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8489 vote 0 2005.08.03 (13:27:43)

인간이 인간을 보고 쇼크를 먹었다면 문제가 있다. 아담과 이브 때부터 인간은 깨벗고 있었다. 그리고 수천년이 지났다.

문명의 본질이 인간의 자유를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면, 지금 인간은 얼마나 자유로와졌는가이다. 인류의 문명화된 정도를 질문하자는 거다.

오늘의 이 사태.. 인간이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고 화를 내는.. 그 자기부정의 극치.. 인간이 스스로 인간을 부정하는 상황.. 이것은 이 문명이 건강하지 않은, 즉 불건전한 문명이라는 증거가 된다. 그렇다면 치유해야 한다.

존 레넌이 마약을 했건 혹은 옷을 벗었건 사람들은 상관 않는다. 오히려 존 레넌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고 환호한다. 앞서가는 자가 그렇게 길을 열어주었기에 우리는 조금 더 자유로와질 수 있었던 거다. 감사한다.

존 레넌의 용기있는 실천이 한국 청소년의 두발 및 복장 자유화 그리고 야간통행금지 해제 그리고 인터넷의 자유로움을 앞당기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8살 먹은 소년 존 레넌이 지금 당신의 이웃집에 살고 있다면.. 당신은 존 레넌을 고발하고 말 것이다. 비열하게도 말이다. 그 혜택은 누리면서도 말이다. 야간 통행금지가 있던 그 억압의 시절이 그대에겐 좋았는가?

'존 레넌은 멀리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내가 안전하다.'는 생각. 멀리 있는 존 레넌에게는 환호를 보내면서 가까이 있는 존 레넌은 고발하고 마는 당신의 이중성이 나는 싫다. 왜 솔직하지 못하는가? 왜 순수하지 못하는가?

이 문명 앞에서 당신은 도무지 누구란 말인가? 당신의 존재는 도무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 참견하지 말기. 간섭하지 말기. 개입하지 말기. 자유롭게 놓아두기.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714 서프 사자의 위엄을 배워라 image 김동렬 2003-05-12 13947
713 위험한 고양이 김동렬 2003-05-11 15894
712 이것이 인생 김동렬 2003-05-11 14081
711 잘못 가고 있는 서프라이즈 김동렬 2003-05-10 13854
710 혈액형에 대한 최근 연구자료(아래는 구버전) 혈액형 박사 2003-05-10 20302
709 잡초들의 운명 image 김동렬 2003-05-10 15036
708 김민새 요즘 머하노? 김동렬 2003-05-09 14973
707 펀 혈액형별 성격 김동렬 2003-05-09 16907
706 흔들리는 영남 (중앙일보) 김동렬 2003-05-09 14695
705 [한국일보 시론] 호주제는 위헌이다 김동렬 2003-05-09 14498
704 박주현수석은 얼굴마담 수석인가? image 김동렬 2003-05-09 16806
703 사과문>사과+문>사과와 문 image 김동렬 2003-05-09 22578
702 김용옥의 불평 김동렬 2003-05-08 14736
701 정치판이 어린애 놀이터인가? 김동렬 2003-05-07 13570
700 혼다 어코드 김동렬 2003-05-07 14545
699 추미애와 정동영은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image 김동렬 2003-05-07 13485
698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방법은 이거다. 김동렬 2003-05-06 13992
697 노무현은 화끈하게 본심을 밝혀라 image 김동렬 2003-05-06 16412
696 여름 소쩍쌔 image 김동렬 2003-05-05 13681
695 정당지지도 김동렬 2003-05-04 14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