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7]눈내리는 마을
read 5486 vote 0 2009.04.28 (23:17:41)

IMG_3743.JPG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제게도, 성장통이라는게 있었습니다.

세상이 한없이 작게 보여지던, 종로 교보문고 문학편 어느 서가의 구석자리에서,

담배를 한대 물고, 섰던 보신각옆의 벤치에서,

첫사랑을 그냥 그렇게 보냈던 섭씨 38도를 넘어가던 아스팔트의 열기에서,

하지만, 이것들은 제 개인의사치일뿐...

제게 진심어린 배반을 준건, 제가 태어난 이땅에,

당당한 등뼈 구실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군인이 지도자였던 어느나라도, 떳떳한 나라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안으로 군림하고, 속보이는 프로퍼갠다를

그들의 노예적인 언론으로 전파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야간자율학습하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서로를 증오하고, 일주일 50시간 노동을 자랑스러워합니다.

그렇게, 자본주의의 첨단국가들의 '개노릇'을 하면서

조금 못한 나라들을 경멸합니다.

전 그런 등뼈를 가진 나라에서 나온 사람임이 너무나도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럼에도,

과학은 인류의 집단지능인 과학은 늘 빛이었고,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람들 현혹하는 부채도사가 되길 거부하고,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자연이 새로운 생명을 낳듯

분석하고 예측하는 쪽에 서기로 한겁니다.

알량한 지식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식은 너무도 주관적이어서, 사물을 삐뚫게 봄을 자각하고,

시스템안에서 현상을 분석하고, 모델링하는 쪽에 서기로 한겁니다.

그것이, 내게 주어진 '신의 본령'임을 자각하고,

스스로의 캔버스에 그림을 그립니다.

그건, 가슴시렸던 첫사랑에 대한 예우도 아니고,

구석자리, 79년도 동인문학상에 꽂아둔 책갈피에 대한 연민도 아니며,

피워도 채워지지 않던 담배피던 가슴의 청춘도 아닙니다.

다만, 신에 대한 저의 '스타일'일 뿐. 혹, 그의 '형상'.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09.04.29 (07:48:27)

좋구료.
[레벨:15]르페

2009.04.29 (09:29:16)

더 높은 곳에 올라 크게 웃어줍시다!  배반에 대한 최고의 복수로서..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1787
1781 4대강 만행을 돌이켜본다 수원나그네 2018-03-11 1755
1780 이해찬과 김병준 3 수원나그네 2020-07-06 1756
1779 구조론적 사고 1 김동렬 2017-11-29 1758
1778 확률에 대한 구조론의 결론 1 챠우 2019-08-20 1760
1777 땅값 집값 문제 14 - 재건축 문제의 해법 image 수원나그네 2018-01-25 1761
1776 생명탈핵실크로드 23 - BTN뉴스 "한빛원전을 감시하는 시민들" image 수원나그네 2018-03-15 1764
1775 인간은 바보다. 1 아제 2018-01-06 1768
1774 주체의 관점으로 올라서라 1 아란도 2021-01-06 1770
1773 [뉴시스] 사학비리를 비호하는 검찰 - 5개 대학 교수협의회 기자회견 image 수원나그네 2018-05-26 1771
1772 생명로드 37 - 달라이라마를 뵙다 image 2 수원나그네 2019-03-07 1771
1771 허영만 '주식 만화' 25% 손실! 아나키(÷) 2020-07-05 1772
1770 푸핰 image 1 펄잼 2020-11-06 1777
1769 신의 포즈 2 systema 2018-09-26 1778
1768 [제민] 신의 건축 인간의 건축 1 ahmoo 2019-08-06 1779
1767 [제민] 주거복지정책의 성공을 기원한다 2 ahmoo 2017-12-13 1781
1766 유목 권력 가축 눈마 2018-07-27 1781
1765 자른 흔적도 붙인 흔적도 없다. 아제 2017-11-12 1783
1764 사회주택 이야기 1 ahmoo 2017-10-24 1784
1763 시간의 인과율에서 공간의 인과율로 1 systema 2017-11-08 1791
1762 통일 시대, 사람 사는 세상 1 ahmoo 2018-06-27 1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