언어에 의존하는 논리학의 추론들은 개념의 혼선으로 인한 오류 가능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학의 기호와 표준화가 논리학의 헛점을 보완하고 과학의 실험이 최종적으로 검증한다. 이러한 연속적인 진행과정을 담보하는 근거는 인과율이다.

구조론의 핵심적 정의는 일의적 동시확정의 원리다. 값이 서듯이 같이 서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인과 결과는 하나의 기준에 의하여 동시에 확정되어야 한다.

원인이 먼저 성립한 후에 결과가 확보된다고 생각되지만 이는 정보전달에 따른 시간의 지체에 의한 것이고 원인이 성립할 때 결과는 이미 예정되어 있다.

● 투표 - 원인
● 개표 - 결과

개표 후에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지만 투표 시점에 승자와 패자는 이미 결정되어 있다. 단지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는데 시간이 걸릴 뿐이다.  

지폐의 지불이 천원에서 2천원으로 오르면 배추가 한 포기에서 두 포기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둘은 같이 선다.

● 원인 - 사는 사람이 지폐를 천원에서 2천원으로 늘렸다.
● 결과 - 파는 사람이 배추를 한 포기에서 두 포기로 늘렸다.

사는 사람이 지폐를 한 장 더 늘렸기 때문에 파는 사람이 배추를 한 포기 더 늘린 것처럼 보이지만 가격은 원래 배추 1 포기당 1천원으로 정해져 있었다.

원인과 결과는 시간차를 두지 않고 일의적으로 동시에 확정된다. 구조론은 논리학과 수학과 과학을 일의적(一義的)으로 동시에 확정한다.

원인(아이디어)과 결과(실험을 통한 증명)가 하나의 기준에 따라 일관되게 통제된다. 이에 구조론이 과학의 이론을 조직하기 위한 통제원리가 된다.

인과율에서 구조론으로

세상은 5로 되어 있다는 것이 구조론이다. 왜 5인가? 원인과 결과 사이에 사건의 촉발과 진행이 더 있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조건이 또 있기 때문이다.  

사는 사람이 지폐를 한 장 더 늘렸기 때문에 파는 사람이 배추를 한 포기 더 늘린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포기당 1천원으로 가격이 정해져 있었다.

● 조건 - 지폐 1천원 당 배추 1포기다.
● 원인 - 사는 사람이 지폐를 한 장 더 지불했다.
● 결과 - 파는 사람이 배추를 한 포기 더 내주었다.

원인과 결과 이전에 조건이 주어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원인과 결과 사이에 사건의 촉발과 진행이 또 있다.

● 조건 - 천칭저울의 양쪽은 평형이다.
● 원인 - 파는 사람이 왼쪽 접시에 1킬로그램을 추가한다.
● 촉발 - 평형이 깨져서 천칭저울이 왼 쪽으로 기울어진다.
● 진행 - 사는 사람이 오른쪽 접시에 1킬로그램을 추가한다.
● 결과 - 저울이 다시 평형을 회복하여 거래가 성립한다.

사건의 전체과정을 일관되게 통제하기 위해서는 원인과 결과의 진술 만으로 부족하고 몇 가지 정보가 추가적으로 지시되어야 한다.

인과율에 따르면 결과가 확정된 모든 사건에는 반드시 이에 상응하는 원인이 있다. 원인이 없는 결과가 없고 전제가 없는 진술이 없다.

구조론에 따르면 원인과 결과 그리고 전제와 진술 사이에는 조건, 인자, 촉발, 진행, 종결의 5 단계가 있다.

인과율은 투박한 접근이다. 구조론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나의 사건은 다음과 같은 다섯 단계의 순서로 진행된다.

● 인과율 : 원인 (전제)  《― ―》  결과 (진술)
● 구조론 : 조건 - 인자 - 촉발 - 진행 - 종결

조건과 인자가 원인(전제)을 이루고 진행과 종결이 결과(진술)를 이룬다. 이때 인자(因子)를 중심으로 사건은 내적으로 조직되고 긴밀하게 통제된다.

원인과 인자

하나의 사건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원인들 중에서 사건을 촉발한 핵심적인 인자(因子)가 하나 있다. 인자가 진짜다.

원인이 다양하다고 하나 하필 그 시점에 바로 그 장소에서 사건을 촉발하게 하는 인자(因子)는 단 하나뿐이다. 나머지는 조건(전제)을 구성한다.

