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read 2015 vote 0 2021.01.29 (12:09:07)

세상은 더 나아질 거란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세상은 분명 더 진보하고 더 나아지고 있다. 아동학대 문제가 매일 뉴스에 오르고, 여성에 대한 성희롱 문제가 나오는 게 그 증거다. 우리사회가 지금 아동인권과 여성인권에 관심이 지대하다는 의미다.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분명 나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별로 안달라진 것 같은데 지나고 나면 많이 달라져있다.
진짜 문제는 과도기다. 과도기에는 아무래도 사람들의 인식 수준도 제각각이고, 문제를 다루는 업무 담당자도 미숙할 수 밖에 없다. 아동인권이나 여성인권이나 침해되어도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기도 하고, 아동인권이나 여성인권으로 다룰 문제가 아님에도 초점을 잘못맞춰서 가해자로 의심받고 누명을 쓰는 일이 생긴다.
피해자 또한 2차 가해로 괴로움을 당한다. 차라리 이슈화를 시키지 않았다면 더 큰 고통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긁어 부스럼이란 말이 실감이 난다. 그러나 이 분들의 용기가 없으면 미래의 진보는 우리에게 오지 않고, 더 많은 피해자가 양산될 것이 분명하다. 과도기의 한계이자 모순이다.
역사는 늘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우직하게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그 당시는 모르다가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진보했음을 깨닫는다. 중요한 것은 진보 그 자체가 누군가 혼자 이룬 전유물도 아니고, 몇 번 해봤다고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이것을 깨닫고 지금 현시점의 시대정신과 그것이 현실화되는 과정의 전모를 보는 안목을 깨닫고 한걸음 한걸음 같이 가는게 중요하다. 말모이처럼 열사람의 한 걸음이 한 사람의 열걸음보다 낫지만, 그 시작은 한 사람이 몇 걸음 먼저 가면서 시작된다. 뒤늦게 몇 사람이 함께 하지만 어려움 겪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이렇게 진보의 세력이 점점 확장된다. 지금도 내가 걷는 그 걸음의 시작이 누군가 과거의 고통스런 걸음의 끝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지금보다 한 걸음 더 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세상사는 이유에 이것말고는 특별히 없는 것 같다. 용기있게 첫 발짝을 먼저 내딛거나 , 힘들 것을 뻔히 알면서도 먼저 내딛은 그 사람의 모습에 동참하지 않고는 못견뎌서 함께 하는 사람이 되거나 둘 중의 하나 밖에 없다. 누리는 것은 다음 몫이다. 언젠가는 그 누군가가 누리게 되고 인간다운 세상으로의 진보에 동참하게 되리니. 세상의 진보가, 인생의 목적이 여기에 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0857
2095 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지 않는다 image 3 냥모 2013-02-11 9862
2094 삼국지의 비애 image 3 김동렬 2014-10-02 9841
2093 고수와 하수 김동렬 2006-03-02 9821
2092 직업이란 무엇인가 - 허무한 스펙 쌓기에 빠지지 마시라 2 ░담 2010-08-27 9786
2091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image 12 김동렬 2013-11-24 9762
2090 남북전쟁이 일어난 이유 image 4 김동렬 2013-03-28 9750
2089 후성유전학: 유전자가 변화한다고라? 2 오세 2009-12-07 9728
2088 타짜 아니면 호구 image 1 양을 쫓는 모험 2010-08-16 9643
2087 질문 - 마찰열에 의해 불이 붙는 이유는? 10 김동렬 2013-01-27 9617
2086 이중구속, 엄마의 의도는? 22 김동렬 2013-09-08 9569
2085 아랍어는 왜 거꾸로 쓸까? image 김동렬 2016-04-21 9501
2084 카스트 제도 비극의 원인은? 22 김동렬 2013-08-04 9468
2083 돈과 시간의 방정식 image 4 양을 쫓는 모험 2010-03-12 9464
2082 중력에 대한 새로운 이론 image 7 김동렬 2010-07-14 9457
2081 혈액형별 유명 운동선수 비율 image 4 김동렬 2012-04-03 9417
2080 화내는 습관 고쳐질까? 24 김동렬 2013-10-30 9341
2079 의견을 구하오. image 52 김동렬 2013-02-03 9257
2078 문명과 대중 그리고 지식 송파노을 2006-03-01 9189
2077 전기로 물을 염색해보려고 해요... 강도 2006-05-17 9174
2076 굿을 어떻게 이해할수 있을까요? 1 프로메테우스 2006-03-19 9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