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사람들이 윤석열이 대통령 된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실 윤석열이 대통령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된 것이 문제다. 김동연이나 최재형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현정부의 관료가 사퇴를 하고 대통령 선거에 나선다? 이렇게 하는 것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는 몰라도 실질적인 사전선거운동과 다름이 없다.
조중동이 노무현 대통령한테 따졌던 것이 뭔가? 아마추어인사, 코드인사 아니었나? 그런데 지나고 보니 노무현 대통령때 중용된 주요한 인사들이 보수 정권하에서도 부름을 받더라.
그뿐인가? 앞으로는 협치고 뭐고 없다. 왜냐하면 현정부의 관료로 들어온다는 것은 개인적인 신념이 다르더라도 현정부의 정책방향과 일치하고 적어도 자신을 발탁해준 정부가 사익을 추구하고 고의적으로 불법을 저지르는 의도가 아니라면, 딴지는 걸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들어온다. 그런데 위 세 사람은 공통적으로 현정부와 각을 세우고 대통령 후보로 나섰으니 앞으로 어떤 정부가 비록 정치적인 입장이 다르더라도 그 사람의 소신과 능력을 믿고 정부 조직의 일을 맡길 수 있겠는가?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 검찰의 역할이 참 미묘하게 되었다. 검찰출신 대통령이 나왔으니 대통령에게 충성 봉사해서 관료나 정치권에 줄을 대려고 안달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전임 검찰총장이 상급자인 대통령과 각을 세워 대통령 자리를 꿰찼으니 자신도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대통령과 각을 세울수록 자신의 국민적인 관심을 받게 되고 지지도는 올라간다. 본인이 안그렇게 하려고 해도 주변에서 검찰총장을 가만두질 않는다.
결국 차기 대통령은 매우 큰 약점을 잡아두지 않고는 검찰총장을 세우지 않을 것이다. 마치 무신정권하에서 정권을 잡은 무신이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 무신들을 견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대한민국은 늘 위험한 실험을 해왔다. 이제는 이 정도는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했을 때도 아직 극복할 것이 남았는지 과거의 잘못을 재현한다. 이것을 미리 예측하고도 막을 수 없어 참 답답한 노릇이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니 앞으로 5년 동안의 시간을 비관할 필요는 없겠다.
요즘 나를 보더라도 남탓하기 전에 나부터 각성하고, 뜻맞는 사람들과 힘을 모을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동렬님유튜브보고 풀어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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