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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도플솔드너
read 5424 vote 0 2009.01.03 (01:20:15)

정치 이야기는 답답하시다 해서 할까 말까 고민했습니다만..

이 사회의 사상, 세력간의 역학관계, 구조 등이 결국 이명박이라는 못난 선택을 하였습니다.
어차피 이는 당시 현실적 선택을 보더라도 필연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뽑을 놈이 없다."라는 말에서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는 독재와 민주화를 경험했고 정치와는 별도(?)로 산업화에 성공하여 지금은 경제규모로는 11~12위 수준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아직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되려면 길이 많이 남았고, 이번에 엄청 또 까먹은 바람에 답답하네요.

그렇다해도 지금까지 한국이 경험해온 것들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일명 노무현주의라는 것을 만들어내며 정치적으로도 진보된 형태를 이룩해내지 않았습니까...

한국의 급속한 산업화, 정치적 민주화,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기반 정치문화.. 라는 성과는 역사적으로도 꽤 의미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결과물을 창출할 수 있었던 일련의 과정 또한 사회의 진보 혹은 발전에 있어서 많은 시사점을 가진다고 봅니다.

따라서 한국이 이룩한 결과물들을 총정리하여 다른 국가에 적용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현재 국제적으로 활동중인 단체들은 많습니다. 이들은 인간사회의 진보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그린피스, 녹색당, 지역연합(EU, UN, 아프리카연합...) 등등 말이죠.. 최근에는 시대정신(Zeitgeist Movement)라는 운동이 흥미롭더라구요.

이런 단체들이 내세우는 진보의 방법론 혹은 사상에 비해, 한국의 발전론(혹은 사상)이 가지는 차별성 혹은 비교우위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09.01.03 (09:05:38)

완전성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성취한 것들을 의미있게 포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명박의 등장에 의해 우리의 성취는 모두 무너졌고 무의미해졌습니다.
불완전해 진 거지요.
그것은 우연한 행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여지게 되었습니다.
항구적으로 유지해 갈 수 있는 그 무엇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도덕적, 지적 우위에 서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러나 현재로는 우리가 남보다 도덕적으로 지적으로 스승의 역할을 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현재로는 한국이 이룩한 결과물은 이렇다 할 것이 없습니다.

외국을 보더라도 그린피스는 19세기 귀족들의 사교모임에서 발전한 형태라 한계가 있고
녹색당은 비현실적이고 과격하며 기독교적인 정서와 문화에 녹아 있습니다. (저의 판단에)
시대정신이라는 그룹은 고어가 많은 거짓말로 자신의 명성을 깎아먹었듯이 일정부분 비과학입니다.

오늘날 진보세력의 큰 잘못은 거짓말을 너무 쉽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비판은 할 수 있어도 대안은 제시할 수 없습니다.
옛날 장자가 유가를 비판하기 위해 노자가 공자와 문답했다던가 하는 거짓을 지어낸 것과 같지요.
도교는 약자고 유교는 강자이므로 거짓말 좀 보태면 어때 하는 어리광이 문제인 것입니다.

진보는 진실해지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한국의 진보세력에서 보는 절망은 지율의 천성산 도룡뇽 사태에서 보듯이
환경을 위해서라면 생태를 위해서라면 문제제기를 위해서라면 지적 충격을 주기 위해서라면
선한 목적이라면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도 된다고 믿는데 있습니다.

그들은 거듭된 거짓말의 결과로 신용을 잃었습니다.
진보가 부동산 가격 떨어진다고 말하면 진보가 떨어진다고 하니 오르겠구나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결과로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 집사면 거지된다'고 진실을 말하자 부동산이 폭등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우리는 그만큼 신용을 잃은 것입니다.

우리는 합리주의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합리주의란 인류문명의 공동작업으로 보는 즉 인류의 지혜의 총화로서
인류의 집단지능을 긍정하고 거기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녹색이니 생태니 생명이니 하는 수작들은 합리주의에서 벗어나 변방에서 기묘한 짓으로 주의를 끄는
시선을 끌고 재주를 부리며 구색을 맞추는 짓거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합리주의와 과학에 기반한 대담하고 큰 구상을 본 적이 없습니다.
시대정신이라는 그룹도 일정부분 마이클 무어식 주술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회의적입니다.
나는 모든 음모론적 시각을 반대합니다.
그게 재미는 있지만 술집에서 떠들거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과학의 밝은 빛으로 나와야 합니다.
합리주의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인류의 공동작업이 아니면 안 됩니다.
시스템의 건설이 아니면 안 됩니다.
구석에서 틈새시장 열지 말자는 겁니다. 
당차고 대범한 구상이 나와야 합니다.
[레벨:2]도플솔드너

2009.01.03 (11:21:58)

좋은 답변 감사드립니다.^^ 머리 속에 있던 막연했던 것들을 깔끔하게 정리되는 것 같습니다. "녹색이니 생태니 생명이니 하는 수작들은 합리주의에서 벗어나 변방에서 기묘한 짓으로 주의를 끄는 시선을 끌고 재주를 부리며 구색을 맞추는 짓거리에 지나지 않습니다."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주축을 이뤄나갈 주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성을 갖춘 구성원들이 많이 나와야 할텐데요..
현자들의 머리에서 이미 나온 학문,교훈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좀 답답하네요.
아무튼 좋은 답변 감사드립니다~
1230948351_th_dance.gif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09.01.04 (22:45:26)


진보는 무엇보다
도덕적 우위,  지적인 우위, 생산력의 우위라는
세가지 지점에서 저들보다 상대적인 우위에 서지 않으면 안 됩니다.  

노무현 시대에 진보는
세가지 지점에서 우위에 서 있었습니다.
특히 인터넷의 생산력 선점이 컸지요.

그러나 지금 우리는
세가지 지점에서 저들보다 우위에 서 있지 않습니다.
서구라면 모든 점에서 첨단에 있으므로
생산현장에 있는 사람들도 진보의 편입니다.

왜인가?
머리 나쁜 사람은 생산력 경쟁에서 당연히 뒤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후진국은 어떻습니까?
생산성이 학문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후진국에서는 생산력이 독재자의 지령
혹은 관료의 밀실, 혹은 연고와 정실, 부패와 뇌물에서 나옵니다.
그러므로 후진국의 진보는 생산력의 면에서 우위에 설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후진국의 관습에 익숙해 진 나머지
생산력은 당연히 보수의 것으로 돌리고
즉 우리의 가장 소중한 무기를 당연한 듯이 적에게 내주고
게임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길 수 있겠습니까?

인터넷은 처음 생겨난 것이므로
우리나라 역시 첨단에 서 있으며 그 때문에
머리 좋은 사람이 이기게 되어 있고
따라서 진보가 일정부분 선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진국에서는 진보가 당당하게 생산성을 경쟁합니다.
구조론은 생산성 면에서 성취를 끌어낼 것이며
그것으로 적들을 이겨보일 것입니다.

지금은 대담한 구상이 필요한 때입니다.

[레벨:2]도플솔드너

2009.01.07 (19:03:54)

2010108800103377062S600x600Q85.jpg
대담한 구상이라.. 한번 덥석 물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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