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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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715 vote 0 2013.01.15 (13:17:20)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7309

 

movie_image.jpg

 

    코맥 매카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사람이 깝치다가 호랑이에 물려 죽는

이야기라면 '라이프 오브 파이'는 사람이 호랑이를 살살 길들이는 이야기가 되겠소.

 

    ◎ 호랑이는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의 장벽을 의미하오.

 

    이 영화를 보지는 않았는데.. 소설은 좀 봤음, 근데 줄거리를 대략 까먹음.. 제가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영화를 시나리오 습작하며 구상한 적이 있기 때문이오.

문제는 에피소드를 채울 능력이 내겐 없다는 거.

 

    원작의 작가는 두 시간을 때울 이야깃거리를 어떻게 조달해 내는지 신통방통 하오.

아라바안나이트식 타고난 이야깃군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김기덕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의 차이는 거기에 재미를 느끼

나 못느끼나의 차이고, 재미를 느끼는 이유는 그와 관련된 생각을 해봤기 때문이고,

반대로 재미를 못 느끼는 이유는 생각을 안했기 때문이고.

 

    결국 생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


    질문은 역시 영화를 안 봐도 할 수 있는 이야기 수준에서,(넘 깊이 들어가지 맙시다.)

김기덕 영화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라이프 오브

파이가 어떤 공통점과 차별성이 있느냐이오. 희망은 어디에서 발견하느냐이오.

 

    리얼리즘(병맛)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의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겠지만 아기자기한 영화적 재미는 더 있을듯. 최근 몇 년간 영화를 거의 못봤는데 올해는 정초부터 영화를 좀 봐줘야할듯.

 

    헤밍웨이 호랑이를 상어에게 뺏겼다.

    ◎ 김기덕 호랑이 이빨 빼고 같이 산다.

    ◎ 노인을 위한 호랑이에게 잡아먹혔다.

    ◎ 라이프오브 호랑이를 살살 길들였다.

    ◎ 부코스키 호랑이 굴 속에 들어간다.

    ◎ 발자크 호랑이들이 몰려온다. 신난다.

 

    질문.. 희망은 어디에 있소?


[레벨:30]솔숲길

2013.01.15 (13:41:56)

호랭이라는 넘의 전모를 봤다는 거요. 

호랭이 이빨만 보고 무서워하여 

미리 노예가 되어 제물을 바칠 필요없고

만만하게 보고 깝치다가 사고당하지 말고 

호랭이와 호랭이 수준에서 통제가 가능하다는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1.15 (19:30:16)

맞는 말씀이오만

헤밍웨이, 김기덕, 매카시, 얀 마텔, 부코스키, 발자크로 연결되는

호랑이들의 맥락이 더 궁금하지 않겠소?

호랑이의 족보 말이오.

[레벨:30]솔숲길

2013.01.16 (11:42:48)

오후 네시에 나타나던 호랭이는 일단 죽였소. 

[레벨:15]오세

2013.01.15 (16:20:19)

전송됨 : 트위터

인류는 불이라는 호랑이를 태우고도 아직 타 죽지 않았고

르네상스 호랑이 등을 어찌저찌 타고

산업화, 정보화까지 순식간에 해치웠고

인터넷 호랑이랑도 그럭저럭 잘 지내면서

핵에너지 호랑이 이빨에도 아직 물려죽진 않았소

머지않아 등장할 저온 핵융합 호랑이도 저 숲 속에 웅크리고 있고. 


호랑이가 그동안 인류 역사에 한 두마리가 아니었소. 

호랑이가 등장할 때마다 다들 쫄아서 자연으로 돌아가자, 기계를 부수자, 컴퓨터를 없애자, 뭐 난리도 아니었소. 

그래도 그 호랑이를 길들이는 법을 안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 덕분에 우리는 호랑이 등을 타고 여기까지 왔소. 

물론 위험은 여전하오. 정신차리지 않으면 어느새 황천길이오. 

그런데 그렇게 끝까지 기호지세로 가는 것이 인류 문명 아니겠소?


계속 호랑이 등 갈아타면서, 더 크고 무서운 호랑이를 만나도 쫄지 않고 너 호랑이? 내가 니 숨겨진 형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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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5 (19:27:51)

자기 안의 호랑이를 키우는게 진짜 희망 아니겠소?

[레벨:9]길옆

2013.01.15 (19:36:31)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호랑이이지 않겠소.
진정 두려운 건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마저 없는 완전한 고립의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망망대해의 보트속에 호랑이랑 단 둘이 남았다면
서로를 잡아먹을 수는 없지요.
어떻게 해서든지 공존할 수 밖에...

호랑이를 길들이는 방법은 파이가 물고기를 잡아서 호랑이의 배를 불려주었듯이
내가 먼저 뭔가를 양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호랑이에게 내가 필요한 대상이란 걸 인식시켜야 하오.
나에게 의존하도록 만들어서 내편으로 끌어들여야...

결국은 일대일로 극한의 상황에서 만나게 하는게 중요한데
대한민국은 딱 지금 노인들과 젊은이들이 그런 시공간에 위치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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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5 (19:37:43)

발자크 - 세상의 호랑이를 발견하다.

헤밍웨이 -  내 안의 호랑이를 발견하다

김기덕 - 호랑이를 풀어놓다.

매카시 - 호랑이의 일생을 추적하다.

부코스키 - 호랑이에 올라타다.

얀 마텔 (파이 이야기 원작자) - 호랑이를 요리하다.

 

이 양반의 판타지는 상당히 마술적, 기교적이라고 볼 수 있소.

김기덕, 매카시, 부코스키, 헤밍웨이, 발자크들은 대개 뚜렷한 반전이 없소.

리얼리스트들은 원래 반전 설계를 잘 못하오.

 

근데 얀 마텔은 호랑이(사실주의)파와

다른 매트릭스류의 판타지를 설계하는 능력이 있소.

말하자면 아주 소설가적 테크닉으로

재미와 수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건데

비유하자면 김기덕과 제자가 손잡고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흥행작을 만든 것과 같은 그런 느낌이 있소.

식스센스의 나이트 샤말란을 연상케 하는.

 

구조론으로 말하면 

발자크(세상의 호랑이)와 김기덕(거리의 호랑이), 매카시(인생의 호랑이)가 질에 해당하고

헤밍웨이(내 안의 호랑이)와 부코스키(내 안의 호랑이)가 입자에 해당한다면 

얀 마텔은 힘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겠소.

그렇다면 운동과 양으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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