인자(因子)가 시공간의 좌표 위에서 사건을 조직하고 결과를 통제한다. 하나의 사건에 시간과 공간의 두 변수가 있으므로 원인도 결과도 둘씩 나타난다.

● 인과율의 원인 -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사건이 일어난 이유를 설명할 뿐 왜 하필 그 시간에 왜 하필 그 장소에서 일어났는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 구조론의 인자 - 단 하나의 인자가 있다. 사건의 시간과 장소를 구체적으로 특정한다. 결과를 통제하고 사건을 입체적으로 구성한다.

조건과 인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인과율은 제 1원인, 원인의 원인, 혹은 외적인 원인 등으로 애매하게 표현한다. 이는 학문적으로 엄정하지 못하다.

원인과 결과의 2항 만을 특정해서는 사건이 반드시 특정한 장소와 특정한 시점에 일어난다는 점을 포착하지 못한다.

시간과 공간의 두 변수를 동시에 추적하기 위해서는 5항이 필요하다. 경찰이 단서를 쫓아 범인의 알리바이를 추궁함은 이 원리를 응용한다.

● 인과율의 2항 - 결과가 있으면 반드시 원인이 있다. 고로 피해자가 있으면 반드시 범인이 있다.
(원인=범인, 결과=피해자.)

● 구조론의 5항 - 일의적(一義的) 동시확정 원리에 의해 범행현장에서 범인과 피해자는 동일한 시점과 동일한 장소를 공유한다.
(조건=장소공유, 인자=범인, 촉발=범행도구, 진행=동시공존, 종결=범인도주)

인과율은 투박한 접근이다. 인과율 만으로는 어딘가에 반드시 범인이 있다는 확신을 줄 뿐 범인을 추적할 단서를 찾아내지는 못한다.

구조론은 보다 정밀하게 접근한다. 범행현장에서 범인과 피해자는 직접 접촉하여 사건을 촉발하므로 반드시 물리적 접촉의 흔적을 단서로 남기게 된다.

현장에서 시점과 장소를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인자(因子)다. 장소와 시점은 범인이 자의적으로 선택한다. 인자가 능동적으로 사건을 조직한다.

범인과 피해자의 구체적인 접촉을 특정하는 것이 촉발이다. 범행의 진행에는 반드시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특정하는 것이 진행이다.

이 요소들을 모두 한 곳에 모으는 것이 조건이다. 범인의 도주로 인한 현장이탈로 인하여 그 조건이 해체되는 것이 사건의 종결이다.

조건, 인자, 촉발, 진행, 종결의 5항 사이에는 순서와 방향이라는 질서가 있다. 그 질서에 의해 사건은 일의적으로 조직되고 일관되게 통제된다.

인과율은 범인이 있다는 선언을 할 뿐이다. 범인과 피해자는 반드시 동일시점, 동일장소를 공유한다는 알리바이의 원리를 구조론으로만 포착할 수 있다.  

아인시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뉴튼의 고전역학을 변증법적으로 극복한다. 고전역학의 본질을 다치지 않으면서 세부적인 모순점을 극복하고 질적으로 심화한다.

구조론은 인과율에 대한 보다 심화된 접근이 된다. 인과율의 본질을 다치지 않으면서도 인과율의 한계를 극복하여 이를 최종적으로 완성한다.  

원인과 이유 사이

하나의 사건에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인과율의 문제다. 이때는 원인(cause)이 아니라 이유(reason)라고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환자가 감기에 걸린 이유는 운동부족 때문일 수도 있고 감기환자와의 접촉 때문일 수도 있고 위생불량 때문일 수도 있다.

다양한 이유들 중에서 하나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감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인자(因子)를 꺼집어내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원인은 결과를 통제하는 직접적인 개입이다. 이유는 조건에서 인자로, 촉발로, 진행으로 이어지는 흐름의 맥락을 전체적으로 보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는 정면으로 대칭된다. 결과의 반대편에 원인이 있다. 그러나 이유는 결과와 정면으로 대칭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건은 여전히 진행중이며 아직 분명한 결과가 얻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원인이 아니라 이유다.

● 감기의 조건 - 환자와의 접촉에 의한 감기 바이러스의 전염이 조건이다.
● 감기의 인자 - 체내에 침투한 감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자다.
● 감기의 촉발 -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발병한 것이 촉발이다.
● 감기의 진행 - 고열과 근육통을 수반함이 진행이다.
● 감기의 종결 - 감기의 멈춤이 종결이다.

