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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2633 vote 0 2006.04.13 (10:44:02)


노무현 대통령의 탈권위주의가 드디어 약발을 내기 시작하네요. 한나라당은 지금 붕괴하고 있습니다. 최연희의 똥칠에 이은 결정타입니다.

왜 한나라당이 스스로 고백했을까요? 물론 이회창급 제왕적 총재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탈권위주의가 권위 빼면 시체가 되는 한나라당을.. 권위 빼서 시체로 만든 거지요.

제왕적 총재가 거느리는 가신의 역할은 이런 일이 당 대표 선 까지 보고가 올라가지 않게 중간에서 차단하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박근혜는 보호해야 하고 보호하는 방법은 보고를 안하는 것입니다.

부하가 보고를 안하면? 윗사람을 기만한 거죠. 그러고도 조직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가신(家臣) 수준의 끈끈한 연대가 있어야 합니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수준이 되어야 총재가 보고를 안하는 가신을 믿습니다.

박근혜 주변에는 지금 그런 사람이 없습니다. 앗 가방모찌 전여옥이 있군요. 근데 전여옥 하나로는 약했나 봅니다. 사건이 터지면 같이 죽을 자폭조가 상시대기 해야 하는데 전여옥이 혼자서 그 일을 감당할 수 없지요.

최연희 사태 때 박근혜가 호되게 당했습니다. 누가 최연희와 같이 자폭하는 방법으로 중간에서 막아줘야 하는데.. 결국 박근혜에게 까지 똥물이 튀긴 거지요.

시스템의 한계 상 어차피 막을 수 없다면.. 제 입으로 고백하는 수 밖에 없지요. 잘한 결정입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죽음을 앞당기는 결정입니다.

박근혜가 이번에 큰 일을 했는데.. 이걸로는 부족하고 조금 더 용기를 내서 한나라당을 지구상에서 지워버리는 통 큰 정치를 해주기 바랍니다. 물론 그럴 배짱이 있을 리 없지만.

무엇일까요?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과 우리당을 쪼개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구정치와 결별한 거지요. 박근혜와 이명박은 당을 쪼개는 결단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구정치를 안고 가는 거지요.

박근혜의 자기 고백은 물론 잘한 일이지만.. 당을 쪼개고 가야 진짜입니다. 영남 혹을 당에서 떼내야 진짜 새정치입니다.

무엇일까요?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는 많이 떨어졌습니다. 정치인은 국민의 스트레스를 가져가 주는게 일인데.. 노무현 대통령은 함께 가자며 국민을 향해 손을 내밀거든요.

국민의 속마음은.. 투표 때 노무현 대통령 찍은 걸로 우리는 할 일 다했고.. 이제는 정치인 너희들이 알아서 좀 해라 이겁니다.

대통령의 마음은.. 정치인만 물갈이 한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고 국민이 함께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국민은 짜증을 내는 겁니다. 개혁피로증이지요.

반면 한나라당은 비리를 은폐하는 노선을 지켜왔습니다. 차떼기도 감추고, 공천장사도 감추고, 성추행도 감추고.. 정치의 구린 부분을 거적으로 덮어서 냄새를 감춘 거지요.

그래서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기대를 했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정치인들이 너희 선에서 막아주기만 하면 된다 이거죠.

그러나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박근혜는 거적이 모자라서 이제는 그 똥무더기를 마저 덮을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두 손 두 발 다 들어버린 거에요.

그렇다면? 국민의 인식이 바뀝니다.

“아 저거는 원래 안되는 일이었구나. 덮는다고 덮어지는게 아니로구나. 덮어도 덮어도 자꾸만 똥물이 삐져나오는데는 어쩔 도리가 없구나.”

이렇게 국민의 인식이 변하면.. 한나라당은 죽음이지요. 한나라당이 사는 길은 하나 뿐입니다. 우리당이 민주당과 갈라서는 것으로 새정치의 신발끈을 확실히 고쳐맸듯이.. 한나라당도 영남이라는 혹덩이를 떼내는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결단력입니다. 박근혜나 이명박 다 간이 작은 사람들입니다. 겁이 많아요. 배짱이 없어요.

우리당 보세요. 손에 피 묻히는 일, 걸레로 닦아내는 일, 궂은 일은 노무현 대통령 선에서 완벽하게 끝내고.. 이제는 강금실로 깨끗하게 갑니다. 설거지조와 새출발 조가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간다 이거에요.

한나라당 보세요. 설거지 안하고 대충 거적으로 덮어놓고 가는데.. 최연희 설사 철퍼덕, 김덕룡 물똥 철퍼덕, 방성범 오바이트 철퍼덕.. 이게 끝이 없어요.

한나라당의 자기고백.. 약한 모습을 보여준 겁니다. 약한 모습은 우리당도 보여줬지요. 그러나 우리당은 먼저 맞을 매를 이미 맞았습니다. 민주당과의 분당과정에서 우리당은 충분히 타격을 받았습니다. 받을 벌을 받은 거에요. 셈을 치른 거죠.

이제는 한나라당이 매를 맞을 차례입니다. 한나라당이 치러야 할 셈을 치르는 겁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 이자가 잔뜩 늘어났다는 거죠. 국민의 기대수준이 더 높아져 버렸으니 그 정도로 안될 겁니다.

구정치와의 결별.. 말로 선언한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최연희 내치고 박성범 짜르고 김덕룡 쫓아내면 구정치 없어질까요? 천만에. 구정치가 온존하는 것은 그것도 뭔가 역할이 있어서 있는 겁니다.

그 역할이 존재하는한 구정치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나라가 구정치와 결별하는 방법은 차라리 구정치를 양성화 해서 구정치 보호구역을 따로 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당이 먼저 시범보였잖습니까? 민주당 말입니다.

분당의 찬스는 지금인데 한나라당에 참 인재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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