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chow
read 4077 vote 0 2022.08.15 (20:22:10)

https://news.v.daum.net/v/20220815191001934 

한국인이 한국인에게 "야, 이 깜둥아"라고 말해도 혐오표현이 아니나, 한국인이 흑인에게 똑같이 말하면 혐오표현이 됩니다. 
단어만으로 그것이 혐오표현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건 바보짓이라는 거죠. 이런 거 모르는 사람은 없는데, 희안하게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은 이런 걸 모릅니다.

인간이 쓰는 정도로 언어를 학습하려면 상황, 즉 맥락을 인식해야 하는데, 현재 자연어처리 알고리즘은 그런 게 없습니다. 자연어처리 알고리즘은 단어의 의미를 만들고자 통계적으로 빅데이터를 학습하는데, 그게 문서 안에서만 상대적으로 학습하기 때문. 맥락은 문서 밖에 있는데 말이죠.

translate.jpg
예전에 동렬님이 출석부에 올린 이미지

david를 데이비드, 데이빗, 다윗으로 따로 번역하는 이유는 문서의 맥락없이, 문장의 맥락만으로 단어를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다윗으로 번역한 문장은 성경을 학습한 결과인데, 데이비드와 데이빗이 같은 문서에 나오는 게 자세히 보면 다윗과 데이빗 주변의 단어 분포와 조합이 미묘하게 다른 걸 알 수 있습니다. 여러 문서의 맥락을 섞어서 학습한 결과인데, 이는 제논의 역설과 비슷한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 단어의 근거는? 저 단어, 그럼 저 단어의 근거는? 이 단어. 즉 현재의 자연어처리 알고리즘이 특정 단어의 주변만 맥락으로 삼을뿐, 더 큰 단위인 문서 주변은 보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참사입니다. 그럼 문서 주변은 뭐냐? 출간된 시대, 설정된 독자, 작가의 성향 같은 거죠. 흔히 말하는 메타 정보입니다. 우리는 외부를 내부와 인과관계가 있고 상관관계는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바로 그 제3의 근거를 가져와야 번역에 일관성이 생깁니다.

상관관계를 근거로 삼는 현재의 머신러닝 번역은 태생부터 불완전합니다. 안 되요, 그건.
Drop here!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0616
2095 구조론 목요모임(3층) image 오리 2020-05-28 1090
2094 외력을 맞이하는 관점을 비틀기. 현강 2020-08-05 1096
2093 진리에 대한 주저리 1 다음 2020-07-26 1110
2092 원인과 결과 약속 2020-07-17 1116
2091 성립의 조건은 상호이다. 1 현강 2020-08-04 1116
2090 구조론 목요모임(서울역) image 오리 2020-08-13 1120
2089 확률은 바꿀 수 있다. 현강 2020-08-13 1120
2088 다 같은 라인이 아니다 현강 2020-07-25 1121
2087 생명로드 30 - 국제소송 준비토론회 image 수원나그네 2018-11-02 1123
2086 통제가능성의 획득과 통제필요성의 소실 현강 2020-01-04 1131
2085 공부 안해도 되는 시대의 공부 이상우 2022-04-20 1136
2084 전국토를 정원으로 만들자 ahmoo 2020-08-19 1141
2083 생명로드57- 원전위험공익제보센터 고문변호사 초빙 타겟기부 image 4 수원나그네 2020-04-28 1142
2082 생명로드49 - 동해안 순례 사진과 성명서 image 수원나그네 2019-12-03 1144
2081 방향이냐 속도냐 systema 2020-05-01 1147
2080 구조론 목요모임(서울역) image 오리 2020-07-30 1147
2079 정보냐 밀도차냐 현강 2020-08-10 1153
2078 라인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현강 2020-07-26 1157
2077 별개의 사건 현강 2020-08-06 1158
2076 학문에 대한 해석 2 오민규 2020-06-27 1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