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이야기
read 3387 vote 0 2003.06.02 (16:57:51)

조정경기에서 이지(easy)라는 명령은 노젓기를 멈추라는 신호다. 우리말로는 ‘쉬어’에 해당한다. 그런데 엄밀하게 따지면 하던 동작을 멈추고 쉬라는 뜻이 아니라, 노를 곁에 처박아 두라는 뜻이다.
ease의 어원을 찾아보면 (~가까이에ea+던지다jet)가 된다. 여기서 jet는 ‘공중으로 던지다’는 뜻이 아니라 제트jet기관처럼 뭔가를 내뿜는다. ~친다는 뜻이다. 정확한 의미는 ~를 당하다, ~지다, ~치다가 된다.

(가까이에ea~)는 출구를 가리키는 exit 또는 접두어 ex~에 해당하는데 ~으로ex+ 온다it(간다)는 뜻이다. 단 멀리 가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가리킨다. 비상구에 exit를 쓰는 것은 비상구는 가까워야 하기 때문이다.

easy는 가까이에ea+던져졌다jet, 또는 가까이에 ~졌다는 뜻이다. 일거리가 곁에 던져져 있으면 쉽다. 또 편하다. 그래서 쉽다, 편하다는 의미가 생겨났다.

easy의 진짜 의미는 어원이 같은 다른 단어와의 비교로 파악이 가능하다.

밖ab으로 던져진, 절망적인ab+ject
바로 곁에다ad 던져진 것이 부근의ad+jacent
생각을 한테 꿰어con 엎친 억측, 추측con+jecture
기운이 떼de어서 던져진 것이 풀 죽은de+jected
안in으로 쳐넣은 것이 주입하다in+ject
안에 들여inter 던진 말이 삽입inter+jection
어ob던졌다는 것이 집어던질 물건, 물체ob+ject
앞pro으로 내던져진 것이 해야할 계획pro+ject
받은 것을 도로re 내던졌다는 것이 거절하다re+ject
속으로sub 던져진 것이 주제sub+ject

여기서 어근이 되는 ~ject는 던지다로 표현했으나 실제로는 ~지다, ~치다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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