모든 사건에는 반드시 핵심적 인자(因子)가 있다. 인자는 입자 혹은 실체의 형태를 가진다. 인자는 시간과 공간 상에서 물리적으로 성립한다.

단서를 추적하여 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사건이 일의적으로 통제되기 때문이고 그 이유는 사건을 시공간적으로 구성하는 인자가 있기 때문이다.

이 원리를 이용하여 과학자는 실험환경을 조직하고 결과를 통제하는 방법으로 예정한 사건의 재현에 성공할 수 있다.

패턴의 적용을 통한 논리의 예측이 수학의 표준화를 거쳐 과학에 의해 실생활에 적용되는 것이며 이러한 과정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 구조론이다.  

환원과 재현의 방법론

근대과학의 기반은 인과율에 따른 환원과 재현의 방법론이다. 고전논리학의 기반 역시 인과율이다. 근대 합리주의 사상의 기반 역시 인과율이다.

그러나 이 셋이 어떻게 하나로 통일되는지에 대해서는 규명된 바가 없다. 구조론에 의하여 업그레이드된 인과율이 논리학과 과학과 철학을 통일한다.

인과율은 논리학이면서 한편으로 과학의 이론을 조직하기 위한 통제원리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물리학적 근거에 따른 존재의 법칙이기도 하다.

논리와 수학과 자연과학과 철학이 하나의 기반을 공유한다. 그러므로 인과율과 동일한 사항이 물리학의 영역에서도 찾아질 수 있어야 한다.

논리학에서 인과율은 전제와 진술의 대칭성이다. 자연과학에서 인과율은 에너지 보존의 법칙 혹은 질량보존의 법칙으로 성립하고 있다.

이는 뉴튼의 고전역학에서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따른 물리적 등방성과 대칭성의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 곧 평형원리다.

물리학의 평형원리를 수학에서 등식 혹은 비로 나타낼 수 있다. 이를 A=B로 나타낼 수도 있고 A+B=C로 나타낼 수도 있고 A/B로 나타낼 수도 있다.

1+1=2를 물리실험으로 나타낼 수도 있다. 천칭저울의 한 쪽에 1의 무게를 가진 추를 태우고 다른 쪽에 2의 무게를 가진 추를 태우면 저울은 2 쪽으로 기운다.

이 상태에서 1의 접시에 1을 추가하면 저울은 본래의 평형을 회복한다. 이러한 실험을 통하여 자연과학의 방법론인 환원과 재현의 원리가 입증된다.

그러나 이는 표면의 관찰일 뿐이다. 보다 정밀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평형이 천칭의 왼쪽과 오른쪽 접시들 사이에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왼쪽과 오른쪽 접시에 올린 추들의 평형은 저울받침대와 저울 접시 사이의 평형에서 연역된 것이다.

저울 받침대와 저울 접시의 평형, 접시와 추의 평형, 그리고 왼쪽과 오른쪽 접시에 태워진 추들 사이의 평형을 동시에 통제하는 것은 중력이다.

3개의 평형이 있다. 받침대와 접시와 추들의 평형이다. 제 1의 평형에서 제 2의 평형이 유도되고 제 2의 평형에서 제 3의 평형이 유도된다.

3단논법과 같다. 받침대와 접시가 A=B를 이루고 접시와 추가 B=C를 이루고 다시 받침대와 추가 A=C를 이룬다.

이 3가지 평형계를 일의적으로 동시에 통제하는 것은 중력이다. 하나의 중력에 의해 저울받침대, 저울접시, 저울에 태워진 추가 하나로 통일된다.

이것이 구조론의 일의적 동시확정 원리다. 고전논리학의 3단논법이 논리적으로 유효한 이유는 구조론의 일의적 동시확정 원리 때문이다.

중력이 없다면 평형은 성립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질량이 없다면 작용 반작용의 법칙은 성립하지 않는다.

1건의 범죄는 돈이라는 중력이 성립시킨다. 1쌍의 결혼은 사랑이라는 중력이 성립시킨다. 1대의 자동차는 가솔린이라는 중력이 발진시킨다.

