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read 3500 vote 0 2008.12.30 (22:30:40)

 

사랑의 경제학

꽃 한 송이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그 꽃을 가꾼 농부가 들이는 정성의 크기에 비례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 꽃의 향기와 아름다움의 크기에 비례하는 것일까?

당신이 자신을 위하여 그 꽃을 산다면 천원의 가치로 평가될 수 있다. 그 꽃을 화병에 꽃아 책상머리에 둔다면 당신은 하루 동안 천원어치의 행복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수고로운 일이다.

만약 친구가 당신에게 그 꽃을 선물한다면 그 가치는 세배로 증가할 수 있다. 당신이 그 꽃을 꽃병에 꽃아두는 일도 시들기 전에 물을 주는 일도 수고롭지 않을 것이다. 그 꽃에는 그 꽃을 선물한 친구의 마음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남몰래 흠모하던 사람이 당신을 위하여 그 꽃을 선물한다면 그 꽃의 가치는 단 번에 열배로 폭증할 것이다. 당신은 어쩌면 일주일 혹은 한달쯤 행복해질 지도 모른다. 그 꽃이 시들어 없어지고 난 후에도 그 향기는 당신의 책상머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신이 당신을 위하여 그 꽃을 선물한다면 그 꽃의 가치는 아마 인간의 화폐가치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일 게다. 그것은 완전성의 꽃, 진리의 꽃일 것이기 때문이다.

가치는 꽃이라는 하나의 상품 그 자체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 진정한 가치는 신의 완전성에 존재하는 것이며 꽃이라는 상품은 신의 완전성으로부터 그 가치를 빌려 반영하여 있는 것이다.

당신이 꽃을 필요로 할 때, 서로의 손을 빌리는 방법으로 그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그것은 적잖이 번거로운 일이지만 우연히 이심전심으로 맞아떨어질 때 사랑을 성공시키기도 한다. 그 기쁨의 순간에 당신은 그만 전율할 것이다.

사랑이란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얻으면서 서로의 손을 빌리는 방법으로 그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일 수 있겠다. 왜 사랑은 서로의 손을 빌리는 방법으로만 성립하는가? 아니어서 그것은 근본 신의 완전성으로부터 빌리는 것이다. 신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사랑은 본래 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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