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86 vote 0 2018.09.13 (13:47:44)

      
    얼룩말의 줄무늬 역할


    오랫동안 학계에서 논란이 되어온 얼룩말의 줄무늬가 가지는 역할은 체체파리 설이 유력한데 그것은 망외의 수확이고 본질은 따로 있다고 본다. 얼룩말 줄무늬의 용도는 가장 큰 용도는 동료의 이동을 재빨리 알아채고 무리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한 것이다. 보호색이 아니라 경계색에 가깝다. 보호색도 경계색도 아닌 제 3의 색이라고 할 수도 있다.


    호랑이의 줄무늬는 수풀의 관목에 숨어 초식동물의 눈에 잘 안 띄게 감추는 역할이다. 호랑이의 줄무늬는 관목처럼 보이고 표범의 꽃무늬는 나뭇잎처럼 보인다. 표범은 나뭇잎 사이에 숨어 지나가는 초식동물을 노린다. 호랑이와 표범의 경우 자신을 숨기는 것은 맞는데 포식자인 적으로부터 보호하는 색은 아니다. 굳이 말하면 은신색이라 하겠다.


    초식동물은 포식자의 눈으로부터 자신을 감추는 보호색을 가진다. 멧돼지 새끼의 줄무늬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젖소의 얼룩무늬나 강아지의 바둑이 무늬는 자연에서 나타날 수 없는 색이다. 러시아 과학자가 여우를 개처럼 키웠더니 개와 같은 바둑이 무늬가 나타났다고 한다. 성격만 변한 것이 아니라 겉모습까지 변한 것이다. 말이나 소도 같은 원리다.


    말과 소와 돼지나 토끼는 가축화되면서 멧돼지나 야생마에 없는 색깔이 나타났다. 젖소의 얼묵무늬나 달마시안의 점박이 무늬는 야생에서 생겨날 수 없다. 이런 무늬는 보호색도 아니고 경계색도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친화색이라고 명명할 수 있다. 동료와 친해지기 위한 색깔이다. 야생동물이 가축화되면 친화색 얼룩무늬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얼룩말의 줄무늬는 보호색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눈에 잘 띈다. 오히려 말벌의 줄무늬처럼 눈에 잘 띄게 하는 경계색에 가깝다. 그러나 얼룩말의 줄무늬가 무서워 도망칠 포식자는 없다. 시력이 나쁜 얼룩말은 줄무늬가 없으면 동료 얼룩말을 누떼로 오인하여 무리가 함께 이동하지 못하고 혼자 낙오될 수 있다. 낙오되면 사자나 하이에나떼의 밥이다.


    누떼는 수십만 마리가 대집단을 이루고 숫자에 숨으면 된다. 얼룩말은 수십 마리가 소집단을 이루었다가 혼자 낙오되어 사자나 하이에나 무리에게 포위될 수 있다. 얼룩말이 시력이 좋은 기린과 함께 다니는 이유는 관목의 그늘에 숨어 있는 사자를 시력이 좋은 기린이 잘 찾아내기 때문이다. 얼룩말은 시력이 나빠 시력이 좋은 타조와도 함께 다닌다.


    포식자들이 주로 활동하는 밤에는 얼룩말의 줄무늬가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제일 먼저 사자를 발견하고 도망치는 얼룩말을 따라 무리가 일제히 내달려야 한다. 한 마리가 무리에서 낙오되면 사자무리에 의해 사냥된다. 대부분의 동물이 밤에 사냥한다는 사실을 모르므로 헷갈린 것이다. 보호색과 경계색만 있는게 아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타조와 얼룩말의 상리공생관계 : 시력은 좋지만 청각과 후각이 약한 타조와 시력은 별로지만 청각과 후각이 좋은 얼룩말은 감각을 이용하여 서로의 천적이 오면 알려준다.[나무위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0932
2076 류시화가 가짜인 이유 image 13 김동렬 2013-12-09 9148
2075 강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image 7 양을 쫓는 모험 2010-05-11 9129
2074 [re] 전기로 물을 염색해보려고 해요... 1 김동렬 2006-05-17 9122
2073 한 해가 저문다, 음악이나 듣자 image 11 ahmoo 2011-12-21 9110
2072 거짓과 진실의 작동원리 image 4 양을 쫓는 모험 2010-04-21 9033
2071 괴목 테이블은 곤란 image 12 김동렬 2015-08-04 9014
2070 조선의 젖가슴 image 4 김동렬 2015-01-12 8996
2069 화투의 밸런스 image 4 양을 쫓는 모험 2010-09-27 8961
2068 부(富)의 비교 -구조론적 관점- 5 오세 2010-09-10 8915
2067 가족 혹은 우리의 결혼제도에 대한 의견... 1 강도 2006-01-17 8904
2066 욕망을 혁명하기 6 강도 2006-06-05 8854
2065 올해 북극 빙하는 줄었나 늘었나? image 김동렬 2014-10-20 8851
2064 동렬님께... 3 kkh 2006-01-24 8829
2063 사진 구조론 image 8 양을 쫓는 모험 2010-03-25 8755
2062 세종대왕은 골프를 쳤을까? image 10 김동렬 2011-12-06 8749
2061 먼 미래에 백인이 멸종할수도 있지 않을까요?? image 5 가혹한너 2009-01-31 8730
2060 질문있습니다 ^^ 강도 2006-05-06 8678
2059 조직 원리 image 4 눈내리는 마을 2010-08-04 8672
2058 아해 오감도 이상 image 1 김동렬 2014-04-28 8656
2057 마루치 아라치의 기원 2 김동렬 2011-02-14 8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