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7]눈내리는 마을
read 5454 vote 0 2009.04.28 (23:17:41)

IMG_3743.JPG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제게도, 성장통이라는게 있었습니다.

세상이 한없이 작게 보여지던, 종로 교보문고 문학편 어느 서가의 구석자리에서,

담배를 한대 물고, 섰던 보신각옆의 벤치에서,

첫사랑을 그냥 그렇게 보냈던 섭씨 38도를 넘어가던 아스팔트의 열기에서,

하지만, 이것들은 제 개인의사치일뿐...

제게 진심어린 배반을 준건, 제가 태어난 이땅에,

당당한 등뼈 구실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군인이 지도자였던 어느나라도, 떳떳한 나라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안으로 군림하고, 속보이는 프로퍼갠다를

그들의 노예적인 언론으로 전파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야간자율학습하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서로를 증오하고, 일주일 50시간 노동을 자랑스러워합니다.

그렇게, 자본주의의 첨단국가들의 '개노릇'을 하면서

조금 못한 나라들을 경멸합니다.

전 그런 등뼈를 가진 나라에서 나온 사람임이 너무나도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럼에도,

과학은 인류의 집단지능인 과학은 늘 빛이었고,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람들 현혹하는 부채도사가 되길 거부하고,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자연이 새로운 생명을 낳듯

분석하고 예측하는 쪽에 서기로 한겁니다.

알량한 지식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식은 너무도 주관적이어서, 사물을 삐뚫게 봄을 자각하고,

시스템안에서 현상을 분석하고, 모델링하는 쪽에 서기로 한겁니다.

그것이, 내게 주어진 '신의 본령'임을 자각하고,

스스로의 캔버스에 그림을 그립니다.

그건, 가슴시렸던 첫사랑에 대한 예우도 아니고,

구석자리, 79년도 동인문학상에 꽂아둔 책갈피에 대한 연민도 아니며,

피워도 채워지지 않던 담배피던 가슴의 청춘도 아닙니다.

다만, 신에 대한 저의 '스타일'일 뿐. 혹, 그의 '형상'.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09.04.29 (07:48:27)

좋구료.
[레벨:15]르페

2009.04.29 (09:29:16)

더 높은 곳에 올라 크게 웃어줍시다!  배반에 대한 최고의 복수로서..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0557
1775 중국과 한국의 차이 image 김동렬 2015-04-30 5465
1774 특권의 문제 image 김동렬 2015-06-04 5461
1773 아우디가 뛰어난 이유 image 김동렬 2013-01-14 5455
» 성장통 image 2 눈내리는 마을 2009-04-28 5454
1771 가슴하나에 시크릿 하나씩 image 눈내리는 마을 2010-11-06 5451
1770 문화발전의 5단계 1 르페 2009-01-11 5448
1769 한국사회 구조조정 1 눈내리는 마을 2009-03-24 5444
1768 질문 - 너무 쉽소. 6 김동렬 2013-01-09 5437
1767 시조새는 새가 아니다? image 3 김동렬 2011-07-28 5437
1766 숨은 전제 훈련하기 image 9 김동렬 2016-02-23 5432
1765 시비붙기 좋은 날. 3 아제 2010-12-12 5429
1764 스티브 잡스와 <나는 꼼수다> image 2 양을 쫓는 모험 2011-10-16 5413
1763 구조론 부적응 1 아티스 2007-11-18 5409
1762 학교폭력예방법의 개정 방향 이상우 2023-05-30 5406
1761 구조론은 수학이다. 1 아제 2010-06-10 5405
1760 글을 잘 쓰는 방법 image 김동렬 2013-12-15 5401
1759 뭘까요? image 17 김동렬 2013-08-16 5384
1758 CEO의 동기부여 image 11 냥모 2014-02-10 5381
1757 유명한 UFO 사진 image 5 김동렬 2013-04-04 5371
1756 생각해볼만한 거짓말 8 김동렬 2013-09-23 5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