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read 3339 vote 0 2008.12.30 (22:48:35)

나는 왜 산에 오르는가?

산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등산가도 있지만

나는 다르게 말하고 싶다.

내가 산에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이미 산 가운데 있었던 거다.

“내가 왜 이곳에 있지?”

의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오르기를 중단하고자 시도하여 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곧 알게 되었다.

이 걸음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을.

추억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정상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불완전한 기억의 토막들이다.

다만 그것을 다시 재현하여 보이려는 것이다.

그것을 기어코 완성해 보려는 것이다.

그 완성된 모습을 보고 싶다.

언젠가 완성되는 날에

나는 크게 전율할 것이다.

그러한 쾌감의 여운은 오래 가는 법이다.

어쩌면 그 기쁨이

나의 인생을 밝히는 등불이 될 수도 있다.

실상 나는 천번도 넘게 전율하고 있다.

매 순간 기쁨을 느끼고 있다.

산과 하나가 되어 있다.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네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나는 다르게 말하고 싶다.

내가 그 사실을 발견했을 때는

나는 이미 너라는 존재의 한 가운데 있었다.

나는 곧 알게 되었다.

이 걸음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을.

어쩌면 오래 전부터 나는

미지(未知)의 너를 추억해 왔던 거다.

꿈에서 보았을지 모른다.

그것은 ‘완벽’의 이미지였다.

어느날 그 작은

추억의 부스러기 조각들이

문득 온전한 형체를 이루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낸거다.

그건 너였다.

그때 나는 알았다.

오래전부터 너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크게 전율하였던 거다.

그렇게 너는 나의 삶을 비치는 등불이 되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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