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20세기 들어 혁명이 일어난 나라들의 공통점은 교육이 일반적으로 보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러시아가 그렇고 중국이 그렇다. 북한, 쿠바, 베트남, 리비아 등등 마찬가지다.

마르크스의 이론은 원래 안맞는 이야기다.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은 두가지 상황 밖에 없다. 하나는 초중등 교육이 일반화 되지 않은 상황이다. 둘은 자원의 무한공급이다.

토지의 문제가 역시 혁명의 한 요인이 된다. 미국의 독립혁명은 신대륙이라는 무한한 자원의 공급이 전제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도 사우디나 쿠웨이트 만큼의 엄청난 석유자원이 공급된다면 혁명 혹은 그에 준하는 사회적인 변화가 필수적이다.

같은 원리로 인류가 핵융합에 성공하여 전력이 무한공급 된다면 사회주의는 보편화 될 것이다. 어떤 이유로 무한정한 토지공급이 일어난다면 역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불가능하다. 인류는 당분간 핵융합은 성공하지 못할 전망이다. 혹은 어렵게 핵융합에 성공한다 해도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로 해서 당분간 에너지의 공급은 제한적일 것이다.

과연 우리 세대에 에너지의 무제한한 공급을 볼 수 있을까? 인터넷은 순식간에 보급되었지만..! 에너지의 대량공급이야 말로 로봇이나 신무기 등 어떤 발명보다도 사회를 바꿔놓을 핵심적인 사항이다.

더 이상 발견될 신대륙이 없는 만큼 토지의 대량공급이나 대형유전의 발견도 기대할 수 없다. 화성이나 달을 인류의 영토로 개척할 가능성 역시 의미있는 수준에서는 없다시피 하다.

교육도 하나의 자원으로 볼 때, 교육이야말로 무제한의 자원공급이 가능한 유일한 분야라면 혁명은 이 무제한적인 교육자원의 공급으로 하여 가능한 것이었다.

교육의 대량공급은 금속활자의 발명과도 관련이 있다. 책이 있으므로 교육이 가능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의 보급이 역시 어느 면에서는 혁명적이다.

인터넷 시대에는 ‘더 이상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받지 못해서’ 하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제는 좋은 학교가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검색 능력이 결정한다. 그 능력은 순전히 본인의 역량에 달려있다.

결국 혁명은 어떤 요소 자원의 무제한한 공급에 의해 가능하며 그것은 석유나 토지 따위가 우선으로 고려될 수 있지만 역시 한계가 있다고 볼 때 교육이 유일하게 가능한 혁명의 수단이 되는 것이며 21세기 들어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교육이 일정한 수준으로 공급된 지금, 혁명을 가능케 하는 것은 새로운 차원의 인지의 개발 외에 없다.

문명의 시작과 더불어 문자의 발명 그리고 근세에 있어서 인쇄술의 보급, 혁명의 세기라 불리는 20세기에서 교육의 대중화 그리고 21세기의 신문명을 낳을 인터넷에 이은 제 5의 인지혁명(cognitive revolution)은 일어날 것인가?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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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도의 폐지 후 프랑스 대혁명 이래 민중의 신분상승 욕구를 일깨웠던 것은 교육 외에 없다시피 하다.

당시 다수의 농민들은 혁명파가 아닌 왕당파에 가담하고 있었다. 러시아 혁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군인으로 출세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혁명파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쟁이 장기화 되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몇푼의 급료에 넘어가서 군인으로 출세할 기회를 노리고 왕당파에 자원하지만 전쟁이 장기화 되고 가까운 이웃들이 하나씩 시체로 돌아오게 되면 결국 자신에게 주어질 몫은 죽음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젊은이들은 당연히 혁명파에 가담한다. 거기서는 일단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에서 가장 똑똑한 젊은이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그 마을 처녀의 선택을 받을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기전으로 가면 결국 혁명파가 승리하게 되어 있다.

중국의 문화혁명도 마찬가지다. 10년 대란으로 중국이 얻은 것은 하나의 민족에 단일한 언어와 문자로 통일된 중국이었다. 대학생들은 시골로 흩어져 농민을 교육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에게 문자와 중국어를 가르친 것이 문화혁명의 유일한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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