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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934 vote 0 2004.03.10 (13:24:00)

● 뭐 걱정할 거 없습니다. 마산, 합포에 우리당 이만기후보를 당선시켜 문팔계, 난닝구들 들배지기 기술로 번쩍 들어서 한강에 던져버리면 됩니다. 이철장사 노혜경장사도 대기하고 있습니다. 내친 걸음에 정형근, 김용갑도 들어다가 대마도에 던져버립시다.
 

● 대한민국에서 가장 머리 좋은 사람은 노무현입니다. 노무현이 제일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노무현이 자초한 일이니 노무현에게 맡겨두세요. 하여간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내부정보가 있지만 다 말하긴 어렵구요.
 

● 마케터님 말씀대로 두 당이 합당수순을 밟고 있는 중입니다. 수도권에서 민주당세 15프로와 한나라당세 30프로를 더하면 승산이 있다고 보는 모양입니다. 산술적으로는 승산이 있지요. 두 당이 연합공천을 한다든가 등의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 이런 상황에 어떤 말을 해야 하는가.. 고심입니다. 제 무덤을 파는 어리석은 적들을 바라보며 내심 쾌재를 불러야 하나.. 아니면 벌건 대낮에 불량배를 끌어다가 자기 아버지를 몰매주게 하는 놈과 그것을 멀뚱하게 지켜보고 있는 언론, 지식인, 시민단체, 대학생들을 바라보며 이 비통한 심정을 말해야 할지.. 저도 경황이 없습니다.     
 

● 대한민국에 의인도 한 사람쯤은 있어야 합니다. 29만원 밖에 없다는 양반이 아직도 활개치고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대로 놔두겠습니까? 안두희 나쁜 놈은 권중희선생 한테 매 맞아 죽었는데 지금 여의도에 맞아죽을 놈 많습니다. 제 2, 제 3의 애국시민이 나와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안두희를 패죽일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그런 사람이 한 사람은 있어야 이 나라가 비로소 나라구실을 합니다.
 

● 젊은이들에게 실망이 큽니다. 여의도 집회에 그 많다는 한국의 대학생들은 코빼기도 안보이더군요. 대한민국에 학생이 없어졌습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청년이 청년구실 할 기회가 자주 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그렇게도 모르는지 원.
 

● 역사의 순간에는 역사의 현장을 지켜야 합니다. 87년에 저는 시골에서 노가다 하다가, 분위기가 심상치 안길래 서울 올라와서 중국집 짜장면 배달하면서 데모했어요. 배달통 던져버리고 동대문에서 종로 2가 까지 마구 내달렸습니다. 닭장차 타고 구치소에 한번 끌려가 본 것이 저에겐 개인적인 영광입니다.

우리가 여의도에 모였을 때 여의도의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영광입니다. 역사가 달리 역사이겠습니까? 바로 이것이 역사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 역사의 현장 한가운데 선 것입니다.
 

● 민주화라는 것이 원래 이런 것입니다. 군대에서 행군할 때 그렇지 않습니까? 가다가 중간에 꼭 ‘선두 반보’ 하고, 인원점검 한번 하고, 낙오자 확인하고 갑니다. 이름쟁이님도 후송자 명단에 이름 올랐습니다. 지금 노무현 중대장이 ‘선두 반보’ 하고 인원점검 하는 타임입니다.

먹물들 중에 낙오자 한 명씩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전우의 시체는 묻어주고 가야지요.

“형제여! 그렇게도 약했단 말인가? 이 스트레스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말인가?”

독자들은 모릅니다. 필진들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그냥 지켜보는 것과 책임감을 느끼며 그걸 분석하고 예상하고 사전에 포지셔닝을 적절하게 정하는 것은 다릅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고, 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서 한넘씩 대오를 이탈하는 것입니다.

약한거죠. 비겁이 달리 비겁이 아닙니다.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여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향으로 자기 포지션을 옮겨가는 것.. 약한 것이 곧 비겁입니다.
 

● ‘비겁한 자여! 갈테면 가라.’ 우리는 행군을 멈추지 않습니다. 저 고지를 타격할 때 까지.

우리 후송자 명단에 이름 올리는 수치는 범하지는 맙시다. 강준만도, 고종석도, 진중권도 후송자명단에 이름 올랐어요.

아이구 쪽팔려! 다 큰 어른이 말이야. 배웠다는 사람이 말이야. 행군 중에 낙오하고 말이야. 악으로 깡으로 이 행군을 끝내야지 말이야.
 

