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9]systema
read 1800 vote 1 2017.11.04 (17:03:18)

경치 좋은 암자에 앉아 스님과 차 한잔 하다, 스님이 묻는다.

"산은 어찌하여 저리 높은가?"




"글쎄요, 지각활동이 수직적으로 작용해서...."라고 하지를 말고

눈알을 부라리며 "누구 마음대로 질문하는가?" 호통을 치자.



아뿔싸, 낚일 뻔 했다. 인간의 생각은 저절로 안을 따라간다.

무심코 전제를 받아들인다. 왜 대답하는 포지션을 받아들이는가?


질문하는 자의 포지션이 있고 대답하는 자의 포지션이 있다.

아니다. 그 이전에 스님과 나의 만남이 있다. 누구 마음대로 만나랬냐고

아니다 그 이전에 스님과 나를 초대한 자연의 경치가 있다. 


경치가 만남을 초대하고 만남이 포지션을 나눈다. 


산이 높은이유는 내천이 깊기 때문이고,

뜰 앞에 잣나무가 있으면 뜰 뒤에는 오얏나무가 있다.


의미는 없고 형식은 있다. 선문답의 내용이 무엇이든, 그것은

산과 강과 뜰을 벗어나지 않는다. 너와 내가 공유하는 것안에서 

우리의 문답은 이루어진다.


찻집에 가면 차의 향과 찻집의 분위기와 우리의 만남을 이야기하라.

소개팅가서 엑스포다리가 안 끊어지는 원리를 설명하는

카이스트생은 싸대기 백만대형.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1001
1996 언어의 의미란 무엇인가? 1 김동렬 2016-10-01 7327
1995 붉은 수수밭 image 김동렬 2013-10-23 7306
1994 혈액형 삼국지 image 2 김동렬 2013-02-09 7306
1993 남극빙어와 진화 4 다원이 2009-04-14 7286
1992 최악의 디자인 제네시스 image 3 김동렬 2013-11-14 7280
1991 질문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image 24 김동렬 2013-01-11 7273
1990 척력. 2 아제 2010-07-14 7261
1989 바둑을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 3 오세 2010-07-15 7252
1988 비움과 채움의 균형잡기 image 3 ahmoo 2009-05-14 7231
1987 서정윤 시인은 왜 망가졌을까? 3 김동렬 2013-11-20 7227
1986 안녕하십니까? 감히 요청드립니다. 20 나투나 2010-07-21 7219
1985 구조론적 언어진화론의 가능성 4 LPET 2009-11-15 7213
1984 같다와 다르다. 2 아제 2010-07-28 7196
1983 MSG는 유해한가? 9 김동렬 2013-03-04 7182
1982 격투기에 관한 구조론적 해석 image 2 양을 쫓는 모험 2011-10-02 7168
1981 라운키에르 식물 생활형 분류 챠우 2015-01-14 7151
1980 김동렬님께 질문이 1 나그네 2008-01-26 7141
1979 생물의 진화 image 5 김동렬 2013-11-12 7136
1978 한글의 과학성 김동렬 2012-10-30 7133
1977 깨달음을 그리다 영번역 두 번째 image 15 ahmoo 2010-01-18 7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