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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ahmoo
read 3023 vote 0 2014.03.03 (17:06:21)

대승의 시대


현대는 대승의 시대다. 세계가 하나로 묶인 지금 개인의 빛나는 성취가 모두의 삶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지극한 깨달음이 어제의 인류와 오늘의 인류를 전혀 다르게 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내일 당장 인류의 뒤통수를 때리고 '아 그걸 왜 생각하지 못했지?'하는 각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승大乘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큰 수레다. 이것은 소승小乘, 작은 수레에 대對하여 나온 개념이다. 소승은 너의 성취와 나의 성취를 별개로 보지만, 대승은 한 명의 성취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대승-소승 개념은 대승주의자들이 대승을 옹호하려고 만들어내긴 했지만 현대에 들어 그 의미가 더 살아나고 있다.

불멸佛滅 후 성립된 부파불교는 마치 원리주의처럼 부처의 가르침 그대로 개인의 내면에 구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엄격한 수행을 통해 완성된 개인을 '아라한'이라고 했다. 아라한들은 개인의 성취를 서로 나누거나 이어가지 않았다. 그들은 개별적인 성취에 고립되었고 독점적 구조를 형성시켰다. 그러자 그들을 비판하는 진보주의자들이 나타났다. 부처의 이상을 대중 속에서 구현하는 '보살'이라는 인간상을 추구하는 대중운동Movement이 바로 대승이다.

과학문명의 시대에 왜 2천 년 묵은 소승과 대승의 대립을 이야기하는가? 물론 오래된 불교의 난해한 교리를 이해해보자고 꺼낸 말은 아니다. 이 두가지 개념이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중요한 두 가지 관점이기 때문이다. 대승-소승은 깨달음에 관한 태도이며 구원에 관한 관점이기도 하다. 

소승은 답을 개인에서 찾는다. 닫힌 계 안에서 답을 찾아내는 역할이다. 반면 대승은 방향을 만드는 것으로 답을 낸다. 개인기냐 팀워크냐다. 물론 개인기와 팀워크 중 하나를 선택할 수는 없다. 개인기는 기본이 되고 팀워크는 방향을 정하는 역할로 짝지어 간다. 개인기가 팀을 다지는 역할을 한다면 팀워크는 전술이라는 방향을 창의하여 상대에 대응한다. 그러나 일정 수준을 넘어가면 팀워크를 추구해야 한다. 팀워크를 추구하면 팀은 끝없이 성장한다. 

김연아는 혼자 운동하고 혼자 성취했으니까 소승인가? 이면을 봐야 한다. 열광하는 관객이 가슴 뛰게 하지 않았다면 그는 그 수많은 시간 얼음판에 넘어졌다 일어서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관객의 열망에 예민하게 반응하였고, 피겨의 새로운 길을 열어젖히는 일의 대표로 나서는 역할을 받아들였다. 김연아의 성취로 인류는 그 이전과 이후가 달라졌다. 다시 말해 그는 인류와 팀플레이 한 것이다.  

현대 의학은 18세기 들어 2천 년 간 잘못된 진단과 처방을 해오던 과오를 과감하게 인정하고 바꾼 결정들로부터 비롯되었다. 물론 거기에는 현미경의 발명으로 미생물을 관찰하게 된 과학적 성과가 뒷받침하고 있었다. 이후 의학의 방향이 정해졌다. 의학은 거듭된 발견으로 새로운 장을 계속 열어젖혔다. 한의학은 특정 개인이나 제한된 조건에서 양의학보다 큰 성과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인류의 관점에서 그 역할은 미미하다. 즉 인류 공동의 작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한때 승승장구하던 한의학의 기세가 꺾인 이유다. 한의학은 소승에 머물렀다. 대승은 보편이며 인류 공동의 작업에 참여함으로써 방향이 생겨난다. 

아인슈타인, 고흐, 프로이트들이 현대를 만드는 대표자였지만, 그들의 성취는 영감의 형태로 우리를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포츠 스타, 걸출한 영화감독이 그 후예다. 이렇게 인류는 문명이라는 공동의 일을 벌여가고 있다. 인류의 진보가 일어나는 가슴 뛰는 현장에 참여해야 건강한 개인 건강한 사회가 된다. 개인의 치유, 처세, 자기 계발에 열 올리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소승에 매몰되고 있는 것이다. 대승이 방향을 잡고 소승이 따라가야 한다. 방향이 없어지고 개인의 성취만 소리높이는 사회에서 개인은 제대로 치유되지도 성취하지도 못한다. 개인을 치유하면 개인이 치유되지 않는다. 병은 너와 나의 사이에 있기 때문에, 관계를 바꿀 때 치유가 가능하다. 대승의 시대에 대승의 길을 가야 모두 성공한다. 






[레벨:10]다원이

2014.03.03 (20:17:03)

공감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4.03.04 (05:06:45)

이번 통합의 모습으로 이땅에 대승의 실현을 보고 싶군요...

한 길이 천 길이 되고, 철수할 생각이 없다면 이미 완성품.


감동은 감동으로 이어져야 하는 법.

우리도 프랑스식 1유로 경선 못할 이유가 없다 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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