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이란
read 5906 vote 0 2003.11.25 (14:03:08)

깨달음의 문제는 곧 공간과 시간의 문제이다. 여기서 시간은 ‘인과율’을 의미한다. 즉 ‘원인과 결과’로 보는 관점이다. 우리는 ‘원인과 결과’로 보아야 할 많은 문제들을 2분법적 ‘이항대립’의 문제로 착각한다.
예컨대 헤겔이 정과 반이라고 말한 것도 실은 원인과 결과이며, 선과 악이라는 것도, 혹은 흑과 백이라는 것도, 혹은 정과 사라는 것도, 아니 인간이 부딪치는 문제의 99프로 혹은 인간이 빠지는 오류의 99프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원인과 결과로 보아야 할 사실을 공간 속에서 동쪽과 서쪽, 앞과 뒤, 상과 하, 귀족과 상놈, 남자와 여자, 하늘과 땅 하는 식의 이항대립의 문제로 착각한데서 빚어진다.

그러므로 이 원칙 하나를 철두철미하게 기억해야 한다.

『공간 속에서 이항대립의 문제를 =≫ 시간 속에서 원인과 결과의 문제』로 전환하기

이 하나의 규칙만 철저하게 인식한다면 우리가 부딪히는 문제의 99프로는 해결할 수 있다.

예컨대 프로이드가 말하는 이드(Id), 에고(Ego), 초자아(Super ego), 리비도(Libido)들도 공간 속의 어딘가에, 뇌하수체 시상하부 어딘가에 이드나 에고들이 짱박혀 있는 것이 아니라 실은 원인과 결과의 진행과정을 프로이드가 멋대로 명명하여 공간의 문제, 이항대립의 문제로 전도시켜 놓은 것이다.

이드니 에고니 초자아니 리비도니 하는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원인과 결과가 존재할 뿐이다. 물론 그 원인과 결과에 이드니 에고니 하는 이름을 붙일 수도 있다. 원인과 결과도 어느 면에서 보면 이항대립이 된다. 더 정확히 말하면 『배경, 실체, 연관, 이행, 귀결』의 ‘공간적 수렴’ 및 ‘시간적 진행’과정이다.

인식의 문제는 곧 분류와 구분의 문제이다. 분류기준은 시간과 공간이다. 공간적 수렴은 배경에서 귀결로, 시간적 진행은 원인에서 결과로 간다. 여기서 공간에서의 이항대립은 눈에 보인다.

때린 넘(원인) : 맞은 넘(결과)

때린 넘과 맞은 넘은 원인과 결과로 존재하지만, 맞은 넘이 재반격을 하면 사건이 확대되고, 제 3자가 개입하고 나서면 원인과 결과는 알수 없게 된다. 이때 원인과 결과를 판단하려면 닫힌계(층위 혹은 차원, 혹은 사건의 범위)를 확정해야 한다.

갑돌이와 을순이의 사건이 김씨가문과 이씨집안의 대결로 확대되면 사건이 사건을 낳고 원인이 원인을 낳고 결과가 결과를 번식시켜서,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급기야는 판단의 기준 자체가 불분명해지기 때문이다.

이항대립으로 보는 것은 여러 사건을 하나로 뭉뚱그려서 보기 위해서이다. 이 경우 선과 악, 흑과 백, 남과 여, 상과 하, 천과 지, 음과 양은 남지만 원인과 결과는 사라져버린다. 판단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뭉뚱그려진 사건을 닫힌계를 적용하여 몇 개의 층위 혹은 차원으로 구분하여 판단할 수 있는 형태로 유형화 하기 위해서는 분류와 구분이 필요하게 된다.

이때 분류는 시간적 순서를 따라가는 연역적 방법이고 구분은 공간적 방향을 쫓아가는 귀납적 방법이다. 하여간 분류(시간적 진행) 구분(공간적 수렴)의 방법으로 사건을 하나의 닫힌계로 정리할 수 있다. 복잡 곧 중복과 혼합을 제거하여 뼈대만 남겨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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