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이란
성경에 의하면 세계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하여 생겨났다. 희랍인들은 세계와 우주를 무질서(chaos)와 질서(cosmos)로 설명하였다. 세계는 수(數)로 되어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틀림없이 수학자들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는 세계가 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자연학자들이 이를 ‘물, 공기, 불, 흙’의 4원소설로 발전시켰다.

동양적 전통으로 말하면 세계는 이(理)와 기(氣)로 되어 있다.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여기서 동양의 오행설(五行說)과 서구의 4원소설이 유사하다는 점이 발견된다.

근대과학은 세계를 물질로 설명하고 있다. 물질은 원자 알갱이로 되어있다. 원자알갱이는 딱딱하다. 딱딱한 것으로는 세상의 많은 변화들을 설명할 수 없다. 탈레스가 만물의 근원으로 물을 지목한 것은 물이 부드럽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것은 변화를 의미한다.

사람들이 세계관을 필요로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이다. 사람들의 예측은 번번히 빗나간다. 예측이 빗나가는 이유는 세상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변화를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는 딱딱한 것과 부드러운 것으로 이루어졌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부드러운 것에 주목하였다. 노자는 부드러운 유(柔)가 딱딱한 강(剛)을 이긴다고 설파했다. 동양의 음양론(陰陽論)이나 이기론(理氣論)는 세상이 부드러운 것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믿음을 반영하고 있다.

근대물리학의 성과는 세계가 딱딱한 원자 알갱이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이는 뉴튼의 고전역학 이후 기계, 결정론적 세계관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뉴튼의 결정론적 세계관은 세계가 좀 더 부드러운 것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오래된 믿음과 배치된다.

결정론적 세계관은 정확한 미래예측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그 누구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마르크스의 예측은 상당부분 빗나가고 말았다.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좀 더 부드러운 세계관이 필요하다.

아인시타인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이후 이론물리학은 세계는 더 부드러운 것으로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전통적인 믿음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컴퓨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졌다
컴퓨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이루어져 있다. 하드웨어는 단단하고 소프트웨어는 무르다. 여기서 단단하고 무른 성질은 종래의 고대인의 카오스(chaos)와 코스모스(cosmos), 이(理)와 기(氣), 음(陰)과 양(陽)와 일정한 연관을 맺고 있다.

플라톤은 세계가 질료와 형상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질료는 물질적 재료(matter)이고 형상은 이데아 곧 아이디어(idea)이다. 그러므로 질료(hyle)는 하드웨어이고 형상(eidos)은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다.

♣ 굳은 것(Hardware) - 코스모스(cosmos), 이(理), 양(陽), 질료(hyle)
♣ 무른 것(Software) - 카오스(chaos), 기(氣), 음(陰), 형상(eidos)

반드시 위와 같이 일치 하지는 않으나 근본적인 발상법에서는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곧 단단한 것과 부드러운 것이며 변화하지 않는 것과 변화하는 것이다.

세계는 물질과 기능으로 이루어졌다
인간은 육체와 정신으로 되어있다. 컴퓨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되어있다. 존재는 물질과 기능(일)으로 되어있다.

물질은 원자 혹은 소립자로 이루어졌다. 소립자야 말로 우주의 하드웨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주의 소프트웨어는 무엇인가? 그것이 구조 곧 기능이다. 기능을 역할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으며 우리말로는 ‘일’이다.

건물은 건축자재와 설계도로 이루어졌다. 소립자가 존재의 건축자재라면 그 우주의 설계도는 곧 구조이다.

탈레스의 물 일원론
예전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분하지 않았다. 탈레스가 물 일원론을 주장한 것은 물은 하드웨어이면서 동시에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동양의 오행설도 그러하다. 비교적 단단한 편인 토(土)와 금(金)은 하드웨어에 가깝고, 비교적 부드러운 편에 속하는 수(水)와 화(火)는 소프트웨어에 가깝다. 목(木)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반반씩 겸하고 있다.

여기서 전통적으로 원소설은 원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각각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겸하고 있다는 발상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옛날에는 산소와 수소, 헬륨 등 각각의 원소마다 고유한 절대의 기능이 있을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원자보다 더 작은 원자핵과 소립자들이 발견되면서 그러한 믿음은 깨어졌다. 즉 원자알갱이는 단순한 건축재료에 불과하며 원소마다의 고유한 기능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컴퓨터의 예를 보더라도 그러하다. 동일한 하나의 반도체를 어떻게 프로그래밍하는가에 따라 기능이 결정되는 거지, 그 반도체 하나하나에 고유한 기능이 부여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원소설의 발상법은 틀려있다. 플라톤의 구분법대로 각각의 원소가 가진 고유한 성질을 분석하기 앞서, 단단한 것과 부드러운 것을 먼저 구분했어야 했다. 현대물리학은 이러한 구분을 간과하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 이론물리학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

이론물리학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에너지라는 애매모호한 개념이 있다. 에너지의 의미는 ‘운동의 원인’이다. 이는 운동을 설명하기 위하여 편의적으로 가져다붙인 이름에 불과하다. 즉 에너지가 운동의 원인이라는 점은 설명되지만 그 원인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누구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다.

에너지의 어원을 분석해 보면 (안en+일ergy) 곧 안에서 일하는 것이다. 곧 겉으로 보이지 않아서 알 수는 없지만 그 안에서 무언가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잘 모르겠다는 얼버무림이다.

누구도 에너지의 실체를 자신있게 설명할 수 없다. 현대물리학은 희랍의 철학자 탈레스가 물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겸하는 이중성을 이용했듯이 에너지라는 단어로 얼버무려서 하드웨어인 소립자가 소프트웨어인 기능을 겸하게 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는 편법 또는 속임수에 불과하다.

에너지와 운동의 개념은 소립자와는 완전히 구분되는 별개의 범주에 속해야 한다. 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처럼 완전히 차원이 다른 별개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이론물리학의 많은 오류들이 여기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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