사건을 일으키는 모든 평형계에는 반드시 중력 역할을 하는 일의적 동시확정의 그 무언가가 있다. 구조론이 그러한 본질을 찾아낸다.

논리학과 구조론

idea의 어원에는 ‘닮았다’는 뜻이 있다. 서로 닮은 사물의 ‘테두리’를 의미하게 되었다. 패턴(pattern)의 어원은 아버지인데 부모와 자식이 닮았다는 뜻이다.

● idea ≫ 닮다 ≫ 테두리가 닮았다≫ 사건의 윤곽을 떠올렸다
● pattern ≫ 아버지 ≫ 아버지와 자식이 닮았다. ≫ 닮은 꼴.

인간은 사물의 닮은 꼴에서 패턴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는다. 예컨대 눈동자를 보고 카메라를 착상할 수 있다. 눈과 카메라는 닮았기 때문이다.

● 논리 - 사람의 눈과 카메라는 닮았다.
● 수학 - 눈에서 피사체, 동공, 수정체, 빛, 망막의 구조를 뽑아낸다.
● 과학 - 피사체, 암실, 렌즈, 빛, 필름을 조직하여 카메라로 재현한다.

과연 닮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논리가 기능한다. 그 닮은 속성들만 추려놓은 것이 수학의 추상화다. 거기에 살을 입혀 구체화 한 것이 과학의 연역이다.

형식논리학 원리로 배중률, 동일률, 모순률, 인과율이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연에서 패턴을 관찰하여 닮은 꼴을 찾아내는데 이용된다.

존재는 곧 안정된 존재다. 안정된 존재는 평형계를 성립시킨다. 계 내부에 일률에 의해 통제되는 질서가 반드시 있다. 그 질서가 닮았다.  

논리는 두 개체가 가진 속성들에서 질서를 파악하여 어디가 닮았는지를 추론한다. 닮지 않은 것은 없다. 계속 추려내다 보면 언젠가는 닮음에 도달한다.

돌멩이와 유리컵처럼 동떨어진 물건도 잘 찾아보면 어딘가 한 구석은 반드시 닮아있다. 이때 닮음에 도달할 때 까지 계속 제거하는 것이 논리다.

짚신벌레와 고슴도치는 동물이라는 점이 닮았다. 종, 속, 과, 목, 강, 문은 닮지 않았으므로 제거한다. 이것이 추상의 뽑아내기다.  

배중률은 전체와 전체의 닮음, 동일율은 전체와 부분의 공간적 닮음, 모순율은 전체에서 부분으로 전환의 닮음, 인과율은 부분으로 넘어온 후의 닮음이다.

구조론은 형식논리학과 다르게 해석한다. 그러나 원리는 같다. 계를 중심으로 전체와 부분의 관계 위주로 보는 것이 구조론이다. 그래도 본질은 같다.  

● 배중률 - 나와 남의 닮음.. 사자와 호랑이는 닮았다.
● 동일률 - 나 자신과의 닮음.. 사자와 사자의 ‘머리+몸통+팔다리’는 닮았다.
● 모순률 - 나와 나의 속성의 닮음.. 사자와 빠르게 달리는 사자는 닮았다.
● 인과율 - 나와 사건의 닮음.. 싸우기 전의 사자와 싸운 후의 사자는 닮았다.

하나의 사건은 조건, 인자, 촉발, 진행, 종결로 진행된다. 여기에 원인 쪽의 공간변수와 결과 쪽의 시간변수가 곱해진다.

배중률은 조건의 닮음을 특정하고, 동일율은 인자의 닮음을 특정하고, 모순율은 촉발의 닮음을 특정하고, 인과율은 진행의 닮음을 특정한다.

● 조건 - 배중률.. 계와 다른 계의 닮음.
● 인자 - 동일률.. 계 전체와 부분의 합이 닮음.
● 촉발 - 모순률.. 계 전체와 부분이 나타내는 속성의 닮음.
● 진행 - 인과율.. 전체에서 부분으로 넘어오기 전과 후의 닮음.
● 종결 - (    )

여기서 하나의 율이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종결의 닮음은 형식논리학에 의해 규명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새롭게 규명해야 한다.    

고전 논리학에서 모순율은 ‘창이 방패를 뚫으면 방패는 창을 뚫을 수 없다.’로 설명된다. 여기서 ‘창’과 ‘방패를 뚫는 것’은 같다.

