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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961 vote 0 2005.05.31 (20:18:51)

뉴스메이커가 한길리서치에 의뢰, 교수와 기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문가집단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고건 전 총리가 16.7%로 1위,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15.3%로 2위로 나타났다고 한다.

3위는 13.8%를 얻은 이명박 서울시장. 다음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8.9), 손학규 경기도지사(7.4%), 박근혜 딴나라당 대표(5.4%), 이해찬 총리(1.5%)순이었다. 잘 모르겠다는 대답은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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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6위를 했다는 데 밑줄 쫙이다. 현직 총리로 핸디캡 있는 이해찬을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나 다름없다. 일반 유권자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박근혜가 전문가집단에 와서 밀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식인들이 비토하고 있다는 거다. 비토 조심해야 한다. 비토에 걸리면 항우장사라도 한 방에 가는 수가 있다.

지식인들이 특별히 박근혜를 비토하는 것은.. 그들이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시절 박정희에게 인간적인 모욕을 당했기 때문이다. 배신자 일본군 떨거지에게 고개 숙이고 살아야 했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굴욕이다. 박정희는 이 나라 최상위 엘리트 1프로에게 상처를 주고 굴욕감을 주었다. 젊은 그들의 기개를 꺾고 그들로 하여금 좌절하게 했다. 그들에게 수치심을 심어준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나라 지식인들이 그들의 힘으로 대통령을 만들어낼 수는 없지만.. 깜이 아닌 사람을 비토할 수는 있다는 사실이다. 이거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여론조사에 나타난 수치는 명백히 비토로 해석될 수 있다.

적어도 지식인들은 원하지 않는 인물을 끌어내릴 힘은 가지고 있다. 원하는 인물을 당선시킬 재주는 물론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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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여론조사에 응한 기자와 교수들은 대개 딴나라당 지지 성향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들 역시 노무현의 등장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기득권 철밥통의 주변세력인 것이다.

박근혜는 딴나라당 성향의 지식인들로 부터도 배척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받아야 한다.

과거 박근혜가 대표가 되기 전 딴나라당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가장 싫어하는, 그래서 딴나라당사 안에서 3명만 모였다 하면 줄창 씹어대는 인물이 박근혜였다는 사실.. 그러한 박근혜 씹기를 주도한 인물이 주로 영남지역 딴나라당 의원들이었다는 사실은 까씹거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사람들이 당장 표를 몰아주고 금뺏지를 달아주는 박근혜를 마다할 리는 없지만, 그들 수구보수들은 원래 국적포기를 다반사로 하는 배신자들이다. 오죽하면 한핏줄인 김종필의 손자까지 국적을 이탈했겠는가?

국적이탈을 능사로 아는.. 배신의 유전인자를 가진 자들이 박근혜를 끝까지 지켜줄 것인가? 하기사 딴나라는 이름부터 국적이탈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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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살인교사 혐의로 그 본색이 드러나고 있지만 박정희는 무지막지한 인물이었다. 박근혜 역시 무지막지 하기로는 다를 바 없다.

자중하는 것이 그나마 부친을 위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그렇게도 모르겠는가? 박정희에게 모욕당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과거의 아픈 상흔을 되새기게 해서 어쩌자는 말인가?

지금 박근혜의 태도는 ‘걍 해보자’는 식이다. 이판사판 붙어보자는 식이다. 박근혜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막가파 정치행보가 결과적으로 아버지의 이름에 먹칠을 할 확률을 낮춰잡아서 대략 30퍼센트라면 당신은 나머지 70퍼센트를 믿고 거침없는 정치활동을 하겠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잘난 뭇솔리니 소녀 알렉산드라와 비교될 것이다. 그녀 역시 그랬다. 부전여전! 피는 속일 수 없다는 사실.

그래서 안 된다. 그 확률이 10프로라도 그래서는 안 된다. 그리고 위 여론조사가 입증하고 있듯이 당신의 행보가 박정희 이름에 먹칠을 할 확률은 적게 잡아도 90프로 이상이다.

왜?

역사를 누가 기록하는지를 생각하라. 박정희에게 모욕을 당하고, 박정희에게 쫓겨 교수신분에 미국에 가서 접시닦이를 해야했던 좌절한 1프로 엘리트 그들이 역사를 기록하는 펜대를 쥐고 있다.

그들에게 두 번 상처를 주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 펜대를 쥔 그들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라.

입장바꿔 생각해보는 훈련도 때로는 필요할 것. 나는 내 밑바닥의 깊은 상처를 당신네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지만 당신네가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나 역시 별 수 없지 않겠는가. 해보자면 해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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