● 노무현은 우리가 가진 힘의 최대치를 한번 점검해보려 합니다. 큰 싸움 앞두고 키질을 세게 해서 껍데기인지 알곡인지 한번 추리고 가는 겁니다. 그래야만 우리의 힘이 가속도를 받고 탄력을 받아서 ‘탁’ 하고 치고 나가는 겁니다.

그렇게 알곡으로 우리가 이렇게 남았습니다.

승리하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이 승리의 주체가 누구인지, 누가 주인공인지, 이 나라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국민들에게 똑똑히 인식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드라마틱한 승리를 엮어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누가 주인공입니까?
 

● 탄핵은 어차피 안됩니다. 그래도 결사저지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한번쯤 국민이 마음 든든해 할 우리세력의 강력한 구심점을 보여줘야 합니다. 각개약진하는 오합지졸이 아님을 입증해주어야 합니다. 우리 세력에도 믿을만한 중심이 있고, 파워가 있다는걸 보여줘야 비로소 국민이 안심합니다.
 

● 노빠는 무식해야 합니다. 우직하게 앞만 보고 가야 국민이 신뢰합니다. 대통령은 전략 전술을 구사해도 노빠는 그런거 없습니다. 우리는 그냥 받아버립니다. 그래야 국민이 우리를 믿습니다. 노빠는 잔머리굴리기 없기입니다.

옐친이 탱크 앞을 막아 서는 기분으로.. 우리도 폼 좀 내봅시다. 고함 한번 질러 봅시다.
 

● 노무현이 대통령이어서 행복합니다. 이런 자리가 또 생길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87년의 감회가 새롭습니다. 역사라는 것이 원래 그렇습니다. 가끔씩 힘도 한 번 쓰고, 용틀임도 하고, 소용돌이도 한 번 치고 가는 겁니다.

그래야 나중 역사책 기록하는 역사가들도 역사를 기록할 재미가 있지요. 역사의 빛나는 한 순간을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 벌건 대낮에 동네 불량배를 불러와서 자기 아버지를 두들겨 패달라고 사주하는 놈들이 있습니다. 그걸 멀뚱하게 지켜보고 있는 언론이 있고, 지식인들이 있고, 시민단체가 있고, 대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격 없습니다.

우리가 홀로 일어섰고, 우리가 홀로 행동했고, 우리가 홀로 적들과 맞서 싸웠습니다. 우리가 주인공이고 우리가 주체가 되어야 하고 우리가 이 역사를 책임지고 완결시켜야 합니다.

훗날 역사는 기록할 것입니다. 그 기나긴 민주화투쟁의 마지막 페이지는 빛나는 그들이 장식했다고.
 

‘나간 사람 몫은 있어도 자는 사람 몫은 없다’고 했습니다. 미친놈이 동네 불량배 불러와서 제 어머니와 제 아버지를 몰매주는 상황에서 짐짓 남의 일인 양, 팔짱 끼고 구경한 놈들은, 행동하지 않은 놈들은 몫이 없습니다.

그것이 역사입니다. 역사 이래 늘 그래왔습니다. 역사는 늘 그러한 방법으로 새로운 역사의 주체를 만들고, 그 역사의 수레바퀴의 굴대를 싱싱한 새것으로 갈아끼워 왔습니다.
 

● 노무현은 야당을 상대로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입니다. 그건 노무현의 일입니다. 우리의 일은 2라운드를 대비하는 것입니다. 이후 국민의 심판을 받아 적들이 낙엽처럼 쓸려나간 후, 그 빈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우리 자신을 어떻게 조직할 것이냐입니다.

행동해야 합니다. 행동하므로서 영웅과 비겁자가 구분되고, 행동하므로서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생성되고, 행동하므로서 껍데기와 알맹이가 구분됩니다. 그러한 구분을 통하여 우리는 스스로를 조직화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축적해 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탄핵이 되든 안되든 무관하게, 우리는 우직하게 우리의 길을 가야 합니다. 우리의 행동요령은 탄핵이 100프로 된다고 치는 겁니다. 살생부는 이미 작성되었고 처단하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일찍이 4월이 있었고, 피가 강같이 흘러 5월이었습니다. 그리고 최루가스에 눈물범벅이었던 6월이 지났습니다. 이제 ‘3월의 동지’들이여!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지금 이순간 저는 울면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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