창은 그 도구의 전체다. 방패를 뚫다는 창의 한 가지 속성이다. 예리한 창날 부분의 역할이다. 이는 창을 구성하는 여러 부분중 하나에 나타난다.

중요한 점은 이 진술이 사건의 촉발을 나타낸다는데 있다. 조건이나 인자의 단계에서는 모순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속성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과법칙의 전개에서 결과가 나타나기 전에는 모순성의 여부가 관찰되지 않는다. 전제와 진술의 연결에서 진술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원인(전제) - 배중률과 동일률.. 조건과 인자 단계의 성립.
● 결과(진술) - 모순율과 인과율.. 촉발과 진행 단계의 성립.

배중률과 동일률의 성립 단계에는 아직 속성이 진술되지 않았으므로 모순성이 제기되지 않는다. 동일률은 ‘창은 창이다’로 끝날 뿐 방패는 등장하지 않는다.

배중률이나 동일률의 단계에서는 미처 결과가 포착되지 않았으므로 모순이나 인과가 진술도지 않아 드러나지 않을 뿐 실제로는 동시에 정립하고 있다.

원인과 결과는 논리에서 전제와 진술로 성립한다. 전제와 진술의 구조가 아닌 상태에서 모순이나 인과를 찾아낼 수 없다.

동일률을 성립시키는 ‘사과는 사과다’에서 전제와 진술의 연결은 없다. 창과 방패 사이에서 ‘뚫는다’의 속성이 성립하기 전 단계에서는 모순률이 성립하지 않는다.

모순률과 인과율은 전제와 진술의 연결구조 하에서 성립하는 것이며 이때 속성이 드러난다. 인과율과 모순률은 사건이 충분히 진행한 단계에서 성립한다.

고전적인 형식논리학은 사건의 진행에 따른 전제와 진술의 관계 곧 전체와 부분의 관계를 설명하지 않아 혼란스럽다. 구조론이 이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구조론의 핵심원리

구조론의 핵심원리는 일의적 동시확정의 원리다. 이는 사는 사람의 지폐와 파는 사람의 배추가 원인과 결과를 이루되 시간차 없이 동시에 서는 것이다.

● 인과율 - 원인과 결과 사이에 시간이 흐른다.
● 구조론의 일의적 동시확정 원리 - 원인과 결과는 동시에 확정된다.

구조론은 과학의 이론을 조직하기 위한 통제원리다. 논리학의 아이디어와 수학의 간추리기(추상)와 자연과학의 풀어내기(연역)을 하나로 묶어낸다.

이러한 통제가 가능한 것은 구조론의 일의적 동시확정 원리 때문이다. 사람이 천칭저울의 두 접시에 차례로 올려놓지만 원리적으로는 동시에 평형을 이룬다.

학문은 아이디어를 어떤 대상에 적용하여 풀어내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수에 적용하면 수학이고 물질에 적용하면 과학이고 사회에 적용하면 사회학이 된다.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 추상이며 그 아이디어를 대상에 적용하여 풀어내는 것이 연역이다. 연역의 풀어내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연역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이유는 원인과 결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조건, 인자, 촉발, 진행, 종결의 다섯 갈피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조건에 적용하면 논리가 서고 인자에 적용하면 수학이 되고 촉발에 적용하면 미학, 진행에 적용하면 자연과학, 종결에 적용하면 응용과학이 된다.

● 구조론은 인과율을 비판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 구조론의 핵심원리는 일의적(一義的) 동시확정 원리다. 인과율이 시간적 선후관계로 설명되는데 비해 구조론은 일의적으로 동시에 확정된다.

● 질량보존의 법칙에서 질과 양의 전환에는 시간적 선후관계가 없다. 인과율로는 질량보존의 법칙과 작용 반작용의 법칙의 동시성을 설명할 수 없다.

● 구조론의 동시확정 원리는 3단논법으로 증명된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 질량보존의 법칙, 물리적 등방성과 대칭성의 원리로 다양하게 연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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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 구조론의 유도 김동렬 2008-12-30 3051
» 2. 구조론의 핵심원리 김동렬 2008-12-30 3120
4 3. 구조론의 전개 image 김동렬 2008-12-30 2689
3 4. 힘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08-12-30 7318
2 5. 힘의 구조와 파동 김동렬 2008-12-30 5495
1 6. 위치에너지와 팽창에너지 김동렬 2008-12-30 49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