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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집단 형성의 과정

같은 생각이나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집단이 만들어진다. 그러다 서로 모르던 사람들까지 하나하나 관계를 맺고 서서히 합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집단이 커진다. 관계가 없던 사람들이 새로이 관계를 맺고 한 집단에 소속되는 과정은 물리학 관점으로 보면 '스미기(percolation) 전이'와 비슷하다. 양쪽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결된 상태로 변하는 현상을 물리학자들은 스미기 전이라고 부른다.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집단의 크기는 보통 일정하지 않고 다양하다. 큰 집단, 중간 집단, 작은 집단이 공존한다. 그런데 2009년 미국의 수학자, 물리학자들은 집단 형성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이 있을 때는 집단 형성 과정이 뚜렷하게 달라진다는 모형을 제시했다. 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성장이 더 억압받게 되면서 다양한 크기가 아니라 비슷비슷한 중간 크기의 집단이 여러 개 생기고, 어느 순간 마치 기다렸다는 듯 결합해 갑작스럽게 대규모 집단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물리학자들이 보기에 사람들이 서서히 관계를 맺으면서 다양한 크기의 집단이 생기는 과정은 '연속적'인 현상이다. 반대로 사람들 관계가 폭발적으로 연결돼 갑자기 대규모 집단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불연속적'이다. 과거 물리학계에선 스미기 전이는 연속적으로만 일어난다고 여겼다.

그러나 2009년 제시된 모형은 스미기 전이가 불연속적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최근 스미기 전이를 둘러싸고 과학자들이 치열한 논쟁을 벌여온 이유다. 이 논쟁의 해결점을 바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강병남 교수팀이 찾아내 미국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8일자에 소개했다.

시위 발생 ㆍ차량정체 등 해석 가능

권력을 휘두르는 장수 밑에서 부하들이 조금씩 집단을 형성해 장수에 대항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상황을 가정해보자. 장수에 대항하려는 부하들은 장수가 모르게 서서히 집단을 키워(연속적 스미기 전이) 대규모 세력을 만들려고 한다. 장수는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지지 않도록 부하들을 억압하면서 한편으론 부하 중 일부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 집단의 움직임을 감시하거나 집단이 커지지 못하게 방해할 것이다. 따라서 이때 집단 형성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은 장수의 권력이다. 결국 장수 입장에서는 어떤 부하를 몇 명이나 포섭하느냐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관건이다.

강 교수팀은 통계물리 프로그램을 이용해 부하가 N명일 때 logN명 이상을 무작위로 뽑은 다음 그 중 제일 힘이 없거나 다른 부하들과의 관계가 적은 사람을 포섭하는 게 장수에게 가장 유리하다는 사실을 계산해냈다. 예를 들어 부하가 1만 명이면 무작위로 4명 이상을 골라 그 중 가장 약자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는 식이다.

강 교수는 "logN명 미만의 부하 중에서 뽑은 최약자는 아무리 포섭해도 서서히 반발 집단이 커지는 연속적 스미기 전이를 막을 수 없다는 계산이 나왔다"며 "반대로 logN명 이상의부하 중 최약자를 장수가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면 연속적 스미기 전이는 피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언젠가 부하들의 집단이 폭발적으로 확 커질(불연속적 스미기 전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장수가 포섭 대상자를 누구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집단 형성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또 logN은 스미기 전이가 연속적으로 일어날 건지, 불연속적으로 일어날 건지를 가르는 조건이 된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복잡다단한 집단 형성 과정을 이번 연구가 모두 설명하긴 어렵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움직임을 과학적으로 해석하고 예측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언뜻 제멋대로이고 무질서해 보이는 현상에서 규칙이나 원리를 찾아내는 최신 연구분야가 바로 '복잡계 과학'이다. 이 같은 복잡계 과학은 전염병의 갑작스런 확산을 지연시키거나, 대규모 시위나 혁명의 발단을 분석하거나, 차량의 정체 현상을 예측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보고 있다.



출처: http://media.daum.net/digital/newsview?newsid=20130310201707378



구조론과도 통하는 연구라 할 수 있소. 내가 눈여겨본 지점은 다음과 같소. 

 

1. 대항 세력의 성장을 막기 위해선 약자(주변과 연결고리가 별로 없는 고립된 집단)들을 포섭하고 그들로부터 지지를 받으면 된다는 사실: 이것은 나치나 파시스트들, 사이비 교단의 성공비법과도 유사한 측면이 있소. 

사회적 약자(여기에서 사회적 약자는 사회, 문화, 경제, 정치적으로 한마디로 끈이 없는 사람들을 뜻함)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하고 박근혜를 뽑는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견해가 있소. 근데 위의 연구는 독재자가 사회적 약자에게 바로 그 끈을 제공하여 반대 세력의 확산을 저지하고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함을 말하고 있소. 독재자들은 언제나 하층민들의 지지를 받아왔소. 그것은 그게 실제로 그들에게 이득이 되었기 때문이오. 그들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대항세력의 성장을 억누르는데 있어 하층민들을 포섭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위의 연구가 있기도 전에 이미 알고 있었소. 


앞으로 약자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이 내려져야 하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가장 적은 사람> 



그리고 그들을 이용하려는 박근혜류들에 맞서야 할 것이오. 

그들은 자신의 세력을 유지하는데 약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소.. 거기에 맞설 방법은?


정치가 되었든, 문화가 되었든, 경제가 되었든, 모든 문제에 있어 사람들에게 끈을 만들어주어야 하오. 공동체와 직결되는 끈이 없으면 사람들은 그 끈을 주겠다는 사람에게 달라붙소. 그 끈을 진보진영은 제시해야 하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3]계돌이

2013.03.11 (08:30:31)

깊이 공감이 가는 내용이네요...

역시..'관계'...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3.11 (12:01:25)

오세님 글 말미에 스크립트 타입이라는건 왜 따라붙소?(지웠음)

아마 다른 데서 쓴 글을 복사-붙여넣기를 했기 때문이 아닌가 추측함.

 

약자..

의사결정을 못하는 사람.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

어떤 계획에 다음 단계가 있으면 그 과정에서 자신이 도태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이들은 완결된 계획이 아니면 가담하지 않음.

먼저 이걸 한 다음에 저걸 하고.. 이런 식으로 복잡하게 가면 그 중간에 자신은 배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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