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read 5769 vote 0 2010.08.02 (21:39:49)

time.jpg

저는 어제 지갑을 잃어버렸다가 

찾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참 많은 걸 잃어버리기도 하고 

다시 찾기도 하고 그랬네요.

팔순이 넘은 저의 노모는 

기억과 능력까지 조금씩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갑을 잃어버리는 일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듯이,

기억과 능력을 잃어버리는 일도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로 우리가 아무리 많은 지갑을 가졌어도

그 모든 지갑들을 모두 잃고

게다가 기억과 능력들까지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이죠.

그러나 또 다른 면에서는

잃어버린 것이 대체 무엇일까요?

지갑은 다른 누군가에게로 흘러갈 것이고

우리가 남긴 기억과 말과 몸짓은

다른 사람에게로, 그리고 우리의 아이에게로

흘러갈 것입니다.

지갑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에게 버림을 받기도 할 것이고

우리가 했던 말 가운데 쓸데없는 것은

또 잊혀질 것입니다.

그렇게 버려지고 잊혀질 때에도

끝내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끝내 남길 것은 무엇일까요?

그런 것을 생각해보았나요?

혼자 있는 따뜻한 욕조에서, 혹은

어디 먼 곳을 목적없이 걸어갈 때나

잠들기 전에

이런 생각을 깊이 해본 적이 있나요.

내 삶에서 마지막까지 남길 것과

내가 사라져도 전해질 것에 대해.


시간의 강가에 앉아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의명

2010.08.03 (00:19:01)

강 건너에서

자기별을 바라보는 저 순수한 왕자는

어머니 뱃속에서 그 누군가처럼 60년은 나오지 않고

기다렸을게야!

그런 긴장으로 세상에 튕겨져 나와야만 하는

오기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80581
1835 과거를 생각하면 눈알을 위로 굴리고 뒷머리를 긁적인다? 기준님하 2010-02-02 5804
1834 법륜의 사기극 8 김동렬 2014-04-30 5803
1833 구조론적 사유란 무엇인가? image 14 김동렬 2016-12-01 5801
1832 무르팍에 나온 '안철수'를 보고 4 눈내리는 마을 2009-07-08 5801
1831 어휴...좀 어처구니없는 질문 드려보아요. 1 지구인 2008-09-24 5801
1830 자기존중감과 선을 넘기 3 ahmoo 2009-04-15 5796
1829 오자병법 대 손자병법 image 3 김동렬 2016-04-25 5778
1828 브라질 땅콩 효과 image 김동렬 2016-06-03 5776
» 시간의 강가에 앉아 image 1 ahmoo 2010-08-02 5769
1826 구조의 의미. 1 아제 2010-09-17 5766
1825 토요일 구조론 토론모임에 초청합니다. image 2 김동렬 2010-03-18 5765
1824 선풍기 괴담의 비과학성 1 김동렬 2011-07-04 5751
1823 구조론 문제 김진태 화백의 경우 image 31 김동렬 2012-12-24 5750
1822 이상적인 정자의 구조는? image 2 김동렬 2014-07-14 5748
1821 굿바이 송진우 눈내리는 마을 2009-08-31 5738
1820 기존의 마음 이론의 한계 오세 2010-11-12 5714
1819 트럼프의 미국을 예언한 영화 이디오크러시 image 김동렬 2016-11-10 5701
1818 소그드인의 뿌리 3 김동렬 2016-04-01 5701
1817 어느 쪽이 낫소? image 13 김동렬 2013-05-02 5685
1816 독립형 엔지니어 image 1 눈내리는 마을 2009-11-21 5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