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030 vote 0 2020.01.28 (16:27:44)

     

    인과율과 엔트로피


    인과율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것을 제대로 써먹는 사람도 없다. 엔트로피를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것을 제대로 써먹는 사람도 없다. 그것을 제대로 써먹는 것이 구조론이다. 인과율과 엔트로피는 보편적인 원리다. 보편적으로 써먹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열역학이라는 특수성에 머물러 있다.


    존재는 나란하다. 원인과 결과는 나란하다. 형태변화는 전후로 나란하다. 총에 맞은 사람이 있다면 쏜 사람도 있다. 이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날아가는 총알을 본 사람은 없다. 원인도 알고 결과도 아는데 그사이 의사결정을 모른다. 질량보존도 알고 엔트로피도 아는데 그사이의 메커니즘을 모른다.


    그러므로 써먹지 못한다. 인과율의 겉을 알 뿐 속을 모른다. 엔트로피의 겉을 알 뿐 속을 모른다. 에너지가 형태를 바꾸는 과정에 소비된 비용에 의해 엔트로피가 성립한다는 사실을 알 뿐 에너지가 내부에서 어떻게 형태를 바꾸는지는 모른다. 계 안에서 내부적인 대칭을 통해 형태를 바꾸는 것이다.


    사건 안에서 대칭은 다섯이므로 에너지는 다섯 번 형태를 바꾼다. 다섯 번 대칭을 조달한다. 그런데 대칭을 조달할 때마다 조금씩 작아진다. 대칭을 자체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칭은 짝수로 가므로 자투리가 남는다. 닫힌계 안에서 에너지가 형태를 바꿀 때 조금씩 에너지의 손실이 있다.


    엔트로피는 증가하지만 닫힌계 안에서 일어나므로 외부에 대해서는 감소처럼 연출할 수 있다. 마술사들은 모자에서 비둘기를 꺼내고 거울로 코끼리를 감춘다. 현실에서 우리는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현장을 무수히 목격한다. 물론 조작이나 착각이다. 안철수가 기레기의 지원을 받으면 엔트로피 감소다.


    기레기의 능력을 안철수의 능력으로 착각하기 때문이다. 역사의 진보는 엔트로피 감소로 보인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전개는 구조를 잃어먹는 마이너스 과정이지만 플러스로 보인다. 착오를 일으키지 않으려면 닫힌계를 도입해야 한다. 모래시계 아래쪽만 보고 있으면 모래가 증가하는 듯이 보인다.


    그런데 부분적으로는 확실히 모래가 증가한다. 전체적으로는 엔트로피가 증가하지만 부분적으로는 분명히 감소한다. 사건 전체를 볼 생각이 없는 자들은 그 부분에 확신을 갖고 무한동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건은 형태를 변화시키며 에너지는 내부적인 대칭을 통해 형태를 바꾼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를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 전쟁이라면 엔트로피의 감소를 연출하여 적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다. 예비병력을 따로 빼놓았다가 계속 증원하면 된다. 한계점까지 밀어붙일 수 있다. 축구경기에서 경기 후반에 선수를 교체하는 것과 같다. 야구시합도 뒤로 갈수록 더 센 투수가 투입되어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1.29 (08:53:47)

"현실에서 우리는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현장을 무수히 목격한다. 물론 조작이나 착각이다."

http://gujoron.com/xe/1162317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1754 이명박이 밀렸다. 김동렬 2007-05-16 12883
1753 정동영 기차태워 주랴? 김동렬 2007-05-12 12992
1752 단상 - 떵태 약올리기 위해 쓰는 글 김동렬 2007-05-09 14751
1751 노-DJ세력의 빅딜은 가능한가? 김동렬 2007-05-07 11247
1750 노무현 논객의 등장 김동렬 2007-05-03 10461
1749 "이명박-약하다 약해" 김동렬 2007-05-02 11946
1748 여우의 충고 김동렬 2007-04-27 10463
1747 계몽인가 소통인가 김동렬 2007-04-23 9373
1746 사월은 잔인한 달 김동렬 2007-04-20 11248
1745 소통이 어렵소. 김동렬 2007-04-18 11763
1744 서프는 무엇으로 사는가? image 김동렬 2007-04-17 11771
1743 왜 소통이어야 하는가? 김동렬 2007-04-11 11718
1742 오늘 저녁에 죽어라 김동렬 2007-04-10 12187
1741 노무현의 시범 - 정치는 이렇게 하는 거다 김동렬 2007-04-04 11384
1740 노무현의 뚝심 김동렬 2007-04-03 11092
1739 엄기봉 부처님의 현신 김동렬 2007-03-29 11845
1738 존재의 밀도 김동렬 2007-03-27 11016
1737 노무현 대통령은 왜? 김동렬 2007-03-20 13510
1736 손학규보다 못한 동태 김동렬 2007-03-19 11207
1735 글쓰기의 전략 김동렬 2007-03-17 12806