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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chowchow
read 2075 vote 1 2022.01.13 (00:31:21)

https://youtu.be/WEB00-jIGJY


이런 것까지 내가 설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 바닥에서는 좀 아는 사람이라고 유명한 한문철의 설명도 틀리는 판이다. 도대체 인간들은 법이 뭔지를 아는 건가? 보통사람들이 생각하는 법은 어떤 케이스다. 법을 케이스의 모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대륙법이냐 영미법이냐 하는 유형의 차이가 존재하기도 한다. 케이스가 좀더 강조되는 것이 영미법이라 하나 그렇다고 원칙과 원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원리가 있고 케이스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관심은 케이스에만 있고 원리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적신호 우회전은 당연히 하면 안 된다. 그런데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말이 그렇게 어렵나? 이게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원리가 아닌 케이스로 법에 접근하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의 제 1원칙은 보행자 보호다. 그리고 다음이 교통원활이다. 이 두 가지의 순서가 있다는 걸 알면 된다. 나머지는 두 가지 원칙이 조합되어 파생된 결과다. 그래서 이 법규정은 국가마다 도로교통 상황에 따라 적용이 조금씩 달라진다. 시대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지방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제발 좀 결과를 보지 말고 원인을 보라.


적신호 우회전은 2022년 이전에도 조심해서 하라는 게 원칙이었다. 2022년에 바뀐 것은 처벌의 강화다. 법 그 자체는 별로 바뀐 게 없고 다만 처벌이 강화됐다는 말이다. 바뀐 거 별로 없다니깐! 문제는 바로 "조심해서 해라"는 말이다. 경우에 따라 달리하라는 애매한 말이다. 무엇인가가 모호하면 원리가 개입한다. 즉, 제 1원리인 보행자 보호가 되지 않으면 우회전 하면 안 된다. 보행자가 없으면? 해도 된다. 헷갈리니깐 그냥 못 하게 하면 안 되나?


도로에 차가 가득 차 있는데, 우회전 차량이라도 빠지면 좀 낫기 때문에 일부 허용해주는 것이 적신호우회전이다. 다만 사고가 나지 않는 선에서! 사고가 나면 법이 개입하고 운전자에게 책임을 묻기 시작한다. 한문철이고 방송사고 전문가고 뭐고 이걸 다들 헷갈려 한다. 이게 그렇게 어렵냐? 간단한 걸 어렵게 설명하는 재주가 남다르다. 어렵게 설명하더라도 맞게만 설명하면 되는데 어렵게 말하다보면 개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한문철은 방송사의 설명이 틀렸다고 하지만, 틀렸다고 말하는 한문철도 틀리긴 마찬가지다. 케이스를 말하면 무조건 틀린다. 원리가 없는 케이스는 무조건 틀린다. 틀리지 않아도 관점을 들이대면 틀려져버린다. 한문철은 케이스를 말하므로 무조건 틀린다. 원리가 없다면 말이다.


다른 분야의 비슷한 케이스가 있다. 띄어쓰기 규정을 두고 어려워 하는 것이다. 띄어쓰기의 제 1원칙이 뭐겠나? 올바른 의미전달이다. 띄어쓰기는 띄어쓰라고 있는 게 아니라 의미전달을 바르게 하라고 있는 것이다. 그럼 바른 의미 전달은 무엇인가? 다른 의미로 헷갈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 말이다. 사실이지 의미만 전달된다면 어떻게 띄어쓰건 상관이 없다. 다만 머리 나쁜 애들이 설명을 해줘도 삽질을 하니깐 규정을 만들어 권장하는 것이다. 현실은 절망적이다. 띄어쓰기 조항을 외워버리는 인간이 99할이다. 한국어의 띄어쓰기가 어렵다 하나, 원리를 생각하면 당신도 띄어쓰기 규정을 만들 수 있다. 


언어의 제1원칙은 내 말을 상대가 알아듣냐이지 어떤 규정이 아니다. 제발 규정을 일순위로 들이대지 말아라. 규정을 더 많이 외우는 사람이 이기는 세상이라면 윤석열이 대통령 된다. 비극적이다. 원리를 해석하여 자유자재로 연주해야 한다. 적어도 리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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